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제 : 2010.08.07(토요일)
-- 같이간 사람 : 늘푸른수토일산악회 약 42명
--- 날씨 : 하루에 비를 네번정도 만나고 그 사이는 뜨거운 햇빛.
---- 등산로 환경 : 잘 정비되어 있습니다. 밧줄도 없이 거의 계단으로 다닐 수 있음다. 그래도 쉽게 거리가 줄어들지는 않습니다.
희한합니다.
----- 등산 경로 : 백운동 탐방지원센터 - 만물상 등산로 입구 - 능선으로 - 좌측으로 굽어서 - 1096봉 - 제단바위 - 서성대 부근 -
서성재 -칠불봉 - 우두봉 - 하산길 - 해인사 - 버스정류장
등산지도 (칠불봉이 정상석에는 1433으로 나옵니다. 최근에 정정되어 칠불봉이 정상이 되었다네요.)
고도표입니다.
이걸보니 왜 속도고 안 났는지 알겠네요. 거의 1000m를 올라가는 코스네요. ㅎㅎ
가야산 하면 해인사가 있는 산이다 라는 생각이 든다. 되게 유명한 산이긴 한데 산행은 해본적이 없다.
예전에 삼동회에서 합천 해인사 소속 암자인 고불암을 갔을 때 당연 가야산 산행을 할 줄 알았더니
매화산을 갔었다. 매화산 정상의 기암이 생각난다.
이번에 가야산의 만물상 능선이 개방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가봐야지 생각을 했었다.
작은뫼오름에 가자고 얘길 했지만 휴가철인 관계로 영 반응이 없어서 안내산악회를 알아보았다.
양재역을 거쳐 가는 산악회를 발견하고 알아봤더니 인원 부족으로 취소되었단다.
부랴부랴 다른데를 알아보았더니 잠실역을 거쳐가는 산악회가 있어서 알아보고 작은뫼오름의 결정을
기다렸지만 꿩 궈 먹은 소식이라 예약했다.
다행히 7시 출발이라 집에서 5시 20분부터 나와서 버스 두번 갈아타고 잠실역에 도착하였다.
1번 출구를 찾아 이리저리 하고 출구로 나서는데 이런 비가 오네.
요즘 날씨는 하루에 몇번씩 비가 오니 원....
그냥 나무 밑에서 버텨 본다. 버스가 예상보다 빨리 와서 잽싸게 올라탔다.
자리를 다 지정해서 메모지를 창에 붙여 놓았다. 만차란다.
천호, 상일, 에니메이션 고교 등을 들러들러 중부고속도로에 들어서니 날씨가 멀쩡해 진다.
이제는 너무 뜨거울까봐 걱정해야 할 지경이다.
이 산악회 진행진이 모두 장신이다. 회장은 프로복서 출신이라고 하는데 말을 재미있게 한다.
여성인 총무도 엄청 장신이고 산행대장도 장신이다. 진행도 척척척척이다.
밥 나눠주고 바로 종이컵에 담긴 녹차나 커피 돌리고 이어서 뜨거운 물 나눠 주고 바로 돈 걷고
또 표식 나눠주고... 수,토,일 3회나 산행을 진행한다고 한다.
옆 좌석의 산드라님이 알고보니 엄청난 고수이다. 백두대간은 물론이고 정맥, 기맥 다하고 서울 시계 종주를
개인적으로 한번 하고, 조선일보 취재팀 안내하느라 한번 하고, 안내하기 전에 답사로 한번 하셨단다.
시작했다 하면 한번도 안 쉬고 끝내는 굉장한 열정을 가진 분이다.
해외산행에 해외오지탐험도 많이 갔다온 듯 하고. 臥虎藏龍이라 하더니 그런 분이 몇만은 된다고 말씀하시네.
조금 과장이시겠지? 설마.
참외 하우스가 가득한 성주를 거쳐 합천을 향해 간다. 배롱나무가 유난히 많다.
이정표에 계속 고령이 나온다. 합천에서 고개 하나 넘으면 고령이다.
고령은 고향이다. 뭐 나이가 만~ㅎ지는 않지만 그래도 고향하면 뭔가가 꿈틀하는 나이는 되었나보다.
초등학교 4학년부터 경기도에서 생활했으니 별다른 기억도 없는데 뭔가 익숙한 느낌이라는게 있다.
사당이 있는 기와집도 보이고, 특히 집 뒤에 가득한 대나무들...
백운동 지구까지 가는데 옆에 멋진 바위들이 나타난다. 가야산이 이런 산이었나? 하는 느낌이 든다.
버스에서 내리니 뜨거운 태양이 반긴다. 이런 반팔입고 왔는데.
안내 산악회다 보니 각자 알아서 우루루 산행을 시작한다. 넉넉잡고 오후 5시까지 오라고 한다.
취소된 산악회에서는 5시간만에 내려오라 하던데 여기는 7시간만에 내려오란다. 천천히....
어찌된 영문인지 게으름 한번 안 피우고, 바로 옆에 있는 야생화식물원에도 못가고, 옆길에 있는 마애불에도 못가고, 해인사도 찬찬히 못 둘러봤는데 5시에 도착했다. 요즘 왜 이러지?
야생화식물원
산행시작 (10:35)
야생화 식물원도 그냥 지나쳐 바로 백운동 탐방지원센터 바로 맞은편에 있는 만물상 등산로로 들어선다.
카페의 산행 안내문에는 서성재에서 백운동으로 계곡으로 내려온다 하였는데 해인사로 내려오는 걸로 변경했다고 한다. 얏호!
내가 원하는 바로 그거야.
만물상능선으로 가는 길은 오른쪽은 동장대 능선, 왼쪽엔 사자암과 나한히 간다.
동장대 능선
내려다본 백운동 방향
여기가 오른쪽 사자암
처음엔 조금 올라간다. 날씨가 덥다. 아침에 비가 왔는지 땅이 미끄럽다.
사람들이 벌써 땀을 많이 흘린다. 조금 계단을 올라가다 조릿대 사이로 진행한다.
겨우 400m 올라왔는데 땀범벅이다. 최단시간에 물을 꺼내 마시는 듯하다.
광주에서 온 산악회도 있고 경상도에서 온 산악회도 있고 여러 말이 섞인다.
오늘은 카메라가 좀 이상타. 처음엔 저장공간이 없다고 나와서 산행하면서 계속 지워야 했다.
나중에는 비로 인해 습기가 차서 우두봉에서는 아예 파업을 한다.
동장대와 사자암을 보면서 열심히 진행하다 보니 만물상 능선이 보이는 곳에 도착하였다.
바위가 갓을 쓰고 있는 듯한 바위에서 정면으로 만물상 능선이 조망이 가능하다. 다들 사진 한장씩 찍는다.
그 동안 사진기의 용량을 확보해서 사진도 한장 찍고.
갓쓴바위 (11:34)
사진에서 본 듯한 명명이 가능한 바위를 찾아봐도 없더니 능선에 올라 뒤돌아보자 지나온 능선의 경사면에
멋진 바위들이 있다. 하지만 내 사진기로는 불가능하다.
지나가서 뒤돌아 보아야 진면목을 알 수가 있었다.
한개는 확실하게 봤다! 보면 민망한 바위~
바위산의 특징인 바위틈새에서 성장하는 소나무들도 많고.
날씨가 심상치 않아지는 가운데 저멀리 혼자 빛을 받고 있는 산이 있는데 이름을 모르겠네.
가야산성터 등장! (11:42)
점점 이상해지는 날씨~
정규 이정표 되에는 별다른 이정표는 없어서 지도에 나오는 기둥바위도 1096봉도 어딘지 모르겠다.
제단 바위에서 앞의 서장대가 있는 산의 멋진 경치를 보면서 감탄하느라 제단 바위인 줄도 모르고.
옆의 거북이처럼 생긴 바위랑 여러 바위를 카메라로 담아봤지만 역부족이라 하나도 안보이고.
그래서 퍼왔습니다.
제단바위 (부산일보에서)
이건 어떤 넘이 찍은거!
서장대로 가는 길
거북이 바위인가? (이건 내가 찍은거!) (12:07)
제단 바위에서부터 갑자기 비가 퍼붓는다.
비에 대처하는 산꾼들의 유형 ~
1. 배낭 커버만 씌우고 그냥 계속 간다.
2. 우의를 꺼내 입는다.
3. 우산을 꺼내 쓴다.
4. 바위틈에 숨는다.
이 날 가야산에서는 더운 날씨관계로 1번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오히려 시원해하기까지 했다.
후유증으로는 쉰 냄새와 더러워진 바지, 꾀죄죄한 몰골이 남는다.
서장대 가는 길의 바위에서 조망하니 만물상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멋지다!
만물상 능선 (12:39)
빗속에서 서장대는 정확하게 바라보지도 못하고 지나간다. 금지구역이라는 말을 들어서.
사진을 구해왔다. 이렇게 생겼다네요.
서장대(부산일보 사진입니다.)
조금 내려가니 상아덤이란 안내판이 서있다.
가야의 건국설화와 연결되어 있다.
조금 더 내려가니 서장재이다. 와글와글하다. 국립공원관리사무소 직원이 왔다갔다한다.
서장재(12:56)
다들 비에 젖어서 몰골은 말이 아니지만 자리를 잡고 앉아 가져온 음식들을 꺼내 먹는다.
점심을 안 싸와서 차에서 남은 김밥을 챙겨온 나도 주섬주섬 가져온 걸 꺼내놓는다.
다행히 옆좌석 산드라님의 밥도 나눠먹고 막걸리고 얻어 마시고 하다보니 배가 부르다.
가져온 자두도 나눠 먹고. 의외로 노리는 사람이 많았다.
여기서 백운동으로 계곡으로 내려가는 사람들이 많다. 만물상 구간만 즐기러 온 사람들이다.
우리 산악회는 칠불봉과 우두봉을 거쳐 해인사로 하산하기로 하였다.
칠불봉으로 가는 길은 예전부터 있던 구간으로 계단과 멋진 바위들 틈새로 산행이 진행된다.
올라가는 계단에서 동장대 능선과 만물상 능선, 사자암이 모두 조망되는 멋진 지점도 있다.
좋은 사진기가 아쉽다.
조금 더 가니 칠불봉을 배경으로 멋진 사진도 찍고!
남이 찍은 칠불봉 사진
이것도! 날씨가 이제 맑아져 푸른 하늘과 구름이 조화를 부리고.
칠불봉 정상(2:12)
염치불구하고 맥주마시는 팀에 끼어서 가슴 속까지 시원해지는 맥주도 한잔 얻어 마시고!
칠불봉에서 내려다보는 가야산의 멋진 경치에 감탄하고 그냥 내려왔더니,
오늘 산악회 홈페이지 들어가봤더니 멋진 사진이 많이 올라와 있네.
칠불봉에서 본 동장대 능선
칠불봉에서 산드라님 잠시 기다리면서 젖은 옷을 말리고 우두봉을 향해 출발!
가다보니 우두봉을 배경으로 사진찍는 일행들을 발견, 사진도 찍어달라 하고.
우두봉 가는길 (2:33)
이건 넘의 사진기에 찍힌 모습
우두봉은 해인사에서 올라오늘 길을 만난 후 바위를 올라가야 한다. 한 10m 될려나.
그래도 배낭을 벗어놓고 가는 사람도 있다.
우두봉 정상석은 사람들이 많다. 줄서서 기다렸는데 사진기가 전원이 안 들어온다. 이런..
그래도 또 같은 표식보고 사진 찍어달라 해서 오늘 구했다.
우두봉정상!(3:06)
또 찍혔네. 우두봉에서 칠불봉을 찍었네요.
내려가는 길은 산드라님과 쭉 동행했다. 풍부한 산행 이야기도 들으면서.
내려가는 길이 두시간이면 긴 편이다. 길도 별로 험한 것도 아니고.
금새 지루해진다. 큰 계곡이 나타나지도 않고. 바지가 너무 지저분해서 좀 정리하고 싶었는데.
마애불 표시가 나왔지만 길이 선명하지가 않아 그냥 지나치고..
산행대장들이 뒤에서 나타나더니 쌩하고 지나간다.
해인사의 선원이 옆에 나타났더니 계곡에 사람들이 옷을 입은 채 뛰어든다.
그러고 싶지만 저~ 아래가서 하려고 해인사에 들른다. 해인사를 주변의 아름드리 나무들이 해인사의 역사를 말해주는 듯 하다.
청려장의 산행기에서 공사 중이던 담장은 석조 담장으로 잘 마무리가 되어 있고.
대장경 보관하는 곳까지 가보았다. 의외로 웬 좀약 냄새가 코를 찔렀다.
앞쪽 전각에서는 네팔 만다라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구경을 마치고 나오다가 화장실 이정표를 따라갔더니 샤워실이 나왔다.
웬 횡재냐 하고 싶었지만 templestay하는 사람들 전용인 것으로 보여 그냥 나왔다.
다시 비가 뿌리기 시작한다. 해인사에서부터 도로까지도 한참을 가야한다.
산드라님이 5시가 다되었다고 해서 부지런히 걸었다. 그래서 박물관도 그냥 지나가고.
모임장소의 화장실에서 가볍게 샤워도 하고 저녁도 먹고 6시에 출발하니 서울에 10시.
집에 가니 11시 30분이나 되었다.
가야산 산행은 멋진 바위들을 보면서 오르는 즐거움과 깊은 숲을 걸어서 내려오는 평온을 같이 주는 좋은 산행길이다.
가을에 단풍들었을 때도 아주 멋있는 산행코스가 될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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