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행 : 지난 주와 동일(박부장네 가족? 박부장, 은영이, 박부장, 이여사)과 여부장 ㅋㅋ)
출발지 : 청량리 환승주차장
버 스 : 330-1 (30분 간격이라 합니다.)
등산코스 : 버스 종점 -- 찻길로 불기고개 방향으로 가다가 경사면을 따라서 능선 - 쉼터 - 암봉 - 주금산 - 독바위(되돌아서) -
시루봉 - 금단이고개 - 철마산(북봉) - 갈림길 - 진벌(하산) - 마을버스 타고 종점
이번주 산행은 서리-축령산의 맞은 편에 있는 주금산-철마산 산행이다.
그런데 지도가 연결된게 잘 없다. 그래도 구해온 사람이 있다. 바로 박부장! 퍼왔습니다.
<<산행지도>> - 연두색 선
청량리에서 8시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5시 10분이다. 알람을 기다리며 개겼더니
이런 또 주말에는 알만이 안 울린다는걸 잊어버렸다. 헐레벌떡 일어났더니 6시다.
후다다닥 밥 끓이고 허겁지겁 어제 끓인 전복죽을 두 숟갈 먹고 세수하고 난리를 치고 나서 잽싸게 집을 나섰다.
수원역으로 가기에는 느린거 같은데 강남역에서 청량리가는 버스를 본것 같아 강남역행 버스를 타고
양재에서 내릴까 강남역에서 내릴까 하는데 옆에 성남에서 종로5가 가는 버스가 지나간다.
양재에서 내려 잽싸게 갈아탔다.
한남대교를 건너 남산 언저리의 미8군 종교휴양소 근처에 진달래, 개나리, 벚꽃이 피어있다.
어느새 이렇게...
아파트에 핀 벚꽃을 매화라 여겼더니 아니었나 보다....
장충동을 거쳐 국립의료원에서 좌회전을 하길래 아니다 싶어 내려서 택시탔더니 7시 58분에 청량리에 도착한다.
다들 와 있다.
어딜가나 내가 늦는 법이 별로 없는데 이 모임은 항상 내가 아슬아슬하다.
330-1 버스가 20분 있다가 온다고 해서 화장실 가고 김밥 두줄 샀다.
버스에 타서 이여사랑 시시콜콜한 얘기하다가 잠시 잠들었다 또 잠들었다가 9시 50분경 종점에 도착했다.
늘 느끼지만 정말 골짝골짝마다 펜션이니 요양병원이니 다들 참 많이도 들어차있다.
<<출발!>> 9:45
이 옷차림 이날 등산에는 미친 짓이다. 완전 여름 날씨다!
<<주 등산로를 향해 능선을 올라가고 있다.>>
한참을 도로를 따라 올라가다가 10시쯤 좌측 능선을 향해 올라가기 시작했다.
산 전체에 군대 진지가 산재해 있는것 같고 주금산 정상 조금 못 미친 곳에서 벙커도 큰게 있는 듯 하다. 기밀인가?
흙이 연약해서 나중에는 발목이 아플 지경이다.
산에는 산수유 비슷한 생강나무 꽃이 피어있다. 피기 전의 연한 연두빛이 도는 오묘한 노란색과 피고나서의 노란빛깔,
거기다 라일락을 방불케하는 강한 향기를 가지고 있다.
<<생강나무 꽃>>
<<불쌍한 참나무>>
왼쪽의 참나무를 무심코 손을 짚었다가 깜짝 놀랐다. 처음에는 다른 나무를 원래 나무위에 얹어 놓은 줄 알았다.
근처의 나무들이 다 이러고 있다. 굴피집을 만들려고 껍찔을 홀라당 벗겨간 자국이다.
한번이 아니라 세번이나 톱질을 당한 나무도 있다. 인간은 참 잔인한 동물이다.
주 능선에 오르니 벤치도 설치되어 있다. 힘들게 올라왔으니 커피 한잔 하기 위해 멈춰서 한숨을 돌렸다.
청량리 역에서 산 김밥으로 허기를 달래려 꺼냈더니 순식간에 없어지긴 했는데 맛이 약~~~간 이상하다.
아침에 버스에서 본 듯한 일행들이 우리를 스쳐 올라간다.
꽤 엄청난 크기의 배낭을 완전군장 꾸린듯 메고 지나가는 긴 생머리의 여자분이 지나간다.
<<쉼터에서 잠시 올라가는 오르막>>
여기를 올라가니 아까 그 여자분이 남자분과 쉬고 있었다. 여부장 잠시 대화를 하다가 철마산 간다고 하니까 여자분 왈
"거기가 하일라이트입니다." 이렇게 말한다. 그런데 어디까지 가냐고 하니까 "우리는 주금산만 갑니다" 이런다.
그러자 옆에 있는 남자 왈 "그럼 나 때문에 못간다는거 아냐! 에이씨 일어서!" 이런다.
나중에 여부장 왈 "괜히 엠한 사람 잡은거 아닌지 몰러~~" 그 뒤로 안 보였으니 그렇지는 않은거 같네.
중간에 만난 연세 지긋한 할아버지가 주금산 정상이 하나둘세번째 봉우리라고 한다.
제일 앞의 바위덩어리는 아니라고 한다.
가파른 길을 살짝 놓여진 밧줄을 무시하고 올라갔더니 벙커가 자리잡고 있고 커다란 바위가 우뚝 서 있다.
<<처음엔 정상인줄 알았고 나중에는 독바위인 줄 알았던 바위 앞에서 >>
<<돌아올 때 그 바위 위에서>> 병도질라고 한다.
앞서 그 어르신을 따라 부지런히 가니 정상이다. 정상에는 이장협의회가 내건 커다란 플랑카드와 2개의 정상석, 이정표가 있다.
<<정상에서>>
아까 먹은 김밥의 영향으로 점심은 잠시 미루고 정상주를 마시자 했더니 이런 만찬이!
이여사님이 새벽 3시50분부터 일어나서 준비한 돼지고기 수육과 굴보쌈, 새우젓, 그리고 내가 제일 좋아하는 오징어귀볶음.
늘 이렇게 푸짐하게 가셔오시는 이여사님 덕분에 황송할 따름이고 미안한 뿐이고...
다시 아까 더 바위에 올라 사진찍고 둘러보니 대각선 각도에 웬바위에 사람들이 앉아 있다. 저기도 명당이네 하면서
갔더니 지도에 있던 독바위란다.
요런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면 꽤 넓찍한 바위가 있어서 두 팀이나 맛난 식사중.
<<팔각정을 지나 멀리 독바위를 배경으로>>
독바위는 멀리서도 계속해서 보이는 훌륭한 이정표 겸 절경!
이번에는 독바위를 거쳐서 철마산을 향해 간다. 계속해서 능선을 타고 오르락 내리락 하는데 길이 험하지는 않은데
가뜩이나 더워서 물을 마구 먹고 있는데 고기까지 먹었더니 더 힘들다.
벌써 여름 날씨다! 시원한 골바람이 불어오는 곳에서 바람맞이를 하게 되고 그늘을 찾게 된다.
철탑을 지나 시루봉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서 점심을 먹었다.
아까 먹은 고기가 소화가 안돼서 점심으로 싸온 밥을 거의 한숟가락만 먹고 라면을 조금 먹었다.
물이 떨어졌다!!!
시루봉에서 금단이 고개를 향해서 가는 길이 꽤나 멀다.
<<잣나무길>>
도중에 만난 잣나무 길! 한 100M에 걸쳐서 길 양옆에 잣나무를 심어 놓았는데 잘 자랐다.
그래서 걱정이다. 금방 간벌을 해야 할 듯 해서... 쏘물게 심었다는 얘기....
어려운 길은 아니지만 갑자기 더워진 날씨에 다들 조금씩 힘들어한다.
이미 땀샘이 열린 박부장은 전용 수건도 안가지고 와서 더 힘들고
나도 쉬면서 보니까 얼굴에도 소금이 만져지고 웃도리에는 소금이 허옇게 보인다.
금단이고개에서 철마산(북봉)은 가파르게 올라가야 한다. 꽤나 헉헉대면서 올라가다가
시원한 바람 찾게 되고 선두 여부장은 처음에는 바지를 걷더니 다음에는 배꼽을 내놓고 ...
<<바람맞이>>
철마산은 진행방향으로 계속 보이던 봉우리가 아니라 아니라 뒤에 숨어 있단다. 보이던 곳은 775M 봉우리란다.
철마산 북봉이라고 생각되는 곳에 올랐으나 아무런 표식이 없다. 헬기장이다.
고도계만이 그곳이 북봉이라고 말해준다. 남들은 표식이 많다고 하는거 같던데...
<<철마산 정상>>
북봉에서 내려와 765봉은 지나서 진벌로 방향을 잡았다. 더 가자고 주장하던 이도 있었으나 다들 가져온 물이 거덜이 났다.
커다란 소나무 아래 자리를 깔고 이런저런 얘기로 잠시 쉬었다.
내려가는 길도 능선이나 약간의 바위가 있다. 잠시 또 내가 선두를 선 사이에 다른 길로 가고 말았다.
할 수 없이 여와 박이 간 곳을 향해 능선을 타고 넘어가며 어렵게어렵게 가서 만났다.
정말 힘들었다. 에구에구 이젠 겁도 없이 마구 기어다니니..
어렵게 만나서 어려운 길을 찾아서 힘들게 내려왔다.
다 내려오니 다들 목이 말라서 1.5리터 생수 한병을 다섯이 나눠먹고 또 한병을 더 샀다.
우와.... 정말 이정도의 힘겨움일 줄은 몰랐다. 갈증이라는 것이.
진벌로 들어오는 버스를 기다렸다가 광능내로 가서 청량리로 가려고 했으나
가자마자 강남역 가는 직행 좌석을 발견하고 혼자서 냉큼타고 내뺐다.
하지만 직행이 아니었다. 광능내에서 퇴계원인가까지 정류장마다 다서고
잠실역부터 강남역까지 전철역마다 다선다.
6시 40분에 강남역에 도착했다.
강남역 지하상가가 남대문시장으로 바뀐듯 하다.
골라골라 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만사 귀찮다.
집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는 줄에 조용히 서서 잠이 깨지 않도록 주의한다. ㅋㅋ
집에 가니 밥이 다 쉬었다.
일요일날 메일을 보니 나 빼놓고 저녁먹고 이슬이도 먹었다고 한다.
에고~ 미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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