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산행기

하루에 머리를 세번 감게 한 평창 두타산 산행(20100703)

pc100 2010. 7. 5. 13:00

- 같이간 사람 : 아부지, 여러시, 둘리, 울레미, 날고

- 날씨 : 비가 왔습니다. 산에서 내려오니 그쳤습니다. 집으로 오는 와중에 또 비가 왔습니다.

           장마철입니다.  비가 안와도 항상 구름에 싸여 있는 산으로 보입니다.

- 등산로 환경 : 나름 정리된 등산로이나 내려오는 길이 5.7km, 올라가는 길은 5.3km.

                  개인적으로 무~~지 싫어합니다. 내려오는 길 3km 이상은 사양하고파요.

- 등산경로 :  절터교 - 마구 헤매이다 너덜지대를 지나 - 능선도착 - 촛대바위 - 임도교차지점 - 두타산정상 - 이정표삼거리-

               하산길- 아차골 - 휴양림 임도 - 다시 산길 - 털보바위 - 시방댐 - 휴양림 관리사무소 - 수항보건소

 - 산행지도 : 산행지도가 옛날 버전이 너무 많이 인터넷에 있었습니다. 조심~ 

 

7시 사당역에 집결하여 출발하였으나 오전에 비오고 오후에 그친다는 일기예보가 너무 잘 맞은 날이었습니다.

차를 가져간 관계로 원점 회귀를 위해 남들이 많이 가지 않는 절터교 쪽을 골랐더니 들머리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너무도 푸르른 절터 마을에서 등산 준비 중 (9:32)

이리왔다 저리갔다 들머리 찾아 헤메었건만 결국 못찾고 엄청난 각도의 너덜지대를 통과했습니다.  내려와서 보니 여기?

가는 길에 더덕 몇뿌리를 캐서 우의 주머니에 잘 보관하고.

 

교묘하게 각도가 안 심한 듯 찍은 사진..(10:26)

땀으로 샤워를 하면서 너덜지대를 올라갑니다. 한시간이 다 되도록 이러고 있었습니다.

어제 마신 술이 나오는 건가? 생각이 들 정도인데 더덕 캐느라 손에 흙이 묻어서 땀도 못 닦고... 엉엉.

 

그 사이 길 개척하러 갔던 시라기 아저씨가 발견한 느타리 버섯.  이걸 두고 와서 두고두고 아쉬워 했슴다.

너덜지대를 네발(? 스틱까지 다섯발)로 올라가서는 능선을 향해서 있는 힘을 다해서 옆으로 옆으로 가서 간신히 올라가는

능선에 도착하였다. 하설산문수산 갔을 때랑 거의 비슷한 경로를 따르고 있다.  

간신히 등산회 리본 발견! 그런데 각도가 장난이 아니다. 여길 내려왔다네. 아마도 내려가면서 다리에 쥐가 났을 듯.

겨우 길을 발견하고 막걸리 한잔 하니 빈 속이라 바로 다리로 연락이 온다. ㅎㅎ

다들 초반에 너무 힘을 뺐나보다, 날씨도 안좋고 내가 느끼기에도 거의 속도가 평소의 반 정도도 안되는 듯 하다.

이제는 비교적 선명한 길을 따라 오른다.  나무에 묻은 물과 내리는 비로 이미 우의는 기능을 상실해서 우의도 벗어버리고.

 

이게 촛대바위가 맞나? (11:14)

이름에 비해 너무 작다.  어쨌던 지도에 나오는 뭔가를 발견했는데 너무 오래 걸렸다. 

 

폐헬기장에 도착(11:35)

 

임도와 교차지점 도착 (11:46)

출발지에서 1.3km 왔다고 이정표가 알려준다.  다들 할말을 잃어버린다.

1.3km 오는데 땀이란 땀은 다 쏟고 시간도 두시간이 넘게 걸렸다. 

여기서 정면의 바위산을 바로 올라가야 한다. 역시나 아무런 표시도 없다.

이제는 계속 능선을 타고 올라가는데 길이 넓지도 않고 젖은 나무들에서 물이 떨어져서

잠시  선두에 섰더니 배낭의 수건을 5분에 한번씩 물을 짜가면서 가야한다.

나중에 보니 등산복에 검은색 얼룩이 회초리 맞은 것처럼 잔뜩 묻어서 손으로 비벼서 세탁했다.

 

점심시간 (12:52)

정말 먹을 거 많다. 오늘의 메뉴는 둘리표 김치찌개와 맛없는 돼지갈비. 새벽 3시 30분부터 일어나서 만든거다.  ㅋㅋ

계란말이, 김치전, 오이 소박이, 김치, 시라기의 어수리와 ?, 매실 장아찌. 김치찌개로도 배가 불러서 오늘은 라면 생략.

밥먹는 동안 추워져서 벌벌 떨었더니 시라기와 여러시의 구박 작렬!  추운것도 서러운디 구박까정..

밥먹고 나서 조금 더 가니 평원지대에 야생초들이 가득하다.

여러시는 참나물 맛을 봐야 한다며 잠시 참나물을 뜯어오고 일행은 또 열심히 걸어서 정상에 도착.

 

두타산 정상 (1:43) - 1394m 입니다.

누군가 쌓아놓은 돌탑이 고운형이 아니네요.  내 눈에는 멋진 조각품처럼, 장갑차의 머리 부분처럼 보입니다.

시라기가 가져온 참나물을 막걸리 한잔과 함께 맛보고, 사진도  찍고 하면서 엄청나게 몰려오는 파리떼를 보았습니다.

이 높은 곳에 파리떼라니... 흔히 보이던 파리보다 많이 야윈듯 길쭉해 보였습니다.

이제 단임산을 향해 갑니다.  막 하산하려고 하는데 더덕 특유의 냄새가 팍 느껴집니다.

그래도 뭐 온통 바위투성이니 찾을 엄두도 못내고 쭐래쭐래 걸어갑니다.

시라기님이 참나물을 찾느라 시간이 조금 걸립니다.

오늘은 어쩐 일인지 말리지도 않았는데 여러시가 이정표 삼거리에서 하산한다고 합니다. 별일이네~

구름인지 안개인지 모를 수증기로 인해 아무것도 안보인다고 그리 결정을 했다고 합니다.

사실 시간도 너무 많이 걸렸습니다.

 

여기서 하산이래^^ (2:21)

 

 이정표는 두 가지 시스템이 가동 중.  동그란형은 새것,  해피 700이 선명한 화살표 형은 예전 것.

아차골로 하산하는 길은 안개인지 구름인지 모를 것이 숲 가득이 들어차 있습니다. 그래서 바위도 미끄럽고 땅도 미끄럽고.

길은 선명하나 그리 좋은 상태는 아니고 계곡 상부에는 물도 잘 없습니다.  약 2.4km 하산.

그러다 임도를 만났습니다. 오히려 임도를 따라 올라가길래 이상타 했더니 임도의 끝에서 다시 산길로 접어들었습니다.

산길은 산허리에 길을 낸 것으로 나무로 덧대어 놓은 곳도 있고 돌을 쌓아놓은 곳도 있고 합니다.

고도가 내려갈만한데 느낌이 별로입니다. 지리하게 산허리를 걸어갑니다.

이제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합니다. 오호~~

 

털보바위 (3:32)

여러시의 광각 카메라로 찍었습니다.  카메라가 가까이 있어도 찍고 싶은게 다 들어온다고 하네요.

털보바위에서 슬리퍼 차림의 남녀를 보았습니다.  정상을 간다고 합니다.  슬리퍼로 했더니 동네 뒷산인데 합니다.

뭡니까?  랜턴도 가져간다고 큰소리 칩니다.

 

산행 뒷설거지 중.(3:53)

아침에 감고 나온 머리 다 젖었습니다. 둘리님 머리 감길래 덩달아서 긴머리 감아서 비오는날 미친 x 헤어스타일로 바꿨습니다.

저기 바지 벗고 풍덩 한 사람도 보이네요.

이러고 내려왔더니 휴양림이라 샤워실이 있네요. 공짜로.. ㅋㅋㅋ

아까 올라간 커플 우리 이러고 있는 사이에 벌써 내려왔습니다. ㅎㅎㅎ

 

두타산 휴양림 입구

설렁설렁 수항 보건소까지 걸어나왔습니다. 그런는 사이 날고는 날라서 절터로 차 가지러 가고.

수항 보건소 옆 노인정에서 옷 갈아입고 비가 와서 못 먹은 것들 좍 펼쳐놓고 아침에 캔 더덕 소줏병에 밀어넣어 더덕주 만들고

막걸리도 두병 더 사와서 남은거 깨끗이 먹었습니다.  어~~ 취할라고 하네.

나오는 길에 청심대에 들렀습니다.  멋진 바위와 멋진 정자가 있는 곳.

이 곳을 거쳐 강을 건너 산행을 시작하면 1시간 30분이면 두타산 도착이라고 합니다.

 

청심대...

앗!  계단에서 단체로 찍은 사진은 어디갔지?  주세요~~

 

누구의 작품이지?   둘이 찍었는데.

돌아오는 차안에서 수면모드로 계속 잡니다.  휴게소라고 깨웁니다. 화장실 갔다와서 또 잡니다.

전날 12시 다돼서 집에 도착해서 돼지고기 썰어서 물에 담가놓고 잠들었다가 3시 30분부터 일어나서 축구도 보고

갈비찜도 하고 하느라 수면부족입니다.

거기다 비오는날 산행, 그것도 빡세게 너덜지대를 통과해 가느라 지쳤습니다.

술도 한잔 먹었습니다.  그냥 잠에 취해서 헤롱헤롱합니다.

고속도로가 안 밀린다고 날고가 고맙게도 죽전에서 세워줍니다.

집에 도착해서 문자보냈더니 아부진 벌써 집이라 하고 여러시는 신도림이라 합니다.

나 내렸다고 차가 날아갔나? 참.

 

오늘도 무사히~~ 집에 도착했습니다. 세번째 머리를 감습니다. 

 

두타산이라는 이름은 두번째인데 청옥,두타산 산행에서 너무 고생을 했는데 이번 산도 만만치 않네요.

다른 두군데 두타산은 가지 말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