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산행기

8개인가? 9개인가? x 2 이니 16 봉인가? 서산의 팔봉산 (20081003)

pc100 2008. 10. 9. 12:31

아들이 저녁까지 학교에서 먹고 오니 자연 음식만들 일이 줄어든다.

냉장고에는 언니가 힘들여 가꾼 각종 야채가 쌓여 있지만 늦은 간식과 입맛 없는 아침용으로는 어울리지 않는다.

격일로 집에 있는 남편은 '먹어치우는' 이라고 말하는 사람이라 별로 신경이 쓰이질 않는다.

나는 나대로 회사에서 두끼를 해결하니 이래저래 냉장고가 하루 종일 물만 토해내는 꼴이다.

그러다가 막상 등산갈 도시락을 쌀려니 아무것도 없는거다.

부랴부랴 집근처 마트에 가봤지만 역시나 살게 없다. 달랑 돼지고기 한근 사고 아들놈 간식거리 사고 말았다.

매실주랑 고추가루에 대충 버무려놓고 배낭을 다시 꾸릴려니 귀찮아서 설악산 갔다온 배낭에다가 필요한거 갈무리 해서 넣었다.

당췌 정리정돈이 안되는 관계로 큰 배낭이 가득 찬 느낌이다. 아무것도 없으면서.

잘 정리하는 연구를 좀 해봐야할 듯 하다.

개천절이다. 아침에 약간 늦게 일어났다. 헐레벌떡 일어나서 밥안치고 재워논 고기를 열심히 볶고 반찬 담고...

항상 헐레벌떡!   오늘은 사고쳤다.  핸드폰을 두고 나왔다.  디지털치매라 경숙 여사 전화번호도 모르는데...

시간이 늦어서 뛰다시피 나왔더니 저기 7001번이 신호에 걸려있다. 달려가서 문두드려 올라탔다.

버스 안이 한산하다. 공휴일이라 출근들을 안하는지...

7시 5분에 사당역에 도착했다. 30분이 모이는 시간인데 하면서 털레털레 빤히 보이는 반대편을 향해서 전철역을 가로질러 올라갔다.

안사장이 차를 주차하느라 애쓰고 있었다. 겨우 주차했더니 아우디가 와서 지나간다고 비키라고 하니 또 비겨주고...

원래 세우면 안되는 버스 정류장인데 용케도 알맞은데 차를 세우니 하나둘씩 나타나기 시작한다. 경숙여사가 안보여 걱정이 된다.

언제나 일찍 오는 사람인데 전화번호도 모르고 여부장도 전화기 분실로 모르고...

여부장내외와 박부장내외, 이차장이 도착하고 마지막으로 딱 이경숙 여사가 도착했다.

승합차에 타니 모두 8명이다. 여부장 부인 왈 "묻지마 산행 분위기네"한다. 나는 "새우잡이 배에 차떼기로 넘기는거 아녀"라고 해본다.

아침을 못먹어 배고픈 김에 삶은 땅콩을 꺼내놓고 먹기 시작하니 이여사님은 삶은 밤을 내어놓으신다.

차는 과천의왕 고속도로를 타다가 서해안을 탈 예정이었는데 안 사장이 잘 아는지 비봉, 발안, 장안대  등 내가 수원의 버스 행선지에서

많이 본 곳을 지나가는 국도로 달려가다가 고속도로를 올라선다.

서산 ic에 내리니 옆에 밭에서 고구마를 캐고 있다. 경운기 앞에 내가 모르는 기계를 붙이고 쭉 지나가니 고랑이 다 파헤쳐져서 웬만한

고구마는 다 나온다.  순을 걷는 사람, 기계로 캐는 사람, 고구마 줍는 사람, 자루에 담는 사람 분업이 잘돼있다.

샛길을 찾는다고 이리왔다 저리갔다 돌아왔다 하다가 농로 비슷한 길을 한참 가니 커다란 길을 만난다. 서산 읍내를 피해서 왔다고 한다.

2시간도 채 안걸려서 팔봉산 주차장에 도착했다. 주차장도 잘 갖추어져 있고 사람들도 꽤 온것 같다.

등산로 입구에는 할머니들이 각종 농산물을 펼쳐놓고 팔고 계신다. 아마도 사람들이 많이 오는 곳인가 보다.

등산로에 들어서니 옷 갖춰 입고 배낭멘 우리가 웬지 뻘춤해 지는 느낌이 팍팍 든다. 아무래도 동네 뒷산인듯...

 

정식 등산로가 시작되는 곳에 있는 만세팔봉이란 글이 새겨진 큰 바위...  

 

등산을 시작하고 10분만에 1봉과 2봉의 갈림길에 도착!  1봉은 좌측으로 80m 올라가란다. 

벤치와 평상에 편안한 차림의 사람들이 앉아있었다.  

1봉으로 올라가본다.

 

1봉의 모습. 감투봉이라고 한다.  올라가는 특별한 루트가 안보여도 꼭 올라가보는 두사람이 있다.

 

1봉에서 바라본 바다... 물이 다 빠져 있다.  중간의 짙푸른 녹색이 서산의 특산품 양배추 밭이다.

 

 1봉의 왼편 작은 바위에 올라가서... 경숙여사와.. 9시 49분

 

그리곤 바위에 올라가 노는 두 사람을 빼고 2봉을 향해 출발했다. 험하니 우회하라는 표지판이 있지만 다들 그냥 올라간다.

2봉 가는 길에 보이는 우럭 바위!  우럭머리를 닮았다.  

2봉에서 1봉에서 놀다오는 2사람을 기다리며 커피를 한잔씩... 빈속에 커피라... 앞길이 훤히 보인다.

 

2봉의 이러저러한 바위에서 놀다가 3봉을 향해 간다. 멀리 정상을 배경으로 한 장!  10시 21분

 

 

3봉은 팔봉산의 주봉으로 바위정상이다. 올라가는 길이 철사다리로 놓여져 있어서 숨만 조금만 차면 올라갈 수 있다.

사다리가 놓여져 있지 않는 예전 통로인 통천문으로 지나가는데 이런 배낭이 걸려서 벗어 들고 넘는다.

 

정상을 향해 올라가는 철사다리... 경사가 조금 급하고 폭이 좁아서 배낭이 걸리적 거린다.

 

통천문을 빠져나오는 경숙 여사!  10시 38분.

 

10시 49분 벌써 정상이다. 경숙 여사와!

 

정상에서 네여자가 앞쪽의 정상을 향해 손흔들며! 

 

정상에서 여부장과!

 

 역시 정상에서 아줌씨 연합!

 

정상에서 보는 1,2봉...

 

정상에 서 있는 안사장!  운전하느라 무지 고생해서 덕분에 다른 사람들은 편히 등산을 다녀왔다.  Thanks!  

 

바로 붙어 있는 두번째 정상을 누군가 4봉이라 해서 혼선이 생겼다. 정상주 겸 아침을 간단히 먹고 다시 4봉을 향해 출발한다.

3봉 이후는 별다른 어려움 없이 쭉쭉 진행되고 특별히 정상 표시도 없다.

 

보통 1km 이내의 간격으로 8봉까지 진행한다. 8봉에서 약간 내려가서 정수암을 찾아갔다가 물한모금 마시고 다시 8봉으로 귀환...

 정수암이 서태사로 바뀌었는지 그대로인지... 여기까지와도 11시 50분이다.

 

갔던길 되돌아오는 왕복 산행을 하는게 오늘의 코스다. 워낙 짧다 보니..

6봉으로 돌아와 거한 점심(즉석 골뱅이 무침에다가 무려 6집에서 가져온 각종 반찬과 라면과 커피)과 각종 술을 꺼억 할때까지 먹고

다시 3봉에 도착했다.  밥먹은지 한시간도 안 되어 또 남은 술 먹기!

 

정상 밑의 편편한 장소를 확보하고 기념 촬영한 사진.  

 커다란 바위들이 얼기설기 놓여 있는 형국이라 건너는 갔는데 돌아올 때 요리조리 틈 없는 데를 찾아도 없어서 결국

내가 제일 무서워하는 바위 건너뛰기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세번의 먹는 시간까지 가지고도 2시 20분에 하산하였다.  그래도 5시간은 산에 있었던 셈이다.

얼마 전부터 여유있는 산행에 맛을 들이고 있는 대장 따라 덩달아서..

내려와서 등산로 입구의 할머니들에게서 양배추 두통을 사서 한통은 경숙 여사를 주고.

 

시간이 많이 남아 모아온 태안 상품권으로 뭐 먹어보자는 의견으로 태안읍내를 가서 수소문하여 시장에 갔더니

전어도 많고 새우도 많지만 시장이라 구워먹는데가 없다.  지나가는 사람한테 물어보 모른단다.

안면도에서 대하축제를 하고 있었다는데 아는 사람이 없다.  그래서 만리포로 이동하였다.

만리포 해수욕장은 뜨거운 날씨만큼이나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바닷가에서 여럿이 어불려 사진도 찍고 할머니가 파시는 소라도 사서 쪽쪽 거리면서 먹어보고 비키니를 안 가져간 관계로

물에는 못 들어가 봤다. 

 

언제 그랬냐는 듯 회복된 시원한 만리포 해수욕장 앞에서 한장!

 

사진 찍기가 끝나고 부른 배로 들어가서  새우구이랑 회랑 밥을 또 먹었다. 배부르다 부르다 하면서 다 먹는다. ㅋㅋ

다시 태안으로 이동하여 각자 게랑 새우랑 살거 사고 꽉 막히는 줄 모르고 서해안 고속도로를 올라섰다.

운전하는 사람을 제외하고 일부 잠못 자는 사람 빼고는 부른 배와 술로 골아 떨어져서 열심히 잤는데도 에궁..

두칸도 진행이 안되었다. 다들 전화 걸고 받고 한다. 늦어진다고.

나도 광인이에게 전화하고 장안대학에서 내려서 좌석타고 수원으로 왔다.

의외로 수원역까지 빨리 도착해서 기분이 좋았다.

 

대학원 동창들하고의 약속이 이리저리 이중으로 어긋나 미안한 마음이 있는 날이었는데

즐거운 하루를 보내고 무사히 귀가해서 기분이 좋아졌다.

나중에 한번 가자고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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