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경로 ㅣ 영아치 - 작은동산 - 학현리 - 반대편 능선 - 무덤(학봉) - 신선봉
등산 시간 : 10시부터 5시 30분까지 (중간에 나물 뜯느라 많이 걸렸음.)
한달여 이상을 속을 끓이고 목도 뻣뻣하고 잠도 못잤더니 온 몸이 여기저기서 비명을 지른다.
모진 짓도 하던 놈이나 하나 보다...
근로자의 날! 5월 5일까지의 긴 연휴기간 동안 일정을 잡아야 하는데 선뜻 고추 모종 심으러 가겠다고
전화하기도 내키지 않고...
여씨 아저씨가 멤버 모집하길래 잽싸게 손들었다. 어딘지 묻지도 않고 무조건 call!
작은동산 - 신선봉 - 미인봉 - 조가리봉 코스란다. 지도를 보니 작은동산 올라갔다가 마을로 내려왔다가
반대편 산에 올라가서 신선봉 갔다가 back해서 미인봉 - 조가리봉 간단다.
한번 올라간 산을 내려갔다가 올라가는 것도 싫은데 갔다가 back까지 한단다. 에궁!!!
어찌되었던 전날 만들어놓은 닭발도 챙기고 하는데 막상 반찬거리가 없다.
한달간 맘고생 하면서 집안일 태업을 했더니 냉장고도 비었고 기본적인 것도 죄 동이 났다.
심지어 통조림들까지... 마지막 남은 참치 통조림으로 멕시칸 샐러드 만들고 부추김치 담은거 챙겨넣고...
시누가 가져온 복분자술을 미리 담아놨더니 다음날 아침에 벌써 배낭이 벌겋고 다른 병에 바꿔 담아 산에 가서 보니 또 샌다.
등산갔다 와서 물병 두개 샀다1
시누가 마루에 자리를 깔고 누워서 챙기기도 민망하지만 그래도 꾸역꾸역 챙겨놓고 잠자리에 들었다.
아침5시부터 일어나서 밥하고 짐챙기로 부랴부랴 나서서 좌석버스 타고 한숨 잤더니 사당역이다.
이여사님 도착하고 문자 도착해다. 기다리란다....
오늘의 등산코스 지도! (시라기 아저씨거 퍼왔습니다. )
위의 지도 말고 등산로에 표시된 지도이다. 현위치에서 바라보는 기준으로 그린 지도인데 반대편이다... 신선봉이 눈 앞에 있도록
그려져야 하는거 아닌가? 그래서 현위치 옆의 빨간선을 따라 암릉 구간을 피해서 바로 무덤으로 오르려고 하였으나
약간 못 미쳐서 등산을 시작해서 결국 암름 구간을 벌벌 떨면서 지나가야 했다. 은영이에게는 쥐약인 코스인 것이다.
그 날의 화려한 등산 경로...
처음 영아치에 도착하였으나 영아치에서 능선에 오르는 길을 발견할 수가 없다. 뭐 잠깐 고민끝에 바로 길도 없는 경사면을
올라간다. 어라! 처음부터 고사리가 눈에 보인게 문제다. 발목도 시큰거리는데 고사리까지 꺾어가며 땀이 나도록 경사면을
올라갔다. 어느새 고사리가 두 주먹이다. 가방에 챙겨넣고...
경사면을 올라서는 이여사님. (10:27)
능선에 올라서니 앞으로 가야할 신성봉 능선이 앞에 펼쳐져 있다. 바위들이 꽤나 크고 험해 보이는데 이제 막 반짝이는
연두의 나뭇잎들이 잘 감추고 있었다. 5월의 산은 가을의 단풍보다훨씬 아름답다. 한폭의 유화를 보는 듯
다양한 색감의 연두에서 해를 넘긴 짙은 녹색까지... 생명의 기운이 넘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능선에 올라가는데 전날 과음한 여씨아저씨 술깨기 전에 닭발 안주로 술 보충해 주고...
숟갈젓갈 안 챙겨 온 두 아저씨 긴 나무가지로 잘 집어 먹고....
작은 동산 가는 길에 가야할 산들을 가리키며 ㅋㅋ(11:23)
작은 동산 가는 길에 신나게 외치고 있는 일단의 사람들을 만났다. 억양으로 봐서 동포들인듯.
작은 동산 가는 길은 비교적 평탄한 능선길이라 즐거운 대화 속에서 가끔 고사리 꺾어가며 등산할 수 있다.
작은동산에서 (11:41)
작은 동산에서 잠시 커피 한잔 드시고 나는 물론 쥐약이라 사양하니 놀리는 재미를 들인듯...
우리가 출발할 때 올라온 다른 사람들에게 길 알려주는 친절한 여씨!
작은 동산에서 내려오는 길은 지도상에 폭포가 있는 걸로 되어 있으나 어디 있는지 못 보고 열심히 고사리를 꺾다가 시간이 지체되었다.
고사리가 정말 통통하고 좋은 게 많았다. ㅎㅎ
학현리에 내려섰더니 계곡과 팬션과 가게가 있었다. 다리도 잘 정비되어 있고...
학현리에 내려서서 (12:26)
학현리에서 포장도로를 따라 신선봉가는 등산로를 찾아 한참을 걸어 올라가서 발견한 것이 위의 등산 안내지도이다.
제천 야영장에서 약~~~간 못 미친 등산지도 안내판에서 능선에 오르기 위해 등산을 시작했다. 처음부터 만만치 않았다.
바로 옆에 보이는 봉우리를 신선봉이겠지? 라고 서로 말하면서 올라가는데 경사가 장난이 아니다.
요기가 신선봉이었으면 하고 생각한 곳...
능선에 닿기 전에 적당한 바위를 찾아 점심을 먹었다. 정말 알뜰살뜰 챙겨오신 이여사님의 맛난 반찬과 시라기 아저씨의
깊은 맛 총각김치에 부침개까지.... 잘~~ 먹고 잠시 쉬려고 하였으나 역시 우리 팀 성격과 안 맞다.
바로 경사면을 헉헉 대면서 올라가는데 처녀치마? 라는 꽃도 다 지고 진달래도 마지막 몇 송이가 시들어 매달려 있고...
능선에 올라서니 신선봉 2.2km란다. 에궁 바로 옆이 아닌건 알았지만...
전망대 바위인 줄 알고 올라섰던 코뿔소 바위(2:45)
앞으로 갈 곳을 바라보며 심각해하는 두 사람... (2:46)
역시나 뭔가 잘못된걸 알았지만 뭐... 일단 신선봉을 목표로...
이건 뭔 바위래? 몰라... 아무 표시 없음.
본격적으로 나타난 암릉 구간.. (2:50) 은영이 살려!
꼭 이런 구간이 있더라...
요 사진에서 보이는 내 발밑에 물병들의 무덤이... 배낭에서 떨어진 물병들이 쌓여 있다. 그만큼 사람들이 앞으로 숙이고 내려가는 코스!
신선봉으로 가는 길의 최대 난코스... 거의 90도로 보이는 벽...
정말 은영이 살려.... 팔만 힘든데 왜 심장은 그렇게 뛰는지....
이 벽을 오르면 신선봉일까 했더니 참... 이제 학봉이란다. 앞으로 신선봉 1.2km나 남았단다.
몬살아~~ 했지만 그 뒤로는 능선입니다.
그래서 심장 진정시키면서 진행하다 보니 신선봉입니다.
신선봉 정상 (4:00)
암릉 구간을 지나느라 시간이 너무 흘렀다.. 잠시 정상에서 목을 축이고...
물을 세병이나 챙겨갔기에 망정이지 또 물떨어져서 곤란할 뻔 했다. 하지만 덥게 느껴도 물은 안 녹아서 감질나게 마시고 남의 거
뺏아 먹고..
약간 못 뒤처져 오면서 다량의 두릅과 엄나무 순을 따온 시라기 아저씨가 가져온 엄나무 순... 빤짝빤짝 윤이 나고 약간 쌉싸름한 맛.
시간이 너무 늦은 관계로 편한 길로 하산! 나원 참 이 길로 신선봉 온 사람들은 우리가 간 사진 보고 어디 갔다 온겨? 할 거 같다.
차를 세워둔 영아치에서 멀리 떨어진 상학현으로 하산한 관계로 포장도로를 한참을 걸어서 하산하고 ..
차를 타고 정방사로 향했다.
역시 절은 모두 명당! 봉화 청량사처럼 절벽 위에 위치한 정방사는 신라시대 세워진 절이라고 한다.
초파일 전날이나 연들이 걸려 있지만 이름이 붙어 있는 것은 몇개 되지 않았다.
불경기는 불경기인가 보다. 들어서자마자 구수한 된장국 냄새에 배고픔을 심하게 느끼다가 보살님에게 '된장국 냄새가 너무 좋아요!'
한마디 했더니 저녁 공양을 하고 가란다. 염치 불구하고 가서 맛난 떡에 비빔밥과 된장국을 잘 먹고...
석간수로 물병도 채우고...
이 사진은 공양간에 걸려 있던 사진을 보고 같은 각도에서 찍은 시라기 아저씨의 사진...
특이한 해우소...
반대편이 많이 뚫린 구조라 멋진 경치를 감상하면서 근심을 해결할 수 있다.
절 구경 잘하고 공양도 잘 얻어먹고 빈손으로 가서 시주도 못하고 와서 미안한 마음이...
돌아오는 길은 염치 불구하고 계속 잠~~ 잠~~~~
근로자의 날 먼거리를 달려서 고사리도 많이 챙기고 험한 경사도 올라가고 밧줄도 타고 맛난 절밥도 먹고...
다음에는 신선봉 말고 미인봉도 가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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