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산행기

속리산 묘봉-상학봉-토끼봉 (20080802)

pc100 2008. 8. 5. 15:37

호우예보경보까지 내린 상태에서 묘봉을 간다는 소리에 아무 생각없이 간다고 했다. 

음~~ 어지간히 각오를 하고 나서야 하는 산행인건 알았지만 나한테 거의 쥐약인 천길 낭떠러지 코스다... 죽음이다!

지도에 바위표시까지 있다.. 거기다 보라색으로 표시된 구간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와서 산행종점으로 온다는

엄청난 계획에도 무덤덤하게 '죽기야 하겠어!' 하고 나섰다가 죽을 뻔했다.

 

산행지도... 검은색 : 실제로 걷고 기어다닌 곳,  보라색 : 원래 더 가려고 했던 곳

 

 

9시 25분

버스 정류장에서 출발하여 하늘을 걱정스럽게 바라보며 어차피 젖을건데 하면서 출발하였다. 절 구경을 하러 미타사로

향하는데 뻘건 페인트로 '진입금지'라고 씌여있다.  왜 이렇게 점점 폐쇄적이 되어가는지 원....

 

9:56

미타사 대웅전을 올라가는 모습!   예전에 큰절이었는지 암자 규모를 약간 넘어가는 크기인데 가정집 분위기다. 삼성각은

다른데와 마찬가지로 단청도 잘 되어있다.   화장실도 없다하고 등산로는 밑으로 한참 내려가서 주차장으로 가라 한다.

절 인심 한번 사납네! 

 

주차장까지 내려가라는 말을 듣고 내려오기는 했는데 뭐 거기까지 가냐고 슬그머니 딴길로 들어간다.

여기는 큰비가 안왔는지 계곡에 물이 졸졸졸졸 수준이다!

열심히 내려왔던 길 옆 10m를 올라가는 의심을 하면서 열심히 올라가는데 같이 간 박부장님 유난히 땀을 많이 흘린다.

첫번째 쉬기도 전에 벌써 수건을 짜고 옷도 짜야할 판이다.  요즘 나는 땀이 흐를 정도로 땀을 흘리지는 않는다.

 

10:50  첫번째 쉼터에서 멀리 가야할 곳을 배경으로.... 오른쪽에 보이는 바위산들을 넘어가야 한다.

 

배경만 바꿔서...  역시나 약간 계획했던 등산로를 벗어난 듯 하다.  

 

11:35

지도에 나와있는 북가치에 당도하다. 드디어 나타난 이정표! 

참고로 한 산행기에는 이정표 잘되어 있는데 왜 없냐고 투덜대던 게 무색하다. 엉뚱한 곳에서 이정표를 찾다니.. 

 

11:55 북가치에서 묘봉을 향해 열심히 올라가다 오른쪽의 널널한 바위를 발견하고 눌러앉았다.  

차츰 간이 부어가는 듯...   밑에서 간식 먹고 묘봉에 올라가 있는 사람들한테 들리지도 않는 흰소리 하고...

 

 12:12 묘봉에 당도하다.  요런 바위 옆에 엄청나게 큰 바위가 있다. 

 

그 바위에 가서 쫄아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은영이!   많이 부은겨..... 

 

 

올라기기는 힘들어도 올라가면 배경같은 멋진 경치를 볼 수 있다는거!

 

이제 암릉구간이다. 묘봉에서 내려오는 것부터 밧줄타기.... 유격! 하고 내려와야 하지만 올라오는 여자분이 하도

힘들어해서 태연한척 내려갔다.   쪼금 내려와서 점심을 챙겨먹고 가져온 술도 먹고... 운전해야 한다고 하면서

여부장이 빨리 먹어야 한단다.

 

요러고 다니는 길이라는거.... 묘봉에서 상학봉까지 겨우 1km... But... 고난이도 코스에 시간은 하염없이 가고.

난데없이 소나기가 퍼붓는다. 그냥 걸어간다. 이미 땀으로 범벅이 된 상태니 시원하고 좋네...

이런 바위도 보고 힘겨운 환경에서도 ��이 자라는 멋진 소나무들도 보고...

 

계속되는 바위! 바위!  요리 돌고 조리 오르고 하면서 가는데 1km 가는데 밥먹고 하는라 2시간이 걸렸다.

 

14:12 상학봉에 도착! 한컷... 

 

정말 상학봉 정상은 요렇게 오라가면 평평한 바위가 있다. 사다리는 고정되어 있지 않고...

 

상학봉 정상의 평상만한 크기의 바위에 올라앉아 있으니 비도 그치고 능선을 중심으로 한쪽은 구픔이 하나도 없고

한쪽은 구름이 자욱한 절경이 펼쳐진다.  서로간의 치열한 기싸움! 카메라로는 잘 표현이 안되지만 한컷! 

 

기어오르다 못해 이젠 기어서도 지나간다. 개구멍인가?  

 

시간이 워낙 많이 걸려서 당초 계획했던 미남바위를 멀리서 보고 토끼봉으로 방향을 잡았다. 엥... 철다리로 바위를

내려가다 다시 올라가서 바위를 돌아가니 저 멀리 바위 위에 철사다리가 보이네. 저건 어디로 가는 사다리인겨?

  

3시 40분 토끼봉 정상에 올라가다!  길이 두 곳이라 아래쪽 방향으로 갔다가 결국 박부장 손을 잡고서야 올라갈 수 있었다.

요렇게 올라가고 내려가야 합니다. 김토끼... 위험한 구간이라 이정표도 지워버렸고 얇은 로프뿐이다.  

 

첨탑바위 전경!  

 

토끼굴을 통해서 올라갈 수 있다고 토끼봉이지만 실상 모양은 모자모양이라서 모자바위이다. 깎아지른 절벽 위에 바위들이

있는데 벤치바위도 있고 공기돌 바위도 있고... 

 

첨탑바위를 배경으로 한장!   쫄았다. 

 

좌측으로 틀어서 다시 한컷... 

 

공기돌 바위를 붙잡고 설악산 흔들바위라고 우길려고 포즈를 취하고!

 

 

토끼봉을 내려와서  너른 바위에서 토끼봉 입구를 본 보습 ! 좌측 소나무 사이의 검은 부분이 토끼굴!   

 

이제 끝났으려니 했더니 웬걸 칼날같은 바위 능선을 밟고 한 5분을 내려왔다. 은영이 살려!  

우리가 갔다온곳을 멀리에서 찍은 사진!  좌측 2개는 모르겠고 앞에서부터 토끼봉, 상학봉, 묘봉이라는데 잘모르겠다.

눈 좋은 분은 밑의 사진과 대조해 보시도록!

 

4:30분 산행완료! 

 

어디서 세수라도 하려고 해도 영 물이 시원찮아서 고양이 세수로 마무리하고

초등학교를 찾아가 대충 닦고 옷도 갈아입고....

돌아오는 길에 보은 터미널 옆 김천식당에 가서 순대전골을 소주 한병과 함께 맛나게 먹었다.

운전할 여부장은 물만 내리.... 

조금만 더 좋으면 날아갈 듯한  기분으로 뒷좌석에 앉아 오는데 차가 너무 막혀서 민망했다.

 

군자산 이후 계속되는 빗속 산행이 이어졌지만 다행히 두차례 소나기로 그쳤다.

힘들게 바위 위에 올라가서 맞는 바람은 억만금을 준다고 해도 살 수 없는 것!  

산능선을 두고 양쪽의 바람들이 구름을 두고 벌이는 힘겨루기의 장관....

커다란 바위봉우리들을 감쌌다가 보여줬다 하는 운해의 장관....

 

뭐 바지가 좀 찢어지면 어때???  내 힘으로 올라가서 시원한 바람 맞고 맛있게 점심 먹고

거기다 맛있는 저녁까정.... 행복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