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록

오! 자히르...

pc100 2008. 5. 20. 20:26

이 책을 두번 읽었다.

자히르 라는 단어가 가진 뭐라 설명할 수 없는 묘한 느낌이 좋아서 책을 사서 읽고

선물하기 위해서 또 한권을 샀었는데  전달을 못하고 책상 저쪽에서 굴러다니는 것을

다시 집어서 읽었다.

 

아마도 몇번을 더 읽는다면 각각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책일 듯 싶다.

 

우주선의 연료탱크의 크기를 정하는 것이 저 먼 옛날 로마시대의 말두마리라는 사실이...

부부가 살아가면서 어느 날부턴가 일상이 되어서 서로에 대해서 포기할 때가 있고

그 때 진정한 행복을 누리기 위해서 전쟁터로 뛰어나갈 수 있는 에스테르같은 사람이 되기를...

카자흐스탄의 스텝을.. 징기스칸에서 보았던 텡그리 라는 말을...

자히르로부터 벗어날 때 진정한 나를 , 진정한 사라을 찾을 수 있다는 역설을...

다 이해할 수는 없지만 자기 자신의 삶을 되짚어 나가서 어느 순간 사랑하는 사람이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는지 깨달을 수 있다는 것은 참 어렵다.

 

사랑의 의미가 다를 수 있듯이 사랑의 방법은 참으로 다양하다.

 

 

밑에건 예전에 읽었을때의 독후감

 

파울로 코엘료의 오자히르에서

 

<<남자 주인공의 만남에서의 이야기>>

전 오늘 기차역에 갔다가 기차 선로가 143.5센티미터 혹은 4피트 8 2분의 1인치 떨어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왜 이렇게 불합리한 수치일까요? 전 제 여자친구에게 그 이유를 알아봐달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녀가 알아온 답이 있습니다.

맨 처음 기차를 만들 때, 마차를 만들 때 사용한 것과 같은 도구와 연장을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마차 바퀴 사이의

거리는 왜 그만큼 떨어져 있었을까요? 고대에 도로를 그 정도 폭으로 만들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마차 바퀴 사이의

거리를 도로 폭에 맞춰 만든 겁니다.

  그렇다면 도로 폭이 그만큼이어야 한다고 결정한 사람은 누구일까요? 우린 지금 아주 먼과거로 거슬러올라가는 겁니다.

  최초의 위대한 도로 건설자였던 로마인들이 그렇게 정했습니다. 무슨 이유로 그렇게 정했을까요? 전차 때문입니다.

  전차는 말 두 마리가 끕니다. 그리고 그 시대에 같은 품종의 말을 나란히 매어두면, 말들의 폭이 143.5 센티미터를

  차지했던 겁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오늘날 우리가 이용하는 초현대식 고속열차가 달리는 선로 사이의 거리가 고대 로마인들에 의해

   결정되었습니다. 이민자들이 미국에서 철도를 건설할 때, 그들은 선로 사이의 거리를 바꾸는 게 낫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던질

   생각도 않고 같은 모델을 적용했습니다. 그 수치는 우주왕복선을 만드는데도 마찬가지로 영향을 미쳤습니다. 미국의

   엔지니어들은 연료탱크가 더 커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연료탱크는 유타 주에서 제작되어 철도를 통해 플로리다에

   있는 NASA까지 운송되어야 했습니다. 가는 길에 기타 터널들이 있었고, 폭이 넒은 것은 터널을 통과할 수 없었습니다.

    결론은 이렇습니다. 우린 로마인들이 이상적이라고 결정한 폭을 수용할 수 밖에 없었다는 거죠.

  그런데 그게 결혼과 무슨 상관이 있을까요?

  이것은 결혼과, 또 우리가 방금 들은 두 분의 이야기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언젠가, 누군가가 나타나

  이렇게 말했습니다. 너희 두 사람이 결혼하면, 너희는 남은 평생 동안 그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너희는 나란한

  두 선로처럼 늘 같은 거리를 유지하며 나란히 나아갈 것이다. 서로 조금 더 멀어지거나 가까워지려 한다면, 그건 규칙에

  반하는 것이다. 규칙은 이렇습니다. 이성적이 되어라. 미래에 대해. 아이들에 대해 생각하라. 너희는 유지해야 한다.

 기차 선로 같아야 한다. 너희들 사이엔 출발역에서부터 종착역에 이르기까지 내내 같은 거리가 존재한다. 사랑이 변하도록

내버려두지 마라. 처음에 그것이 커지도록 내버려두지 말고, 도중에 약해지도록 하지도 마라. 그러는 건 극도로 위험한 짓이다.

그러므로 최초 몇 년간의 열정은 흘려보내고, 같은 거리와 같은 견고함과 같은 기능을 유지하십시오. 여러분의 목적은

인간 종의 생존과 번식이라는 열차가 미래를 향해 나아가도록 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자녀들은 여러분이 늘 그래왔던 것처럼

그대로, 서로 143.5센티미터의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을 때에만 행복합니다. 변하지 말아야 한다는 규칙이 불만스러울 때는

여러분이 이 세상에 데려온 자녀들을 생각하십시오.

  이웃들을 생각하십시오. 여러분이 행복하다는 것을 보여주십시오. 일요일엔 바비큐 파티를 하고, 텔레비전을 보십시오.

지역 사회에 도움을 주십시오. 사회를 생각하십시오. 모든 사람이 당신들 사이에 아무런 갈등도 없다고 믿도록 행동하십시오. 고개를 돌리지 마십시오. 누군가가 당신들을 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게 유혹일 수 있습니다. 이혼을, 위기를, 우울증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미소를 지으며 사진을 찍으십시오. 그 사진들을 모든 사람이 볼 수 있도록 거실에 붙여두십시오. 잔디를 깎고, 운동을 하세요. 세월을 견디고 유지하기에는 특히 운동이 좋습니다. 운동으로 충분하지 않을 땐 성형외과에 가십시오. 하지만

절대 잊지 마십시오. 이 규칙들은 언젠가 만들어졌고, 여러분은 그것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을. 누가 만들었냐고요?

그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런건 절대 묻지 마십시오. 여러분이 동의하지 않더라도 그 규칙들은 언제나 적용될테니까요?

 

<<규칙들>>

-         나와 다른 사람들은 모두 위험하다. 그들은 다른 종족에 속하며, 우리의 땅과 우리의 여자들을 원한다.

-         우리는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인간 종을 번식시켜야 한다.

-         사랑은 작아서, 그 안에는 한 사람만 들어갈 수 있다. 마음은 사랑 그 자체보다 커서 여러 사람을 위한

      자리가 있다고들 하는데, 그건 헛소리다.

-         결혼을 하면 우리는 다른 사람의 육체와 영혼을 소유할 권한을 갖게 된다.

-         우리는 싫어하는 일도 해야 한다. 조직사회의 일원이기 때문이다. 만약 모든 사람이 자기가 좋아하는 일만

      한다면 세상을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         우리는 우리가 같은 집단에 속한다는 걸 드러내 줄 장신구를 착용해야 한다. 피어싱 역시 동족을 알아보게

       해주는 징표다.

-         우리는 늘 유쾌해야 하고, 자기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사람들을 냉소해야 한다. 집단의 구성원 중 누군가가

      자신의 느낌을 표현하도록 내버려두는 건 집단 전체에 위험하다.

-         아니오라고 말하는 것은 최대한 피해야 한다. 사람들은 라고 말하는 사람을 좋아한다. 그리고 그래야만

      우리는 이 호전적인 땅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우리가 어떻게 느끼는가보다 더 중요하다.

-         공연히 소란을 떨지 마라. 그랬다간 적들의 주목을 끌 수 있다.

-         만약 다르게 행동한다면, 너는 무리에서 추방될 것이다. 왜냐하면 네가 다른 사람들을 감염시키고, 그토록 힘들여

      조직해낸 것들을 와해시킬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         우리가 기거할 동굴을 어떻게 꾸밀지 늘 고민해야 한다. 잘 모르겠다 싶으면 실내장식가라도 불러야 한다.

      그는 우리가 훌륭한 취향을 가졌음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         배가 고프지 않더라고 하루에 세 번 식사해야 한다. 반대로 현재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이상적인 미의 기준에

      맞지 않으면 배가 고프더라도 굶어야 한다.

-         유행에 따라 옷을 입고, 하고 싶든 아니든 섹스를 해야 한다. 국경을 빌미로 전쟁을 벌여야 하고, 어서 빨리 시간이

      흘러서 은퇴하기를 바라야 한다. 정치가들을 뽑아야 하고, 물가 인상에 대해 불평해야 하고, 머리 모양을 바꿔야 하고,

     우리와 다른 사람들을 비판해야 한다. 각 종교에 따라서 일요일, 토요일, 또는 금요일마다 예배에 참석해야 하고,

     우리의 죄를 용서받고, 우리가 진리를 알고 잡신을 섬기는 다른 종족을 경멸하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껴야 한다.

-         어린 사람들은 우리를 본받아야 한다. 우리가 나이가 더 많고 세상 물정을 알기 때문이다.

-         대학 졸업장을 따야 한다. 설령 남들의 강요에 의해 전공을 선택할 수 밖에 없고, 일자리를 구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더라고 졸업장은 필요하다.

-         쓸모없는 것들, 하지만 알아두면 좋다고 누군가가 말한 것들, 예를 들어 대수학, 삼각법, 함부라비 법전을 공부하라.

-         부모님을 슬프게 해선 안 다. 비록 네 마음에 드는 것을 모두 포기하게 될지라도.

-         음악은 작은 소리로 듣고, 조용조용 말하고, 남들 앞에서 울지 마라.

 

 

 

<< 남자 주인공의 강연 내용 >>

 

불현듯 깨달았습니다. 내가 완전히 혼자라는 사실을.

물론 그해의 다른 때에도 저는 자주 혼자 있었습니다. 그리고 여자친구는 비행기로 두 시간만 가면 되는 곳에 있었고요.

어쨌든 그날처럼 들뜬 오후를 보낸 다음, 누군가와 말을 해야 하는 의무감도 느끼지 않고, 나를 둘러싸고 있는 아름다움을

관조하며 오래된 도시의 거리와 골목들을 산책하는 것만큼 값진 일도 없겠지요. 그런데도 나는 외로움에 마음이 짓눌리는

듯한 기분이 되었습니다. 도시의 풍광을 함께 나눌 사람, 함께 산책하고 이런저런 일들에 대해 즐겁게 이야기할 사람이

없다는 사실 때문에 말입니다.

    나는 호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꺼냈습니다. 그리고 그 도시에 사는 친구들의 전화번호를 여러 개 찾아냈습니다. 하지만

    그게 누구든 전화를 걸어 불러내기에는 너무 늦은 시간이었습니다. 바에 들어가 술을 한잔 할까 생각했습니다. 분명

    누군가 나를 알아보고 합석하자고 할 테니까요. 하지만 저는 그 유혹을 뿌리쳤습니다. 그러면서 든 생각이, 내가 이

    세상에 있건 없건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고, 누구도 내가 내 삶에 대해 말하는 것에 귀기울이지 않고, 어쭙잖은

   나 같은 존재 없이도 세상은 아무런 문제 없이 돌아갈 거라는 느낌만큼 참담한 것도 없구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 순간에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가 쓸모없고, 비참하다고 느끼고 있을까를 생각했습니다. 설령 그가 부자고

   매력적이고 유쾌하더라고. 그날 밤 그는 혼자고, 어제도 혼자였고, 아마 내일도 혼자일 테니까요. 데이트 할 사람이 없는

   학생들, 텔레비전이 유일한 구원인 양 바라보고 있는 노인들, 자신이 하는 일이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가를 자문하며

  호텔 방에 있는 사업가들, 오후 내내 공들여 화장하고 몸단장을 한 뒤 바에 가서 함께 있을 사람을 찾지 않는 척하며 앉아

   있는 여자들. 그녀들은 자신이 아직도 매력적인지를 확인하고 싶어하지요. 그런데 남자들이 눈길을 던지고 말을 걸면,

  그녀들은 거만한 표정으로 접근을 거부합니다. 열등감을 느끼고 걱정되기 때문이지요. 자신이 미혼모라서든지,

   혹은 이른 아침부터 땅거미가 질 때까지 일에 매여서 신문 읽을 시간도 없고, 그래서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할 수 없는

   보잘것없는 사무원이라는 사실을 눈치 채일까봐 두렵습니다.

  거울을 들여다보며 자기가 못생겼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들은 타고난 외모가 가장 중요하다고 믿으며,

  하나같이 잘 생기고 부유한 명사들로 가득한 잡지를 읽는 데 시간을 보냅니다. 저녁식사를 마친 부부들은 예전처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으면 하면서도, 좀더 중요한 다른 걱정거리들이 있기 때문에 대화는 다음날로 미룹니다.

  그러나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다음날은 결코 오지 않습니다.

  그날 저는 막 이혼한 한 여자 친구와 점심을 먹었는데, 그녀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이제 나는 내가 늘 꿈꾸던 자유를 갖게

  됐어! 그것은 거짓말입니다. 누구도 그런 자유를 바라지는 않습니다. 우리는 모두 사랑의 구속을 원합니다. 제네바의

  아름다움을 함께 느끼고, 책과 인터뷰, 영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누군가가 우리 곁에 있기를 원합니다.

  샌드위치 두 개를 살 돈이 없어서 한 개만 사더라고 둘이서 나눠먹기를 원합니다. 혼자서 샌드위치 한 개를

  다 먹는 것보다는 그 편이 나으니까요. 텔레비전에서 중계하는 중요한 축구경기를 보러 빨리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남자 때문에, 한창 열을 올리며 성당 탑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상점의 쇼윈도 앞에 자꾸 멈춰 서서 얘기의 맥을 끊어놓는

  여자 때문에 데이트를 방해받는 것이, 혼자 제네바를 방문해서 홀로 세상의 모든 시간과 평온함을 누리는 것보단

  나으니까요.

  홀로 있는 것보단 굶주리는 편이 낫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홀로 있을 때 스스로 선택한 고독이 아니라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고독을 말하는 겁니다. 우리는 더 이상 인류의 일원이 아닌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안락한 스위트홈, 예의 바른 종업원들,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훌륭한 호텔이 강 건너편에서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저는 여전히 불행했습니다. 내가 이룬 것들로 즐거워 하고 만족스러워야 마땅한데도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나는 나와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스쳐 지나가면서 그들의 눈빛에 두 가지 종류가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이 아름다운 밤 한 가운데서 고독을 선택한 척하는 사람들의 거만한 시선과 혼자인 것을 부끄러워하는

   사람들의 슬픈 눈빛.

   가장 나쁜 건 혼자서 비참하게 제네바의 거리를 걷는 게 아닙니다.

   나와 가까운 사람에게 그가 내 삶에서 조금도 중요하지 않은 존재라는 생각이 들도록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최악의 경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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