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산행기

네번째에 청량산의 아름다움을 두루 구경하다 (20091101)

pc100 2009. 11. 2. 23:23

- 어디에 있나 : 경북 봉화 (도립공원임)

- 같이 간 사람 : 시라기, 여러시

- 산행시간 : 아침 10시부터 저녁 5시까지 (7시간, 점심도 먹고...)

- 산행코스 : 퇴계시비 - 다리 건너 산행시작 - 축융봉 - 밀성대 - 입석 - 응진전 - 청량사 - 김생굴 - 경일봉 - 자소봉 - 탁필봉 -

                  연적봉 - 연적고개 - 뒷실고개 - 자란봉 - 하늘다리 - 장인봉 - 두들마을 - 청량폭포

 

청량산은 나에게는 조금 특별한 의미가 있는 산이다.  경북 영주 큰시누 집에 왔다갔다 했지만 그런 산이 있는건 알지 못했었다.

그러다 친한 사람이 봉화에 근무를 가게 되어 베로니카 언니와 함께 가게 되었다. 

교장선생님은 나중에 합류하기로 하고...

손님왔다고 데려갔던 곳이 청량산이었다. 

가는 길 명호강 강물과 청량산의 단면이 뚜렷이 보이는 바위들에 감탄하고...

처음에 선학정에서 청량사 올라갈 때 죽어도 못간다고 하는 언니를 잠바로 묶어서 끌고 올라갔던 기억이 난다.

그 때 청량사의 입지에 거의 감명을 받았다고나 할까...  

어느 절인듯 입지가 좋지 않은 곳이 있겠냐마는 청량사는 깍아지른 절벽(병풍바위래나?)을 의지해서 터를 잡고

앞 절벽에서 탑을 쌓고 부처님을 모셨다.

그 위로 너무 좋은 곳이라 생각돼서 가족들 다 데리고 또 한번 올라갔었다. 늙으신 엄마는 절에 가실 땐 잘 가신단 말이지..

명호강에서 래프팅도 예약해 놓았었지만 그 전날 폭우로 인해  물이 불어 위험하다고 난리를 치는 둘째 언니 때문에

못하고... 이 언니는 맨날 나를 말려... (그래서 태평초도 못먹었다.)

그 다음에는 영주 시누네 일 도와주러 갔다가 혼자서 휭하니 청량사에서 뒷실고개로 해서 장인봉을 다녀왔다.

더운 여름날 혼자서 한적한 산을 혼자 갔다 오니 숨이 턱에 차서 헉헉댔지만 장인봉 전망대세 시원한 바람 맞으며

명호강을 내려다 보며 그리움을 달랬었다.

 

청량산을 가기 위해 10월 초에 전화를 했다. 단풍이 언제 좋은냐고?  11월 초란다. 나쁜 ~~

아마도 예전 data인듯.. 다음주에 갔으면 실망할 뻔했다.

아침 7시 15분이라고 철석같이 믿고 준비해서 자는 두 남자를 집에 두고 길을 나섰다.

이래저래 차가 잘 연결이 안되어 택시를 탔다. 7시 5분에 전화가 온다. 어디냐고?

수지 5차 아파트를 지나고 있다. 택시비도 240원 떼어버리고 만원만 주고 기다리는 차에 올라탔다.

단촐하다!.

은영이네 가족에 여기사란다. ㅋㅋ

15분인 줄 알았다고 지청구 한마디 듣고, 주섬주섬 짐정리하려니 벌써 취침모드냐고 한소리 하네.

졸린데~~

이런 저런 얘기를 하는데 앞에서 하는 얘기는 내쪽으로 들리는데 아마도 내 얘기는 앞으로 안가는 분위기이다.

영동-중앙고속도로를 안 타고 중부내륙을 타더니 감곡에서 내려서 38번 국도를 타고 가다가 제천에서 중앙고속도로를 이용한다.

단양 휴게소에서 잠시 쉬면서 커피를 두잔 사서 쪼~매 마셨다. 

풍기에서 내려 영주를 거쳐 영주-울진간 새로 생긴 도로를 타고 가다가 청량산 이정표에서 내려

명호를 지나 청량산을 향해 간다. 

비가 안 그친다고 걱정, 앞에서 빨리 안간다고 궁시렁,  바쁜 여기사 아저씨.

 

 

청량산, 이번에는 강한 멤버들이랑 와서 코스부터 다르다.  들머리가 청량사나 입석이 아니다.

반대편 능선에서 청량산을 일견하기 위해  축융봉으로 해서 밀성대까지 간 뒤 입석에서부터 또 한바퀴를 도는 코스이다.

 

산행코스!  

 

청량산 단풍의 특징!

먼저 말라버린 잎이나 그런게 별로 없다. 한꺼번에 팍! 하고 단풍이 들었다는 느낌이 든다.

 

퇴계시비 있는 작은 화단의 단풍!

 

축융봉을 오르기 위해 작은 계곡을 건너는 다리 (10:09)

산행로는 아침까지 온 비로 인해서 흙도 질고 나뭇잎도 수북수북 쌓여 있어서 미끄러웠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는 않은듯 하지만 작은 플라스틱에 축융봉 가는길이라는 팻말이 계속 이어져 있었다.

 

요런 바위들이 초반에 계속 나타납니다.

어느 정도 올라가면 바위는 없어지고 송진 채취의 상흔을 그대로 간직한 키큰 소나무들과 키큰 참나무 종류의 나무들이 많은 능선이

이어집니다.  날씨는 비는 그쳤으나 계속 구름이 몰려 다닙니다. 식사시간이 애매한 관계로 12시 이전에 축융봉 못 미쳐서 

점심을 해결합니다.  땀에 젖어서 그런지 잠바를 꺼내입고도 덜덜 떨었습니다.  

점심을 먹고 비가 개기를 기다렸으나 식사 도중 잠시 빛이 반짝하더니 도로 구름이 몰려옵니다. 

 

축융봉! (12:20)

 

구름으로 인해 건너편 청량산이 아무것도 보이질 않습니다.  여러시 아저씨 안타까워 합니다.

그런 사람을 위해 이렇게 자세하고 멋지게 입간판이 서있습니다. ㅋㅋㅋ

 

안타까워 하는 사이 자연의 show가 시작되었습니다. 

저멀리 하얀 것이 명호강입니다.  청량산과 축융봉 사이의 골짜기를 구름이 달려나가면서 조금씩 보여줍니다.

이번에는 하늘다리와 장인봉을 보여줍니다.

마음을 비워야한다는 아버지 말씀대로 축융봉에서의 더 이상의 경치감상을 포기하고 내려와서 산성 복원구간을 따라 내려오는데

확 날씨가 바뀝니다.  청량산성 전망대 부근에 오니 이제는 화려한 햇살 show가 펼쳐집니다.

청량사와 응진전이 다 보입니다.

 

 

햇살이 점점 안으로 들어옵니다.

 

이럴때 잽싸게 기념사진! (12:37)

처음에는 구름이 계곡을 가득 메우다가 응진전에만 햇살이 비춥니다.   명당이라는 생각이 팍!

조금 있으니 햇살이 청량산 입구에서 부터 협곡안으로 들어옵니다.  파란 하늘이 산위로 나타납니다.

드디어 햇살이 가로 띠 형상으로 아래로 내려오기 시작합니다.  청량사를 거쳐서 응진전까지 햇살이 내려옵니다.

계곡에 햇살이 가득합니다  단풍이 아름답게 빛납니다.  

카메라 가진 두사람 정신없이 사진을 찍습니다.  사진을 잘 만질줄 알면 연속 사진으로 쭉 배치하면 확실할텐데 아쉽습니다.

사진 찌고 산성 성곽을 따라 걸어내려옵니다.  의외로 10리 가까이 내려와야 합니다.

큰 바위는 둘러가면서 성곽을 쌓고 급경사 지역에는 성곽 외에 나무 계단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산성길!

 

밀성대 근처에서!

 

계곡에 갓길 주차를 해놓은 차량조차도 햇살 조명아래 가관을 이룹니다. 

 

밀성대 (아직 단청 작업이 완료되지 않았는지 출입이 금지되어 있었습니다.) 

 

산성에서 다 내려와 입석에 도착하였습니다. (1:19)

 

 

벌써 산행을 끝내고 돌아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여러시 아저씨 또 궁시렁거립니다.

벌써 가는 사람들 뭐냐고??  뭐기는요.. 놀러온 사람들이지요!

남들 다가는데 이제 산에 올라가면서...

 

응진전 가는 길 전망대에서(왜 이런 사진을!)

 

 

청량사!  어느 명당 보다도 좋은 자리인 듯!

 

 

김생굴 가는 길과 청량사 사이에서 청량사로 내려간다. 온 계곡에 청량사의 군중들의 웅성웅성 소리가 아버지 표현대로

마치 벌집의 벌들이 웅웅 거리듯이 들릴 정도로 엄청난 인파가 모여있다. 갔다 오라면 아버지는 빠지고..

 

산꾼들의 집! 약차를 공짜로 준다네요.  두번이나 지나가도 못 먹었네. (고물 축에 끼는 물건들도 모아놨습니다.)

 

청량사 앞 절별귀의 석탑과 부처님상!

저분은 무얼 저리 간절히 기도할까.....

 

청량사 옆의 연화봉!

 

지나온 어풍대를 배경으로... (2:03)

 

청량사의 장독대. 부지런한 손길이 닦았는지 햇살에 반짝인다.

청량사는 등산객과 문화유적 탐사를 온 사람들이 뒤섞여 완전 명동을 방불케 했다. 비슷한 옷차림이라 일행 찾기도 힘들다.

 

다시 청량사를 나와 산꾼의 집을 거쳐 김생굴을 향해 간다. 김생굴은 이곳에서 수도하여 독특한 서체를 완성했다는

김생이라는 사람이  10년간 수도했다는 곳이라 한다. 예전에는 이곳이 살만했을까?

김생굴 (2:19)

김생굴에서 바로 자소봉으로 가면 얼마나 좋아~ 

멀리돌아가기 위해 경일봉 오르는 길을 오른다.  급경사라 다리가  묵직해진다. 앞서간 시라기와 여러시 아저씨 보이지도 않는다.

한참을 경사를 올라가니 옆에서 흠흠 하는 소리가 들린다. 경일봉에 혼자 간 여러시 아저씨가 사진을 찍어준다.

배즘도 꺼내서 먹고 힘내자!

 

경일봉 (2:43) 

 경일봉은 갸유뚱이다.  이거보다 더 높은 봉우기ㅏ 많은데 정상이라고 하기엔 영~~

 

좌측을 향해 험한 길을 오르락 내리락 한다.  중간에 만난 사람들이 아침 11시에 청량폭포에서 올라간 사람들이라고 한다.

조금 서둘러야 할 듯. 먼길와서 멀리 도는 산행을 하고 있으니 짧은 해 떨어지면 곤란합니다.

빡센 계단을 헉헉대며 올라가니 자소봉이다.

 

자소봉 (3:15)

자소봉 내려와서 200m 가면 탁필봉인데 못올라가는 거대한 바위이다.  쳐다보느라 목이 뻐근합니다.

 

탁필봉(3:24)

탁필봉 지나가니 계단이 나온다. 이정표도 없이...

옆으로 새려고 했더니 웬걸 바로 제지당하고 올라가니 탁필봉이 앞에 있다.

지도에 보니 연적봉인듯 한데 아무런 이정표는 없고 사람들이 모두 사진을 찍고 있다.

 

연적봉에서 탁필봉은 배경으로 벌벌 떨면서...(3:28)

서서히 하늘다리가 계속 눈에 들어온다. 봉우리 두개만 지나면 될 듯한데 벌써 다리가 후들거린다.

연적고개도 지나고 뒷실고개도 지나고(요건 표지도 못보고 지나갈 정도로 힘들다) 하늘다리 아래 계단이 나타난다.

 에구 힘들어라~~

 

자란봉 가는 계단

 

하늘다리에 도착했다. 먼저 갔던 여러시 아저씨 걱정됐는지 기다리고 있다.

 

하늘다리(3:52)

튼튼하게지은 다리이나 심리적으로 이미 떨리는 걸 워쩌...  체포당해 가는 사람처럼 다리를 건너는데 앞에 아주머니

놀리느라 뛰지를 않나, 다리 한가운데 투명창을 내놓지를 않나... 은영이 살려~~

 

하늘 다리도 지나서 이제 마지막 남은 장인봉을 향해서 가는데 늙수그레한 근처지역 주민으로 보이는 아저씨 아주머니들이

수다를 떨면서 가신다. 내려가신다고 하는데 길도 모르고... 송이나 따러 가자고 하면서 유람하듯 가는데

우리는 부리나케 또 급경사를 내려간다. 

경사를 내려가니 장인봉 300m란다.  아저씨에게 왼쪽으로 내려가라고 일러드리고 따라 올라간다.

마지막까지 철계단이 반긴다.  아이구 다리야! 

그래도 하늘다리가 생겨서 약 1km정도는 줄어든 듯 하다. 예전에는 이 부분이 길이 제일 안 좋았는데...

 

장인봉 정상(4:13)

이제사 내놓는 미나리 전도 먹고 남은 물도 벌컥벌컥 마시고 기력을 회복하려고 하였건만 점심 먹을 때를 제외하곤 앉아 보지도 못했네.

전망대에 잠시 갔다. 명호강이 멀리 보이고 건너편 산등성이의 밭들이 반짝인다. 아마도 사과밭에 깔린 은박지인듯..

다시 300m를 내려와서 청량폭포를 향해 내려가기 시작한다. 

경사가 70도가 넘는듯 하다. 다행이 길을 잘 정비해 놨지만 한 20분 내려가니 무릎이 얼얼하다.

 

내려오는 길에 본 감나무!

 

 

이건 당산나무의 뿌리... 세그루?)인데 다 노출되어 있다.

 

차로 가는 길의 예쁜 단풍...  

 다 왔다~   5시다.  다행히 해지기 전에 내려왔다.

하늘다리 덕분에 시간이 많이 단축되었다.

워낙 빠른 사람들하고 다닐려니 짧고 굵은 다리가 고생이 많다.

내려오는 길에 이렇게 땀을 흘리다니... 경사가 급해서 긴장했나 보다.

예쁜 단풍으로 눈을 정화하고 출발!

순흥 묵집에 가서 태평초를 먹었는데 내가 기억하는 맛이 아니네.

그래도 배가 고픈김에 삭삭 먹어치우고 동동주에 한입에 쭉~ 마시고..

말끔하게 옷 갈아입으니 추운기가 가신다.

내가 돈을 내려고 하였으나 할머니 밖에 없어서 카드 못받는단다.

그 뒤로 풍기 ic까지 길안내 하고 그 뒤로 쭉~~ 취침모드..

많이 막히는지 이리 저리 궁리들 하길래 사당으로 가자고 해서 양재역에 내렸다. ㅋㅋ

여러번의  청량산 방문 끝에 오늘 산행을 하게 되었다.

멋진 풍경과 햇살이 보여준 좋은 경관을 맘껏 감상하고 가슴 속의 그리움을 조금 줄여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