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산행은 비가 온다는 예보가 일찌감치 나와 있어서 비가 와도 갈 거냐는 사전 확인을 받고 여부장이
행선지를 정한 것이 백운산이다. 원주와 제천이 경계에 있는 산으로 1087m 정도라고 한다.
코스가 원주쪽에 비교적 잘 되어 있다고 했지만 출발하는 차안에서 3개의 코스를 내밀면서 고르라고 한다.
뭐 까막눈이 고른다로 아나. 제천 차도리에서 올라가 한해재 - 보름가리봉 - 백운산으로 해서 원점 회귀하는 코스를 고른것 같다.
차에 타자마자 잠시 한담 하고 바로 수면 모드! 눈뜨니 박달령 휴게소이다.
여긴 영주에서 올때 늘 지나쳐 가는 곳이라 눈에 익은데 후줄근한 휴게소답지 않게 조경을 잘 꾸며놓았다.
시간 나면 잠시 짬을 내서 산책해도 좋을 듯...
박달령 휴게소에서 다시 옛 박달재 휴게소에 가서 과장된 기법으로 조각된 나무들도 구경하고 세 자매가 하산 후 등산을
했던 시랑산 표지판도 잠시 보고...
이번에는 백운산을 향해 출발! 비는 그칠 생각을 안하고...
어쨌던 차도리에 도착! 버스 종점에 차를 세우고 보니 바로 앞에 등산지도가 있다. 요렇게 생긴. (9:33)
우리가 가려고 하는 반대 방향의 등산로가 잘 표시되어 있다. 우리는 현위치에서 올라가서 회론재에서 좌회전해서
백운산 방향으로 가기로 했다.
버스 정류장에서 우의도 갖춰 입고 배낭도 잘 싸매고 스패츠 가져온 사람 스패츠도 착용하고...
그리고 길을 나섰다.
요런 모양새로! (10:10)
유일하게 지도상에서 확인이 가능한 지점인 작은 암자에 도착! (10:10)
집 오른쪽의 길이 너무 희미하여 악천후를 고려하여 임도를 타고 가다가 길을 잡기로 하였다.
그 뒤로 임도만 하루 종일 걸었다. 길의 끝을 두번이나 만났다.
이 link는 하도 억울해서 찾아본 그곳의 지도!
<iframe width="425" height="350" frameborder="0" scrolling="no" marginheight="0" marginwidth="0" src="http://maps.google.co.kr/maps?ie=UTF8&t=h&ll=37.23477,127.977848&spn=0.050021,0.076904&z=14&output=embed"></iframe><br /><small><a href="http://maps.google.co.kr/maps?ie=UTF8&t=h&ll=37.23477,127.977848&spn=0.050021,0.076904&z=14&source=embed" style="color:#0000FF;text-align:left">크게 보기</a></small>
몇~~시간을 헤매고 만난 너무나 반가운 임도 노선도! (4:15) 박부장이 추정하여 노란색으로 표시한 선이 우리의 이동경로?
악천후에도 감은 있어서 너무 가는거 아냐? 아냐? 그러면서 계속 임도를 따라 걷다가 잠심 커피 한잔을 마시면서 고여사가 준
쑥개떡도 먹고 복분자주도 마시면서 지도를 보고 길을 찾으려고 하였으나 악천후에 시야는 전혀 보이지 않고 우리가 있는 곳을 찾을 수가 없어서 지도도 무용지물!
그러다 운학 임도가 끝나고 말았다. 앞에는 덩그러니 산만 있고.... 달리 방법이 없어서 산을 또 기어 올라갔다.
그 와중에 더덕도 캐는 박부장! 나중에 소주에 타서 먹고 나서 남은걸 먹었는데오 엄청난 향!
길의 끝에서 능선을 오르고 있다. (11:41)
그렇게 올라간 능선에서 처음으로 리본을 만났다! (12:21)
정체를 알 수 없는 곳에는 약 1m 내외의 길을 누군가 만들어 놓았다. 박부장 고도계가 거의 1000m를 가리키는 곳에 도착했지만
구덩이 하나만 있고 충주여고 등산반 리본만 있다. 근처에 1000m 산은 백운산 밖에 없는데...
어쨌던 길을 따라 계속 가다 보니 어째 내리막길이 계속된다.
수상하다 수상하다 하면서 가다 보니 군사지역이라 출입제한구역이 나타났다.
지도상에서 본거라 반가운 마음에 백운산 정상 부근인가보다하고 안심하고 점심 먹을 자리를 찾았다.
그래서 판초우의 걸어놓고 덜덜덜 떨면서 피난민 수준의 점심을 먹고 있다.
정말 가관인 점심 식사 광경 (1:07)
옆으로 500m만 가면 백운산이 나올줄 알았더니 길이 줄기차게 내려가는 분위기다. 그러다 길이 뚝 끊어지면서 또다른
임도에 다다랐다. 아까는 운학 임도였는데 이번에는 산불방지 임도다.
번호를 따라 가지 또 다른 길의 끝이 나온다.
길탐험갔다가 돌아오는 여부장! (14:31)
할 수 없이 다시 임도를 따라 되돌아나와서 악천후를 고려하여 임도를 따라 내려가기로 하였다.
그런데 임도가 끝없이 계속되면서 고도가 내려가질 않는다. 다들 마음 속으로는 몹시 불안했던 것 같은데
말없이 정말 말없이 취나물 꺾어가면서 끝없이 걷고 또 걸었다.
그러다 이정표를 만났다. 그런데 운학리를 우리가 온 길이란다. 이런 젠장!
그럴 수는 없다고 원주나 양아치가 아닌게 어니냐고 덕동방향을 향해 임도표시 101번에서 시작해서 계속 걸었다.
드디어 우리가 어디 있는지 알려주는 지도글 만났다!(16:14)
우리가 차를 세워놓은 차도리까지는 꽤 걸어가야 하는데도 어찌나 반갑던지....
조금 있으니 가로수로 산수유 나무를 옮겨심어놓은 사람냄새가 팍팍 나는 임도가 계속된다.
그러다 잘 가꾼 묘지가 나타났다. 이날의 명언을 이경숙여사가 일갈! "죽은 사람도 반갑네!".
우리 심정이 딱!
드디어 우리가 가야할 운학리 방향을 가리키는 이정표를 발견하고 기쁜 마음에 한장! (16:25)
사실은 최대한 불쌍한 표정을 지으라고 했는데 그게 안되는 거라... 거의 6시 30분만에 우리가 어디 있는지와
가야할 곳을 정한 기쁨이 얼굴에 가득!!
또 다시 임도를 따라 행군!!! 끝에 도착한 아침에 지나갔던 광산! (4:56)
포장도로도 나오고 했지만 다리가 뻣뻣해진다. 다른 산은 험한 길 다니느라 안쓰던 근육을 쓰는 통에 다리가 아픈데 이번에는
끝없는 행군에 물에 젖은 바지에 물이 질컥질컥하는 등산화를 신고 6시간을 돌아다녔더니 정강이와 발등이 아프다.
차가 있는 차도리로 다시 돌아갔다.
시간 고려하여 송어양식장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아까 캔 더덕을 소줏병에 넣어서 급조한 더덕주와 남은 복분자를 마시고.(5:50)
젖은 옷 몽땅 갈아입고 갈아신고 뇌물로 송어회 1kg 포장하여 차에 타기가 무섭게 수면모드~
깨고 보니 성남에서 양재를 향해 달리고 있다.졸린지 여부장과 박부장이 노래를 부르고 있다.
미안해라...
사당역에 내리니 짐이 한 두개가 아니다. 원래 배낭에 젖은 옷, 등산화가 한짐!
거기다 송어회가 한짐! 그런 꼴로 버스 기다리는 줄에 40분간 서 있었다.
이렇게 하여 다시 방문할 목록에 백운산을 추가하고 힘든 하루가 종결되었다.
참, 세상에...
산지 2주 된 바지 입고 온 박부장은 그날 바지가 꺼~~이 젖지 않았다.
나는 한시간도 안돼 흘러 내리고 등산화 속에 물이 들어간게 등산 시작하고 한 2시간 경과 후...
땡빚을 내서라도 옷을 사자고 이여사랑 이야기 하면서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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