나의 산행기

뫼오름 두륜산(20090221)산행

pc100 2009. 3. 13. 20:15

2월 뫼오름의 산행지는 해남의 두륜산이다.

얼마전 내가 좋아하는 프로인 1박2일에서 다녀온 곳이다. 그때는 10년만의 폭설이 내렸었는데...

자정에 출발하는 산행이라 합류하기가 애매한데  탁주임 부친상 문상갔다가 회사로 가기에는 늦어지고 말았다.

달리 회사로 올 방법도 없고 내일 집에 있는 식구들 먹을 걸 준비하려는데 다행인지 아닌지 시누가 와 있어서

대충 짐 꾸려서 기다리니 이번엔 시간이 조금 남네.

taxi 불러놓고 기다리는데 총무가 회사에서 출발이 늦어진다고 10분쯤 늦게 출발하라고 전화가 왔지만

이미 늦어서 그대로 신갈 고속도로 버서 증류장으로 갔다.

이 늦은 시간에 고속도로변 버스 정류장에 혼자 있을 생각을 하니 뻘쭘했지만 다행히 다른 분이 두분이나

더 있었고 좀 있다 총무도 합류해서 그닥 무섭거나 뻘쭘하지는 않았다.

올까 말까 고민하던 여부장은 차 뒤에 큰 대자로 누워있고 이여사님과  눈인사 하고

바로 눈감고 버틸려고 했는데 앞에서 맛난 술로 유혹한다.  한잔 얻어 먹었는데 나한테는 너무 독한 술인데

옆의 정모 부장님 너무 좋은 술이라고 계속 찾으신다.

다들 잠을 자고 뒤척이고 하면서 중간에 한번 쉬고 5시 경에 해남에 도착했다.

예약한 식당을 찾느라 부산하게 전화하는 소리에 깨어보니 2차선 지방도를 들어가고 있다.

길이 너무 좁아 보였다.  이름난 관광지인데...

자다가 벌떡 일어나서 아침을 먹는데도 다들 참~~ 잘 먹는다.

여기저기서 반찬 추가하는 소리가 들리는데 신기하게도 테이블마다 달라는게 다르다.

밥도 먹도 차들도 한잔 하고 다들 버스에 올라서 두륜산 입구로 이동하였다.

물도 한병씩, 쵸코파이도 한개씩, 어떤 사람은 족발도 한봉지, 맥주도 한병, 막걸리도 넣고 출발!

 

대흥사에서 한~~참 떨어진 입구에 있는 도립공원 관리사무소 앞에서 6시 30분에 출발하였다.

여명이라 어둡지만 포장도로를 걸어가는 거라 귀찮아서 랜턴도 안꺼내고 쭉 걸어간다.

포장도로로 걸어가는 우리와는 달리 계곡 옆길로 다른 일행들이 올라가는 랜턴 불이 보였다.

내려오면서 보니 멋진 산책로가 꾸며져 있었다.

 

<<등산 지도>>

한참을 걸어서 1박 2일에 나왔던 오래된 여관인 유선관을 지나가게 되었다. 폭설에 덮여 있던 tv 속의 그림은 아니었지만

운치가 있는 한옥집이었다. 앞에 주차되어 있던 차들이 외산 아우디들이  많아서 대조를 이루었다.

대흥사 경내에 들어서니 그 입지와 엄청난 규모에 놀란다.  두륜산으로 둘러 쌓인 옴방한 곳에 절이 자리잡고 있다.

외부에서는 잘 보이지도 않을 것 같고 절 안에 박물관이며 서산대라를 모신 표충사도 있고  茶와 관련된 곳도 있다고 한다.

선원도 짓고 있고 공사를 하시는 처사님 대기소도 있었다. 

담장은 돌을 차곡차곡 쌓은 것이었다.   웬 돌? 하고 생각했더니 등산하면서 보니 두륜산에는 정말 돌이 많았다.

아직 날이 어둡고 내려오면서 본다고 휙 지나쳐 좌측으로 들어가 등산을 시작한다.

등산로는 잘 정비되어 있다고는 평하기 어렵지만 넓었다.  바닥은 큰돌 작은돌이 자연 스러운 상태로 놓인 곳도 있고

다니니 좋도록 정비해놓은 곳도 있다. 산에는 야생 차나무도 있고 동백으로 보이는 나무가 많은데 꽃이 없고 잎이 뽀족해서

확신을 할 수가 없었다. 두륜산에서는 걸어다니는 생물도감 박부장에게 물어볼 게 많았다.

나중에 박부장이 동백이 맞다고 한다. 

삼거리에서 북미륵암으로 방향을 틀어서 북미륵암에 도착했다.  바로 직전이 조릿대가 내 키보다 한참이나 더 커서

집에 걸려 있는 蓬生麻中不扶直이라는 말이 떠올랐는데 이게 맞는건가? 하는 생각이 나중에 들었다.

 

 

<<북미륵암>>

특이하게 먼저 바위에 부처님을 누군가 조각하고 그 위에 자연스럽게 지붕을 얹었다.  삼층 석탑이 부처님 오른측의 마당과

왼쪽 앞쪽 높은 곳에 있었다. 신라 양식이라고 씌어 있었던 것 같다.  후미를 기다리면 높은 곳의 탑까지 올라가 보았다.

올라가는 곳은 목제 계단이 설치되어 있는데 특이한 점은 난간의 가로목을 조이는 곳이 관절 형태로 되어 있어서 경사에 상관없이

설치할 수가 있도록 되어 있다는 것.  회장이 발견했다. 직업은 못속여!

 

<<오심재>>

뒷편에 보이는 봉우리가 케이블카가 올라오는 봉우리이다.  날씨가 꽤 쌀쌀하다. 얼굴이 얼어있다. 오심재 가는 길과 노승봉 가는 길에는

잎이 다 떨어진 나무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데 키는 그리 크지 않지만 빽빽하게 자라고 있었다. 나중에 어떤 산행기에 보니

소사나무라고 되어 있던거 같든데 모르겠다.

 

<<바위의 얼음들>>

오심재에서 얼굴을 익힌 세명의 신입미녀들을 앞세우고 노승봉을 향해 간다.  노승봉 가는 길에 군데군데 사진과 같은 얼음이 

바위에 바닥에 있어서 조심이라고 외쳤지만 어이쿠 소리가 간간히 들린다.  

 

<<노승봉 올가가는 구멍바위>>

 이런 구멍바위를 밧줄을 잡고 올라가느라 시간이 좀 걸린다.  앞서 올라갔지만 뒤에서는 상당히 기다린듯...

 

이러고 올라오면 이런 몰골이 된다.  멀리 보이는 곳이 앞으로 가야할 곳이니 앞날이 보이는 듯.

 

 <<앞으로 가야할 가련봉 사진>> - 하나도 안 가련해 보인다고 다들 한마디 했다.  

 

처음 산행에 온 세미녀!  여러 사람들의 보살핌 속에 어려운 코스 무사히 산행하였습니다.

 

<<노승봉 단체사진>>

올라오느라 힘들었는지 벌써 판 벌리고 족발이랑 술등을 먹었다. 아저씨는 족발, 막걸리 이런거 꺼내고 세 미녀는

치즈어묵, 귤, 오이 이런 대비되는거 꺼내서 세대차이인지 경험의 차이인지를 잠시 생각케 했다.

 

<<노승봉에서 내려가기>> 

 

 노승봉에서 DLSR카메라 가지신 분들이 많아서 단체 사진을 잘 찍었는데 선두가 가련봉에 가 있는데도 노승봉에서 내려오시는 분들이

있어서 멀리서 상호간에 찍어주기로 했는데 이쪽은 이렇게 찍었는데 그쪽에서 찍은 사진은 입수가 안되었다.

 

<<가련봉에서 찍은 노승봉에서 내려오는 후진>> 

 

 <<가련봉의 가련하지 않은 두 여자>>

 <<가련봉 단체>>

노승봉에서 가련봉 가는 길도 급경사의 밧줄타기로 시작해서 바위에 박혀있는 스테인레스 발판과 링을 잡고 올라가야 한다.

밑의 사진 두장처럼 발판과 링, 밧줄등이 두륜산의 어려운 길목에는 잘 만들어져 있지만 약간 씁쓸한 기분!

 

가련봉에서 내려가는 길도 만만치 않아요!  조심! 조심!  병도진다...

 

<<만일재>>

가련봉에서 내려오는 유격을 무사히 끝내고 도착한 만일재. 두륜산의 사통팔달의 장소입니다.  신발벗고 편하게 누운 이모 과장이

몹시 부러웠다. 기다리는 건 싫어!  추워져~~~

후미가 도착해서 두륜봉으로 출발. 쪼매 편안히 올라가다가 바로 급경사! 헉헉!

구름다리가 우리가 아는 사람이 놓은 다리가 아니라 천연의 돌다리라는 사실. 쪼매난!!

 

<<두륜봉의 구름다리>>

 <<구림다리 위에서 쫄은 은영이>>

에구구구... 이리저리 다니는 여부장 따라갔다가 짧은 다리로 못 내려오는 곳에 올라가서 기어이는 여부장 목잡고 내려오게 되었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민폐!

 

<<두륜봉의 세사람>>

두륜봉은 구름다리에서 오른쪽 위로 약 100M를 더가야 있는데 오르기 좋아하는 정모부장님이 구름다리 위의 바위에 올라가셨다.

5시간 차타고 와서 3시간 등산하고 갈 수 없다고 도솔봉까지 더 가기로 하고 안 올 사람들은 만일재로 되돌아가서 하산하도록 하고

도솔봉을 향해 나섰다. 같이 나선 사람이 9명이다.

 

<<두륜봉에서 내려오는 유격코스>>

 두륜봉에서 내려와서 내려가는 실을 들어서자마자 큰바위, 작은 바위가 길을 가로 막는다. 가로 막는 곳마다 밧줄이요, 엉덩이로 밀고 내려가야 하지를 않나 후회가 밀물처럼 밀려온다....

 

 

 

 

 

 

 

 

 

 

 

 

 

 

 

 

 

 

 

 

 

 

 

 

 

 

 

 

 

 

 

 

 

 

 

<<멀리 도솔봉을 향해 나 있는 등산길>> - 능선을 타고 맑은 날 답게 길이 쭉~~ 보인다.

 

<<무지 큰 바위에 기대서서>>

 

<<도솔봉을 향해 가는 길에서>>

두륜봉을 내려오면 길은 잘 나있다. 조릿대와 오심재에서 본 나무들이 양쪽에 가득하지만 누군가가 길은 잘 정비해 놓았다. 

어찌나 선두 여부장이 빨리 가던지 유격하는거 보다 더 힘들게 능선길을 헐떡이면서 간다.  그래도 사라졌다!

뒤에서 원성이 들려온다.

 

<<도솔봉 올라가는 곳의 유격지점>>

평지에서의 속보와 이 곳에서의 유격으로 잠시 휴식하는데 다들 원성이 자자하다.  왜 그렇게 빨리 가냐고...

 

<<도솔볼 정상>>

도솔봉 정상에 다다르니 다들 지쳤는지 말도 없이 먹을거 꺼내서 먹는다. 김부장님의 치즈와 호두를 안주로 회장의 양주를 끝내고 나니

여부장 배낭 속의 족발과 소주는 그대로 서울로 되돌아갔다.

 

<<연화봉인가? 혈망봉인가?? 모르겠다>>

이제부터는 내려가는 길이다.  조릿대 숲을 헤치고 군용도로에 도착했지만 웬걸 그거 넘어 능선으로 또 몰아부치는 여부장 덕에

나무에 따귀도 맞아가며 허벅지도 맞아가며 열심히 나아간다.  2명이 이탈해서 군용도로로 내려간다.

한참을 능선을 따라가니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하고 먼저 내려간 사람들이 왜 안오냐 전화하고 여부장은 사라지고...

에구구구... 길은 외길인데 왜 이렇게 사라지는지...

드디어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서 하산하기 시작하는데 경사는 급하고 흙과 돌은 미끄러지고 급히 오느라 무릎 보호대도 가져오지

않았는데 걱정이 된다.  내려오는 야생 차나무가 많이 있었지만 돌아볼 여유가 없다.

옆눈 팔면 바로 엎어지는 분위기...

 

 <<하산 후>>

 

조금은 지치고 조금은 조급한 마음으로 걸어 내려오면서 아침에 못본 대흥사 구경하면 욕먹겠지 이런 생각을 했는데

웬걸 대흥사 다 지난 길로 내려왔다. 아쉬운 마음을 접을 수 밖에...

 

<<삼나무 산책로>> 

흥사 버스정류장에서 아침에 못 와본

산책길로 들어서니 사진처럼 삼나무들이

 빽빽히 들어차 있고 중간중간 동백나무도 

있고 흔들거리는 나무 다리도 만들어져 있고 해서 상쾌하게 산행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그러고 나서 찾아간 떡갈비 한정식 집!

<<한상차림>>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며>>

 

뒤에 손님이 줄 서 있어서 허겁지겁 먹고 나온 그집!

 

너무 급하게 먹어서 그런지 다들 양이 안 찼는지 정부장이 튀김 사라해서 튀김도 사고 뻥튀기도 사고 해서

온 버스를 어지럽혔다.  기사님께 죄송...

 

너무 졸린데 영화를 틀어주는 바람에 눈이 빨갛게 되도록 영화를 봤다.  트랜스포터의 이름이 당췌 안외워 지는 아저씨가

이번에는 BEDSCEEN 까지 나오더라... 별로 안 어룰림...

역시 주먹질이 일품이고 운전은 더 멋있고...

 

두륜산에 가실 때는 확실하게 방향을 잡아서 가세요!

산책로에서 여유롭게 산책하며 대흥사에서 차를 한잔 하실지...

밧줄타기를 제대로 할지...

 

두개를 한꺼번에 하기는 어려운 산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