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산행기

하설산-문수봉 종주(20090228)

pc100 2009. 3. 13. 20:24

오늘의 산행은 듣도보도 못한 하설산 ~ 월악산 문수봉이라고 한다.

산행기를 찾아보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들머리를 찾는데 고생한다고 씌여있다.

네 사람이 나섰다. 여부장, 박부장,안사장! 

운전의 달인 안사장이 이리 저리 숑숑! 하더니 벌써 근처까지 왔다.

산행기에 보이던 억수구판장을 휙 지나서 한참을 더 지나 펜션이 나오니 아닌가벼 하고 돌아나와서

마을에 차를 세우고 산행을 시작한다. 

 

이번 산행의 특징! 

이정표 절대 없다.  고로 지도 효과가 별로 없다.

만난 사람 아무도 없다.  심지어 다람쥐 한마리도 몬 봤다.

 

시각별 진행상황

출발  - 9:33

능선 - 10:42 (에구구 힘들어 사진)

하설산 - 11:30 (한 20분 쉬었음)

연리목 - 11:52

심란한 나무 - 1:48

메두막봉 - 1:50 (그 사이 점심 먹고 카메라 찾느라 힘들고 안 찾는 사람 낮잠 자고)

문수봉 가는길 - 2:41

문수봉 - 3:12

얼어붙은 폭포 - 4:13

하산길 휴식 - 4:31

출입금지 팻말 - 5:29

출발 - 5:59  

 

 <<산행지도>> 

 

 올라가면서 지도랑 산행기 펼쳐놓고 열공 중인 세사람! 앞서 말했지만 근거가 될만한게 희박한데다 들머리가 틀려 영 효과 없는 짓!

 

 

<<이런데였다!>>

 

 

농로가 끝나고 묵밭이 끝나자 마자 자잘한 바위 위에 낙엽이 수북이 쌓인 길도 보이지 않는 길을 가기 시작한다.

경사도 만만치 않다.   그나마 간간히 보이던 리본이 끝나니 눈앞에 있는건 굴피집을 연상시키는 바위가 널린 급경사의 흙산!

절벽이라면 바윗길이라도 찾을텐데 이건 뭐... 달리 방법이 없다.

좌측의 비교적 경사가 약한 한 70도 되는 곳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넷이 각자 알아서 살아서 올라가기...

다리 튼튼한 안사장 제일 먼저 내빼고, 길찾기 명수 박부장 이리저리 하더니 올라가고...

여전히 길 찾는 여부장 반대 방향에서 밧줄 챙기다 나중에 합류...

나는.... 진달래 나무를 사정없이 괴롭히며 썩은 나무 등걸 여러번 밟아서 고꾸라질뻔 하다가

쭉쭉 미끄러지는 흙에 땀을 쏟으며 간신히 능선 도착!

 

그러고 나서의 몰골들!  오른쪽 옆의 보이지 않는 부분을 기어 왔다.

 

간신히 능선에 올라서니 희미하게 길이 있기는 있는데 능선을 따는 길이 아니라 계속 가로질러 가는 길이다.

아주 예전 지게 메고 다니던 시절 길 같다는 촌사람 박부장의 의견!  믿거나 말거나!

에고고고 능선이라고 쉽지 않다. 경사는 그대로이고 내키의 1.5배쯤 되는 진달래들이 길을 가로 막는다.

간간히 멋진 소나무들도 있고.

멀지도 않은 길을 헉헉 대면서 올라가 하설산에 닿기도 전에 판벌리고 커피먹고 술마시고 했다. 

정말 힘들었다!!

다시 기운을 차리고 쪼매 가니 하설산이 나온다.

 

<<하설산 정상>> 

좀 넓은 공터에 사진에 보이는 팻말이 하설산임을 알려준다. 

다들 올라오는데 기력을 다 써버렸는지 조용히 사진을 찍고 사방을 둘러보고 서둘러 다음 장소로 이동한다.

 

 

메두막봉으로 가는 길의 연리목!

 

 뭐가 좋다고 이렇게 세포결합을

 해버렸을까?

 이 사진 찍고 안사장이 카메라를

 분실해서 메두막봉으로 가는

고개를 다 올라가다 말고

되돌아갔다.

 

 

 

 

 

 

 

 

 

 

 

 

 

 

 

 

 

 

 

 

 

 

 

 

 

 

 

 

 

 

 

 

 

 

 

 

 

메두막봉으로 내려가는 길은 발이 푹푹 빠지는 낙엽에 상당한 경사도 있고, 매우 쫍은 길이 급경사의 능선에 간신히 나 있는 등

많은 사람들이 다녀가지 않았다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낙엽을 모으며 걷는 여부장 걷어 차내 버리면서 걸어가는 나 등 다양한 방법으로 내리막을 지나 다시 오르막을 오르는데

갑자기 안 사장이 카메라 없어졌다고 찾으러 냅다 뛰어갔다.

그래서 갑자기 천천히 걷게 되어 이리저리 둘러보는데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다보니 넝쿨 나무들이 번창하고 있다.

정말 엄청난 힘으로 자기가 타고 올라가는 나무를 옭아매서 결국엔 죽여버리는 무서운 식물이다.

연리목도 봤지만 희한한 나무들 사진 몇장!

 

<<90도로 꺽인 나무>>

 

심란한 나무 - 밤에 보면 영락없이 귀신~~

 

혹부리 나무

 

안 사장을 기다리며 푹신한 낙엽위에 자리를 깔고 누워 깜빡 졸았더니 카메라와 함께 안사장 등장!

점심을 해결하고...

남덕유산에서 대구 아지매들이 해온 닭발편을 해갔다.  내가 원하던 맛은 아니었지만 오늘따라 가져온 음식이 부족하야

대충 잘 팔리고...

 

<<메두막봉>> 

 

누가 빼빼로봉 1111 이라고 주운 나뭇가지에 적어놓았다.  내려오면서 롯데제과에 제보하자고 했는데 아무도 안했을 듯하다.

 

메두박봉을 끝으로 이번에는 월악산 방향으로 이동한다.  내려갔다 올라가기는 정말 힘든데 이번에는 많이 내려가야 한다.

내려가는 길도 정말 외길이다... 가다보니 시커먼 흙이랑 덩어리가 굴러다니는 곳이 아마도 예전 탄광터였나보다.

우리 나라에도 노천광산이 많이 있었나?  접근로는 없는데 어떻게 가져갔을까 등등을 잠시 생각하다가 등산화가 시커매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도에는 오두현이니 뭐니 나오지만 소용없다는 걸 다시 느꼈다.  이쯤이겠다 싶은 감만 있을 뿐 확인할 길이 없다.

나 내려와서 다시 올라가기 시작한다.  오늘 엄청 땀 쏟는다. 겨울 산행때 물을 별로 마시지 않는데 물이 떨어진다.

 

<<월악산을 올라가고 있는 사진>>

 

문수봉 가는 길은 가끔 눈도 있고 얼어붙은 급경사도 있고 조릿대 길도 있고 너덜도 있고 다양하다.  가다가 힘들어 점점 뒤쳐지는데 이러다 또 민폐 끼치겠네 생각이 들었다.  문수봉 가는 길의 바위들은 과학책에 나오는 화석을 생각나게 하였다. 오랜기간 썩은 나무처럼 결이       

 살아 있는 것도 있고 삼겹살 구이를 해도 될만큼 판판한 것도 있고 다양했다. 그런 바위들을 지나자 문수봉이 나왔다. 산행기에서 처럼        

시계가 그리 나쁘지는 않았다. 나무 가지들이 앙상한 겨울이라...                                                                                                      

 

<<문수봉 정상>>

 

문수봉에서 사방을 둘러보면서 지도와 대조해 보는 세사람과는 별개로 도대체 우리가 온 길이 어디일까 고민고민해봐도

능선들이 조감도처럼 펼쳐져 있기만 할 뿐 어디가 어딘지 모르겠다.

문수봉에서 내려오는 길은 아침에 올라갈때의 길을 내려오는 기분이다. 급경사에 쭉쭉 미끄러지는 흙에다가 낙엽, 거기다 돌들!

드문 드문 나타나는 리본들이 사람 헷갈리게 하고 앞장선 박부장은 어디까지 내뺐는지 보이지도 않고...

용하구곡에 들어섰나 싶었더니 수해로 인해 바위들이 불안정하다. 길도 계곡 이쪽으로 갔다 저쪽으로 갔다가 하고...

앞 사람 찾으랴 발밑 신경쓰랴 하다가 이런~~ 배낭메고  길의 경사대로 다리를 위로 하고 벌렁 나자빠졌다.

일어나려니 배낭이 날 잡아끄네... 아~~ 꼴사나워라... 결국 여부장이 일바셔주었다. 

넘어진 곳의 머리 부분 약간 위에 비석같이 돌이 서 있다. 큰일 날뻔했다.

내 머리가 아무리 단단해도 덤비기엔 너무 커 보였다.

뭐 너무 험한꼴로 넘어져서 사진은 안 찍었단다.. 다행인가?

 

<<폭포 사진>>

 

처음 만난 폭포!  5단은 되 보였다.

 

<<하산 중 잠시 휴식>>

한번 자빠지고 나서 얌전해진 은영이가 앉아 있다.  맨 윗 폭포는 깡깡 얼어 있었지만 내려올수록 조금씩 그 밑으로 물이 흐르고 있었다.

지리지리한 길을 내려오는데 지도에 나오는 멋있는 장소들이 수해로 인해 알아보기가 힘들었다. 

이정표도 없고 선미대에 오니 비로소 안내판이 나타났지만 내려올 수록 수해의 흔적은 더 크고  다 내려오니 그마나 복구가 되어 있었다.

 

<<등산을 마치고 나오는 곳>>

ㅎㅎㅎ 그렇게 힘들게 내려왔더니 입산금지 구역이란다. 

이때부터 온통 금지 표지판과 플랑카드로 국립공원이 도배가 되어 있었다.

야영, 수영, 주차, 계곡에 들어가는거 금지, 금지, 금지.....

힘들게 내려왔더니 화장실은 겨울철이라고 다 꽁꽁 잠가놓고...

입을 모아 흉을 보았다! 

 

먼저 내려온 안사장이 뛰어가서 차를 가지고 올라왔다.  다들 황송해 하면서 차를 타고 출발!

차에 탔더니 다들 출출한지 남은 닭발과 곶감 등을 먹어 치우고  조는듯 자는듯 차에서 있었다. 

역시 노련한 운전 덕에 무사히 사당역에 빨리 도착!  감사 인사하고

한참을 버스 타는 줄에 서서 기다리다가 집에 도착했다.

엄지 발가락에 물집이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