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산행기

청계산이냐 명지산이냐? (20100602 전국지방동시선거일)

pc100 2010. 6. 7. 12:34

- 같이간 사람 : 여러시, 까투리

- 위치 : 경기도 가평

- 날씨 : 더위를 먹는게 아닐까 걱정될 정도로 더웠습니다.

- 산행시간 : 9시 37분부터 -6:10 (8시간 30분)

- 등산로 상태 : 좋습니다. 

                   아재비고개까지 올라가는 길과 아재비고개에서 명지3봉까지 고도 올리기가 힘들고,

                   명지3봉-명지산 정상은 비교적 능선이라 편하고

                   명지3봉-귀목고개는 다소 가파르게 내려오는 구간이지만 밧줄, 나무 계단 등이 설치되어 있고

                   귀목고개-귀목봉은 300m 정도 경사는 올라가지만 등산로 환경은 좋습니다.

                   거의 모든 길이 숲속을 걷는 형태라 더욱 좋습니다.

- 산행경로 : 상판리 - 아재비고개 - 명지3봉-명지2봉-명지산정상-다시 역으로 명지3봉까지-귀목고개-귀목봉-조금가서

               좌측 계곡을 따라 다시 상판리            

 

산행지도

지방선거일이지만 등산을 가기 위해서는 평소처럼 일어나서 밥하고 먹고 씻고 바르고 신분증 챙기고 선거인 명부 번호도 챙기도

바로 옆 아파트 노인정으로 가서 투표를 합니다.  정말 광역 단체장과 교육감 외에는 알지 못하겠습니다.

투표를 마치고 바로 버스정류장으로 갑니다. 웬지 약간 빠른 듯한 느낌입니다.

버스에서 열심히 자다 보니 사당역입니다. 못 내릴뻔 했습니다.

10번 출구를 찾아서 쭐래쭐래 나가서 계단에 발을 딛으려는 순간 11번이라고 문자가 옵니다.  한발짝 아까울 뻔 했네.

11번으로 나가니 차가 안 보입니다.  두리번두리번 하니 한 50m쯤 앞에 차가 있습니다.

아직 잠이 완전히 안깬 관계로 그대로 다시 잠들려고 했지만 이럴 땐 꼭 잠이 안 옵니다.  

이참에 잠 깨려고 롯데리아에 가서 커피를 주문합니다.

아침부터 헤매는 종업원들이 아이스커피 시켰는데 뜨거운 커피 뽑더니 버려버립니다.

자기네들은 캔커피 사다 마십니다.  뭔 경우랍니까?

커피 사는 사이에 까투리님도 승차하고 가평을 향해 갑니다.

임시공휴일이라 그런지 도로가 한산합니다.

이리저리 네비게이션이 시키는대로 하다 보니 목적지에 도착합니다.

 

명지식당에 차를 세우고 산행준비를 하고 나섭니다.

원래 코스는 아재비고개에서 명지3봉을 거쳐서 귀목고개로 내려갔다가 귀목봉을 올랐다가 그 옆의 청계산으로 가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100명산을 가고 싶다는 까투리님의 주장으로 명지산까지 가기로 합니다

물소리가 시원하게 들리는 상판리-아재비 고개 구간을 걷습니다. 

마지막 구간을 제외하고는 경사도 급하지 않고 쉽게 올라왔다고 생각했는데 1시간 10분에 걸쳐서 올라왔네요.

거리가 4km라고 합니다.   까투리님 군인도 50분 행군하고 10분 쉰다고 항의하십니다.

 

아재비 고개 (10:44) 

표정이 왜 이럴까?  머리띠와 모자와 표정까지 완전히 언발란스 삼총사네요.

 

아재비 고개에서 까투리님 기다리면서 토마토도 먹고 막걸리도 한잔 하고 있다가 까투리님의 참외 한도시락까지 다 먹고 일어섭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많이 먹는 듯..

까투리님의 주장으로 산행코스가 변경될 것인가 추가될 것인가 확답을 안하는 여러시!

일단 명지산까지 가기로 합니다.

아재비고개에서 명지3봉까지는 꽤 가파르게 올라갑니다.  그나마 나무가 없어서 경사가 심해보이지 않는 것은 방화선 때문이랍니다.

이 정도 넓이갖고 될까 싶지만 그래도 매년 열심히 정비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합니다.

 

 나무 계단 (11:113)

가방에 넣어논 핸드폰이 울어댑니다.  줄기차게 울어대길래 남편인가 했더니 신반장입니다.

장인어른이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이런~  연세가 많아서 그런건 생각도 안했는데.

문자로 보내달라 하고 산행을 계속합니다.

자세한 사항을 문자로 받아 재전송 하는 와중에 명지3봉에 도착하였다.

 

사진도 한장 찍고!

 

오른쪽으로 이 악물고 올라갔다가 이를 갈면서 내려온 연인산이 보인다.

 

연인상에 드리워진 구름그림자...

 

아재비 고개가 연인산과 명지산의 거의 중간 지점이었다.

여러시가 친절하게도 정면에서 보이지도 않는 곳에서 출발해서 거기까지 갔다왔다고 알려준다.

친절도 하셔라~~

까투리의 요청으로 명지산을 향해 간다. 명지2봉까지는 비교적 완만한 능선길로 금방 갈 수 있다.

 

가는 길에 너무 예쁜 보라색 꽃 발견.

 

1250m 의 명지2봉에 도착하였다.(12:13)

0096

명지산 정상까지는 좀 내려갔다가 가파르게 올라가야 한다.

나무 계단이 군데군데 설치되어 있어 진행하는데 그리 큰 어려움은 없고 가지가지 야생화가 피고 있거나 피었었거나 피려고 준비중이었다.

맑은 날씨라 구름의 그림자가 산에 드리워져 전혀 다른 색의 산을 보여준다.

 

 

해발 1267m 명지산에 도착하였다. (12:48)

 

정상 부근에는 사람들이 꽤 있었고 사람들이 앉을 수 있는 평평한 장소도 꽤 많았다.

야생화가 유명한 산이라 그런지 사진기를 들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간단하게 빵과 커피를 싸온 사람들도 있고 3단 찬합으로 그득하게 싸온 사람들도 있고 다양하였다.

정상을 다녀온 후 약간 밑에서 점심을 먹었다. 오늘은 까투리님이 머릿고기를 가져왔다.

거기다 아재비고개 오를 때까지 계속해서 코를 자극하던 더덕이 어느새 여러시의 도시락에 구워져 들어가 있고.

사람은 세명이라도 다양하게 라면까지 먹고.

다시 명지3봉을 향해 되돌아가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본 나무들간의 사활을 건 싸움의 결과물

 (0110)

왜 그리로 방향을 뻗어서 남 괴롭히고 자기 생명을 단축했을까..

 

명지산 가자는 의견이 나왔을 때 1시간만 추가하면 된다고 했었는데 예상보다 시간이 훨씬 많이 걸렸다.

왕복에 3시간이 걸렸다.  그리하여 6시가 산행은 물 건너 가고.

 

다시 명지3봉에 도착(2:43)

이제 귀목고개를 향해 간다.  1,250m에서 775m 정도까지 내려가야 한다. 거리로는 1.8km.

약 40분에 걸쳐서 급경사를 내려간다.

햇살이 무척 뜨겁지만 숲속을 걸어가고 간간이 불어오는 바람이 더위를 식혀준다.

드디어 귀목고개에 도착하였다.  (3:26)

3시 이후 새로운 산 금지라고 외치는 나였지만 오늘 귀목봉 오겠다고 온 여러시를 생각해서 그럴 수가 없다.

까투리님이 그만가자고 했지만 고작 1.1km라고 올라가자고 해본다.

마침 앞에서 연세지긋한 분들이 우루루 나서길래 따라 나선다.

곧 그분들을 지나쳐 부지런히 올라가다 보니 300m 남은 곳에 도착하여 잠시 쉬면서 까투리님을 기다린다. 

 

귀목봉 300m 전 (16:07)

 

 

앞에는 넘어가지 말라고 해놓은 방책 너머에서 부부가 야생화를 찌고 뜯고 하면서 개 한마리까지 데리고 나타난다.

까투리님 나타나고 물한모금 마시고 다시 300m 남은 귀목봉을 향해서 올라간다.

 

귀목봉에 도착하였다. (16:18)

사진을 보니 많이 피곤해 보인다.

청계산을 포기하고 바로 내려가기로 한다.

청계산 방향으로 내려가다가 첫번째 계곡길을 잡아서 내려가기 시작한다.

급경사에다가 가지 말라고 되어 있는 길이라 쉽지는 않았지만 어디 한두 번이어야지.

계곡을 바로 질러가기도 하고 이리 건넜다 저리 건너왔다 하면서 내려가는 길이다.

곧 물도 나타나기 시작하고 지쳐서 물이 그립기는 하지만 여의치가 않아 계속 걸어간다.

한참을 내려가니 청계산에서 내려오는 길과 만나게 되고 계곡도 두 곳이 합쳐지는 곳에 도착하였다. 0124

미련없이 그쪽으로 가는 두 사람을 보내고 나도 밑에서 간단히 탁족과 세수를 하였다.

물이 너무 차다. 정말 3초도 견디기가 힘들다.

그래서 갈무리 해서 혼자 길을 나섰다.

계속 걸어오면서 뒤돌아보아서 두 사람이 보이질 않는다.  완전히 재미 들였나보다.

큰길까지 다 내려왔다.

동네 주민에게 출발장소를 물어보니 저 위로 올라가란다.  많이 가야할 줄 알고 졸았더니 이런 200m도 채 되지 않는다.

도착하니 6시. 바로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다. 기존의 여론조사와는 많은 차이가 난다.

지금까지 계속 출구조사가 틀려서 방송사들이 망신당했는데 이번에도 개표가 시작되자마자 완전히 다른 양상이다.

그래도 다음날 보니 출구조사가 거의 맞았다.

6시간 산행 계획은 어그러져 8시간 30분이나 걸렸지만 한 사람이 원하던 100명산 명지산도 가고

또 다른 사람이 원하던 귀목봉도 갔으니 모두 만족인가?

그런 난 튼실해진 다리로 만족해야 하나? 아니다. 좋은 산을 보고 즐기고 느끼고 왔다.

 

오늘의 산행코스는 다음에 좀 여유있는 산행을 하고 계곡에서 시간을 보냈으면 하는 좋은 산행코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