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산행기

9폭 병풍 속 그림같은 구병산 (20100605)

pc100 2010. 6. 7. 17:08

- 같이 간 사람 : 까투리, 울레미, 둘리, 여러시

- 위 치 : 충북 보은

- 등산로 환경 : 여러시 曰, 같은 산을 갔다왔어도 사람들이 전혀 다른 길로 다닌다고.

                  멀리서 보기에 9폭 병풍 같아 구병산이지만 가까이 가면 절벽을 타고 다니느냐

                 우회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걸 보고 간다는 말씀. 멀리서 봐야 진면목을 알 수 있는 산.

                 멀리 서원에서 출발하지 않는 이상 급경사를 올라 능선에 당도할 때까지 혀 빼물고 올라가야 함.

- 날씨 : 무지 뜨거운 날씨.  

- 등산시간 : 9시부터 3시까지

-  등산경로 : 적암휴게소 - 마을 - 팔각정 - 우측으로 우측으로 - 오른쪽 산으로 올라 능선에서 좌측으로

                좌측으로 - 신선대 - 824m봉 - 853m봉 - 815봉 - 구병산 정상 - 풍혈 - 구병산 정산 - 하산

               (kt위성지구국 이정표 계곡) - 등산안내도를 따라 작은 길 따라 출발한 마을로 - 적암휴게소

 

- 등산지도.

 

수요일 등산을 다녀와서 피곤한데 구병산을 간다고 한다.

구병산은 청원상주간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보이는 산이다. 멀리서 보면 절벽이 우뚝 솟아 있는 것이 여간 멋있지 않다.

그 동안 상주 일원의 산을 다니면서 많이 지나쳤던 산이다.

둘리님이 그 산 멋있다고 했는데 여리시가 보은에 가서 머물 일이 있다고 그리 산행지를 정했다.

100명산 외치는 까투리님 한표 하셨다가 일정이 어긋났는데도 산행에 나타나셨다.

차 안에서도 주무시기만 하시고 내내 피곤해 보이신다.

다들 우스개 소리를 한다.

절대를 저 산 멋있다 안하기.  댓글 달기 전에 공부하고 여러 사람 의견 들어본 후 댓글 달기.

기타 등등...

구병산은 둘리님과 까투리님이 가자고 한 산이니 책임지라고 콱 못을 박았다. 뭘 책임지는 지는 모르겠지만.

적암 휴게소에 도착하였다.  시골 조그만 휴게소이다.

화장실도 크게 지어놓기는 하였지만 가게의 상황은 썩 좋아보이지는 않는다.

짐을 챙기고 여러시의 신상 여름 등산샌들도 구경하고 길을 나선다.  

 

가까이 보이는 구병산을 위압감을 준다. 높은 절벽들이 저 멀리 보인다.

참~~ 내가 좋아할만한 코스이다. 정말...

마을길을 지나 산길로 들어서니  등산지도가 그려져 있다.

 

구병산 등산 안내판 (9:14)

0143

그런데 여러시가 한칸 더 간다고 한 쌀개봉은 지도에 없다.

조금 지나니 바로 953m봉우리로 올라가는 이정표가 나타났다.

 

853봉 가는 들머리 (9:44)

 

이리로 올라가면 엄청 급경사라고 한다.

중간에 절터가 있는데 거기 물이 정력에 좋아서 스님이 6개월을 못버틴다고 여러시가 설명을 한다.

그런데 물이 없단다. 아마도 물도 못견디겠지.. 인구 앞에서는.

우리는 신선대로 오르기 위해 조금 더 진행을 한다. 한번의 들머리를 더 지나치고..

그런데 조금더가 너무 길어지는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좌측으로 경사를 올라가야 하는데 계곡 오른쪽 산으로 올라간다. 이런.. 그런데 리본이 나타난다. 믿고 계속 진행한다.

오른쪽 산의 능선으로 오르던 여러시가 수요일의 아재비 고개에 비하면 암것도 아니란다. 뭔 소리! 힘들기는 매한가지인데.

역시나 이 산도 사람이 파헤친건지 멧돼지가 파헤친건지 산이 파헤쳐져 있다.  

오늘 영 고전하는 까투리님을 기다리며 인천 이화순대의 머릿고기를 안주삼이 막걸리를 마셔본다.

눌린머릿고기가 아닌 순대국에 담겨나오는 머릿고기이다. 아침 5시에 밥을 먹었더니 출출할 때 딱 맞는 안주이다.

맛있다. 인천에 가서 먹어야 할 목록이  많아지네.

까투리님까지 도착하여 챙겨먹고 신선대를 향해 출발한다.

조금 가다보니 아까 지나쳤던 들머리에서 오는 길과 만나고 나서 길이 꽤 험해진다. 

 

슬슬 시작되는 바위 산행  (10:23) 

 

조금 지나니 신선대가 나타난다.  신선대는 의외로 높지도 크지도 않았다. 다만 조망이 좋을 뿐이다.

그래도 첫번째 정상석이니 사진도 찍고 (10:36) 

 

여러시의 토마토 등으로 한잔 하고..

앞으로 갈 길을 보니 천길 낭떠러지요, 산 아래를 보니 청원상주간 고속도로가 달려가고 오른쪽으로는 보은 들이 펼쳐져 있다.

속리산 첩첩산중인 줄 알았더니 의외로 너른 들이 있다. 이러는거 보면 농삿꾼 같잖아... 웃긴다.

이제부터는 바위 구간이라고 한다. 내 병이 도지지 않아야 할 텐데.

수요일 산행에다가 며칠 높은 구두 신고 다녔더니 무릎이 우리하게 아프다. 거기다 막걸리까지 마시니 딱 무릎에 힘이 풀린다. 에궁~

그런데 이렇게 가야한다. (11:04)

 

올라가면 이렇게 사진찍고

 

조금가서 또 찍고

 또 가야할 험한 바위를 배경으로 찍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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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853봉 올라가는 길에 도착. 아까 첫번째 이정표에서 올라오면 바로 여기라네요. 힘들겠다!

 

홈쇼핑 버전으로 사진도 찍고 (11:17)

0170 벼랑에서 사진 찍으라 하길래 쨉싸게 내빼서 더 벼랑에서 사진도 찍히고 (11:22) 

  

벼랑마다 사진 찍으라 하고 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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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약자나 부녀자는 우회로로 가라고 커다랗게 써놨는데 우회로로 못가게 하고 이런 데로만 가자고 하고 

 

최대 난코스 통과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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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뎌!  853봉에 도착하였다. 

그런데 누가 이렇게 힘이 센거야!. 정상석을 두동강 내놨네.

그래도 우리는 이렇게라도 붙여놓고 사진도 찍고. (11:44) 

 

 

나 놀릴라고 벼랑끝에 서보라고 했는데 왜 이렇게 웃을 수 있을까요?

사실은 밑에 넓은 바위가 있어서 ㅋㅋ

 

오늘의 점심 메뉴는 까투리의 닭죽입니다. 와우!

그래서 밥도 남고 라면도 필요없고...

 

853봉에서 내려와서 구병산 정상으로 가야합니다.  높은 곳 두 곳이니 또 내려갔다 올라가야 합니다.

 

이제부터는 밧줄이 있네요. 그렇다면야 힘내서 영차!

 

천주봉도 갔다왔는데 이쯤이야~ 

 853봉은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12:51)

다 내려왔습니다. 이제 정상을 향해 또 올라가야 합니다.

 

구병산 이정표 (12:57)

 

다 왔습니다. 소나무 괴롭히지 말라고 방책을 해놨는데 굳이 가서 찍으라네요. (1:23) 

정상석에서도 찍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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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복동천 초입인 형제봉이 13.25km라고 씌여 있습니다. 고생한 생각이 절로 납니다.

까투리님이 늦어져 풍혈에 가보기로 합니다.

계단을 설치해놔서 별 어려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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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혈의 바람이 미약합니다. 그래도 손을 넣어 보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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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4개가 있다고 해서 4개 다 찾아보고 밥 먹는 사람들 구경하고 나니 까투리님이 도착했나 봅니다. 소리가 들립니다.

되돌아오는데 많이 본 능선이 눈에 들어옵니다. 우복동천의 기억을 되살리며..  

다다시 정상으로 돌아와서 다같이 단체사진을 찍어봅니다. 사진 찍어주던 분이 뒤로 넘어갈 뻔 해서 내가 기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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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도 다 찍고 하산을 준비합니다. 

산에는 산악회에서 온 듯한 사람들이 있는데 경로가 다양한 건지 속도가 다양한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내려가는 길 물어보는 한분은 물도 없고 해서 이리 내려간다 하는데 서원마을에서 정상까지만 왔으면 853봉도 못보고 가는 것입니다. 

신선대를 물어보는 사람도 있고. 그리 넓은 산은 아닌데 험하다 보니 사이가 많이 벌어진 듯하고 일행들에게 경로도 제대로

공지가 안된게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드디어 내려가는 길입니다. (1:47)  

정상에서 다시 신선대 방향으로 약간 내려와서 KT위성지국 이정표를 보고 하산합니다.

길은 굉장히 가파르고 나무계단을 설치했던 것이 다 무너져 내려 대롱거리고 있습니다. 

방책을 설치한 줄 알았더니 여러시가 그게 아니라고 하네요. 가다보니 흙에 묻혀 있는 것도 간간이 있습니다.

급경사를 요리조리 고불고불한 길로 내려갑니다.  급경사다 보니 계곡도 짧고 물이 흐를 시간도 없습니다.

러다 발견한 작은 물줄기.  0248

등산로 중간에 철계단도 있고 다 내려와서는 나무로 된 다리도 있습니다. 

그런데 있는 장소가 생뚱맞습니다.  앞뒤로 길은 좁은 길인데 목조다리만 덩그러니 있는 형국입니다.

마을길로 들어섰습니다. 그런데 산딸기가 벌써 익은 것이 있습니다. 바로 옆에 나무는 아직 생기지도 않았는데 참.  

오디도 어떤 나무는 벌겋게 변해가는데 어떤 나무는 시퍼렇습니다.

올해의 우리나라 날씨가 변덕이 심해서 그런가...

산딸기를 몇개 따서 하나씩 나눠 먹습니다. 신걸 좋아하는 나는 먹을 만한데 아닌 사람도 있습니다.

디도 따서 먹습니다. 시큼한 것이 정말 좋네요. ㅎ~~~

다 내려와서 구병산을 보니 더 멋있습니다.

적암리에 도착했더니 할머니들이 감식초와 오디술, 복분자술을 팔고 있습니다.

할머니가 얼린 감식초로 우리를 유인합니다. 변비가 있는 아들을 생각해서 한병을 삽니다.

그랬더니 옆에서 할머니가 자기것도 사달라고 해서 결국 한집에 하나씩 샀습니다.

다시 적암휴게소에서 짐을 정리하고 이번에는 정이품송의 부인나무가 있다는 서원리로 향합니다.

가는 동안 진공주 가문의 가족묘도 보면서 지나고 충북알프스의 시작점도 보고 드디어 소나무에 도착.

소나무로는 엄청난 굵기에다가 가지가 위로 뻗지를 않고 축 처져서 받침대를 세워놓았습니다.

 

기념사진도 한장 찍고

왜 부인송이 되었는지는 설명이 없습니다.

 

이번에는 삼년산성으로 갑니다.

3년간 쌓아서 삼년산성인데 신라가 삼국통일의 교두보를 마련한 곳이라고 합니다. 

보은 들판에 있는데 성곽의 넓이가 2m가 족히 됩니다.  표면은 각진 돌을 정교하게 쌓고 안쪽을 돌로 다 채운 듯 합니다.

군데군데 무너지고 또 군데군데 복원 중입니다. 성벽에 못올라가게 하는게 좀 섭섭하지만 바람이 너무너무 시원합니다. 

 

저녁먹고 산책하기에는 딱 좋을 듯 합니다.

오르내림도 있고 둘러싼 곳을 삥 돌아볼 수 있는 좋은 위치입니다.

성 안에는 보은사라는 소박한 절도 있고 아미지라는 작은 못도 있고, 봉화 청량산에서 정진하여 명필이 된 김생이 썼다고 전해지는 3개의 글자도 있습니다. 

그 중 두개 

 

삼년산성도 휘리릭 둘러보고 보은 터미널로 갑니다. 5시 25분 차인데 4시 30분이 넘어서 식당에 들어갔습니다.

대~~충 씻고 옷도 갈아 입고 순대전골도 급하게 먹고 술도 급하게 마시고 다 드시지도 못한 까투리님을 두고 터미널로 뛰어가서 차표를 자동판매기에서 샀습니다.

나름 수원가는 차 시간에 맞춰서 뛰어다닌 건데  청주 터미널에서 버스에 혼자 앉아 40분을 기다려야 합니다.

이건 무슨 경우입니까?  

같이 타고 가서 30분에 내린 둘리님 부부는 6시 45분차타고 인천가는데 저는 7시 4분차 타고

수원에 8시 20분에 도착했습니다.

이렇게 하여 길고 알차고 맛있고 또 지루한 구병산 산행의 날이 끝났습니다.

산행하는 힘든 시간보다 아무 할일 없이 버스에 앉아 있는 시간이 정말 힘들고 싫습니다.

 

구병산! 

9폭의 병풍같은 산이 아니라 병풍 속 그림 같은 산입니다. 

멀리서 보아야 그 아름다움을 알 수 있습니다. 우회로로 다닌다면 아마도 50%도 못보고 그냥 올 수 있는 산이기도 합니다.

반면 어슬프게 날등에 선다는 것도 아주 위험한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