뫼오름 10월 산행은 간월산-신불산-영취산으로 이어지는 영남알프스 억새산행이다.
영남 알프스에 속하는 가지산 갈때 가도 가도 안 나타나던 기억이 새롭다.
밤 11시 출발이라 할 일은 별로 없고 저녁먹고 일 정리 조금 하다가 휴식을 취하려고 회사 긴의자에 누워 있다 잠이 들었다.
저녁을 너무 잘 먹었는지 속이 불편하다.
깐풍기 + 탕수육 + 짬뽕밥 + 맥주 한잔 + 바리스타가 직접 뽑은 커피한잔. 과하긴 과했다.
같이 먹은 총무가 약을 갔다주었지만 약이라면 먹기 싫어하는 특성상 그냥 두고 차로 향했다.
버스 옆에 오랫만에 귀국하신 장부장님이 앉아 있다. 인사하고 냉큼 올라타서 이여사님 옆자리에 앉았는데 속이 영~~
이리저리 눈 인사 하고 나는 이여사님과 지난 주 등산 얘기, 여사님의 신상 등산화 얘기...
여부장님은 기사분과 열심히 찾아가는 길 의논 중 이고 총무는 돈 걷고 싸인 받고 출석 체크하고...
신청자가 넘쳤는데 중간에 취소자가 많아서 총무가 속상해한다.
드디어 출발! 죽전에서 한팀을 태워야 하는데 앗불싸! 기사님이 신갈까지 냅다 달려버렸다.
신갈에서 죽전팀 택시타고 올때까지 설렁설렁....
그래서 시간이 대충 맞을 거라는 예상으로 갔지만 이번에 너무 일찍 도착해서 경주휴게소에서 잠시 휴식!
4시 넘어 무쇠솥 곰탕을 먹으러 언양 온천에 도착!
다들 자다 일어나서도 한 그릇씩 잘 먹는다. 밥먹고 짐정리하고 양치하고 배냇재로 출발하는데 지방도로로도 인정 못 받을
좁을 길을 잘 찾아가는 듯 하다. 드디어 배냇재 도착!
다른 팀이 비닐 천막 안에서 뭔가를 끓여먹고 있다.
오늘의 산행 일정을 살펴보면 배내재에서 배내봉 - 간월산 - 간월재 - 신불산 - 영취산 (옵션으로 시살등)으로 이어지는
능선 코스이다.
어중간하게 도착을 해서 헤드랜턴 있는 사람은 하고 눈썹달만 의지해서 가는 사람도 있고...
그러다 이것저것 챙기다 늦은 총무는 다른 데로 갔다가 돌아오고...
나는 당근 선두의 대장을 쫓아서 짧은 다리로 열심히 올라간다.
안 그러면 못 따라간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산행 노선 >>
총 35명이 갔는데 청소년이 한명이요 아이가 두명이다. 아이들은 산행을 안하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날씨는 바람이 쌀쌀하게 불고 있고 달은 예쁜 눈썹 모양을 하고 있지만 밝기는 약하다.
배냇재에서 배내봉을 가기 위한 능선까지는 계단이다. 줄기차게....
먼저 와 있던 팀들도 등산을 시작해서 마구 섞이기 시작한다.
능선에 올라서서 일행을 기다려 보기로 하지만 날씨가 기다리기엔 조금 춥다.
지난 주의 날씨가 아무리 이상기온이라지만 너무 다르다.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서 배내봉을 향해서 출발한다.
등산로는 주로 돌이다. 커다란 바위가 아니라 깨진 돌인데 마모되지 않는 각진 돌이라 능선이라는 말을 믿고
레저화 신고온 나는 처음에는 발맛사지요 나중에는 고문이다.
배냇봉에서 (6:09) 오랫만에 같이 간 승지 영감과
배냇봉은 지나기 전부터 멀리서 하늘을 반 갈라서 서치라이트 비추듯 하던 하늘이 벌겋게 달아오르면서 밝아지기 시작한다.
동해 쪽으로 산들이 더 있기 때문에 멋진 일출은 아니지만...
6:42 의 하늘
계속 걸어가는데 어째 좀 느낌이 이상하다. 그리 험하다고 볼 수도 없고 그렇다고 만만하지도 않은데 등산로 옆이 낭떠러지다.
아마도 멀리서 보면 멋진 경치 위를 걸어가고 있는듯하다. 이 느낌은 갈수록 확실해 지는 듯 하다.
간월산 정상에서(7:24) 귀국한 장부장과 함께, 얼굴이 추워보인다... 겨울등산할 때의 얼굴색!
간월산 정상을 지나 조금 내려가면 경사면과 간월재의 넓은 권역, 신불산 올라가는 넓은 지역에 억새가 자리하고 있다.
억새는 다른 산에 비해 비교적 키가 작고 알맞게 핀 상태이고 막 떠오른 태양의 각도에 맞는 쪽은 멋있고 반대방향에서는
존재감이 덜한 느낌이다. 역시 조명이 중요해!!
간월재로 내려가는 곳에 있는 전망대에서(7:42)
간월재에서 돌탑과 지도를 보고 있는 모습 (뒤쪽이 간월산에서 내려오는 길- 억새가 잘 표현이 안되어있지만 바위빼고는 다 억새!)
조감도에 의하면 우리가 버스 타고 올라온 길을 공룡능선이라 불리는 험한 길로 올 수 있다고 되어 있다.
간월재는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이 있어서 여기까지 길이 잘 닦여 있고 사륜오토바이 대여도 하고 있고, 전망대도 잘 만들어 놓았고
돌로 탑도 쌓아 놓았고, 간이 매점도 있는 등 동네 뒷산 분위기이다.
간월재에서 사진 한장! (7:50)
간월재에서 다시 넓은 억새밭을 보면서 계단을 열심히 오르면 신불산 정상에 도착한다(8:25)
새벽에 먹은 설렁탕은 다 어디로 갔는지 다들 배가 고픈지 신불산 정상에 개인이 점거하고 영업을 하는 비닐하우스에
사장이 아직 출근전이라 우리팀이 점거하고 앉아 커피를 끓이려는 여부장을 라면으로 바꾸게 하여
라면 한 젓가락씩 먹어가며 가져간 족발이며 이여사가 가져온 오징어풋고추조림이랑 풋고추 삭힌거며
각자 가져온 술들을 마신다.
쪼매 기다려 후미팀에게 라면 냄비를 넘기고 우리는 출발!
나중에 들으니 후미조는 먹다가 쫓겨났다고 한다. 에궁!
우리가 한창 먹을 때 사장이 50kg짜리 배낭을 메고 나타나더니 머릿수 적다고 쫓아내다니!
잠깐 하산하여 신불평원에서 단체사진한장! 9:21
뒤에 보이는 곳이 신불산 정상에서 내려오는 길. 지난주 다섯개산 종주에 참가했던 4명이 찍으려는데 승지영감 join!
독사진 한장! 썬크림도 안바른 얼굴이 추위 때문에 이상한 색으로 나왔네.
이번에는 영축산을 향해 출발! 넓게 펼쳐진 신불평원과 습지를 지나는 길은 그리 어렵지 않지만 여전히 왼쪽으로는 급경사가
있다. 내려가서 봤더니 완전 분지형태로 아래로는 깎아지른 절벽이 있다.
영축산 가능 길에 뒷편의 멋진 바위를 배경으로(허수은 사원이 찍어주었습니다.)
영축산 가는 길의 멋진 억새밭(9:48)
영축산 가는 길 내내 장부장과 수은양의 심도 깊은 회사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OJT 기간에 벌써 회사를 그렇게 많이 파악하다니 조금 부끄럽네.
영축산 정상에서(10:06분)
이번엔 단체로 !
이번엔 단독샷!
영축산에서 내려오자마자 통도사로 길을 바꿨어야 했는데 후미는 보이지도 않고 시간도 10시밖에 안된 관계로 한칸 더 가서
시살등을 가기로 하였다. 불길하게 간월재 지도에서는 바짝 붙어있던 영축산과 시살등이 영축산 부근으 항공사진에서는
아예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멀어져 있고 신불산 대피소 사장 왈 "5시간 정도는 가야할 걸요" 이런다. 이런 전조를 무시하고
출발하니 이제부터 억새는 끝나고 험한 길이 나온다.
11시 시살등 치고는 너무 가깝다고 생각하며 올라간 함박등(?)인가?
함박등을 내려서서... 뒷편으로 보이는 능선들이 영축산과 연결되는 능선!
함박등에서 통도사에서 우리와 반대로 올라온 분이 올라오는 길이 만만치 않다고 시간 많이 걸린다고 했지만
다들 무시!
또 한봉우리를 지나 또 한무리를 내려보내고 시살등으로 향해서 가면서 저기겠지 하고 바라본 죽밧등!
내가 제일 싫어하는 암벽이다. 도착하는 데도 바위건너 바위건너! 딱 도착하니 한 50CM쯤 되는 넓이의 바위 겉을 돌아돌아
저기를 다 올라가도록 되어 있다. 여부장이 "은영이 죽네!" 놀려댄다. 스틱을 여부장한테 넘겨버리고 네발로 벌벌 기면서 올라갔다.
어이구 이놈의 병... 언제나 나을려나...
얼굴이 벌개서 다들 올라오고 있다. 11시 26분
그렇게 덜덜 떨고서는 그길로는 내려갈 수 없다는 마음으로 앞으로 앞으로 조금 가다가 가에서 멀리 떨어져서 한장!
우하하! 저쪽에서 왼쪽으로 더!를 외치는 사람! 기억해 뒀다...
사실 죽밧등에 올라갈 때 발발 떨던 거와는 달리 뒷편으로는 웬만한 바위만한 높이만 내려가면 된다.
즉 앞만 흙에서 멀고 뒷편은 안멀다는 사실! 어찌나 재밌던지... 제일 먼저 간 관계로 혼자서 맘껏 웃었다.
그런걸 모르고 그길로 내려갈 생각에 가슴 졸인 생각을 하면!
이것도 아니란 말이야 하면서 시계를 보니 내려가야할 시간이다. 지도를 보고 시살등 못미쳐서 내려가기로 하고
열심히 걸어간다. 길이 내려가는데 올라오는 사람들에게 물으니 조금 가면 이정표가 나온단다.
이정표가 나왔다. 시살등이 아직도 1KM란다. 에잉! 여기는 아닌가벼!
지도를 판독한 여부장 왈 "시살등 약간 못미쳐 내려가는 길이 있으니 안타깝게 거기서 내려갑시다."
그래서 열심히 약 100M를 오르막을 올라갔다. 웬걸 거기가 시살등이라네. 누가 0.1KM를 1KM로 살짝 손질했나보다.
아까 거기였네!!!
험한 길 건너 오른 시살등. 너무 완만하고 밋밋하다. 임진왜란 때 왜군과 열심히 싸운 곳이라 한다.
기념사진 한장! 11시 50분
여기서 가방을 풀어헤치고 남은 술을 먹었어야 했는데 새술 두병이 나와서 나누어 마신 관계로
다들 약간 다리가 풀린 경향이 있다.
하산길은 뾰족하고 주먹보다 약간 작은 돌들이 깔린 길 위에 나뭇잎이 수북히 쌓여 있어서 길 상태가 파악이 안되고
나뭇잎 미끄럽지 돌 미끄럽지 힘든 하산길이다. 거기다 경사까지 급하다.
통도사까지 1.9KM를 하산하는데 고도 7~800M 정도를 내려와야 하기 때문에 급경사이다.
앞서가던 운전직 한분은 나한테 조언하다 얼굴을 정면으로 나무에 들이받아서 얼굴에 피가 난다. 아이구..
여기 저기서 주룩주룩 미끄러지는 소리가 난다. 나도 한두번 넘어졌지만 꽈당 정도는 아니다.
앞서가는 이근충 차장 쫓아서 열심히 스틱으로 의지해 가며 발바닥 얇은 신발을 가져온 나를 탓하며 내려가는데
어째 뒤에서 따라오는 소리가 들리질 않는다. 나중에 한소리씩 한다. 나 따라 오다가 무릎 거덜났다고.
알아주세요! 저는 선두가 아녀요....
시간상으로는 1시간 30분만에 통도사에 도착했는데 다리가 지난 주 등산때보다 더 힘들다.
일행은 뿔뿔이 흩어져서 어딨는지도 모르겠고 전화해도 받지도 않고...
그래서 그 유명한 양산 통도사를 우와! 하면서 지나오고 말았다. 내가 본 사찰 중에 가장 규모가 큰 걸로 기억이 된다.
부지만이 아니라 거느린 암자며 특히 전각들의 크기와 높이가 인상적이었다.
전혀 단청을 하지 않은 민낯 같은 전각과 녹색을 기본으로 정교하게 치장한 전각들이 선명하게 대비를 이루었다.
이래저래 내려가다 보니 마지막으로 헤어진 팀이 주차장에서 방황하고 있어서 같이 내려가면서 들으니
아직 아무도 안 왔다고 해서 계곡에서 발을 씻고 쉬고 있는데 여부장 일행이 냅다 내려간다.
아직 안왔다고 했더니 전화를 하더니 아니란다. 다 와서 기다린단다. 에궁. 잽싸게 쫓아간다.
그러면서 한장! 2:01
주차장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전총무는 다리 아프다고 울고 있고 다리를 다쳐서 질질 끌고 있는 분도 있고.
이차저차 단체촬영을 하고 출발하려는데 6명이나 안왔네.
비상연락망으로 네명에게 네명이 동시에 전화를 걸었더니 주차장에서 기다리는 사람, 다온 사람 다양하다.
기영이를 위해서 스프레이 파스 사러 여기저기 다니다 GS25에서 파스 사다 뿌려주고...
등산이후 한번도 못본 한부장하고 서로 못봤다고 어떻게 된거냐고? 송과장네를 챙기느라 늦었다고 하네.
가까운 곳에서 SDI 총무과장이 소개한 집에서 늦은 점심을 해결하고 서울로 출발...
아! 다리가 너무 아프다. 이건 지난 주 등산보다 더 아퍼... 옆에 이여사도 동감...
다리를 뻗을 데가 없어서 여부장 자리 팔걸이로 살짝 침범했더니 발고문을 해주네. 아퍼라!
김성근 부장은 비맞고 있냐고 문자오고 아들놈은 언제 오냐고 전화오고 남편은 츄리닝 어딨냐고 전화오고...
열심히 자면서 죽전 도착! 버스타고 택시타고 집에 도착...
이번 산행은 5시 35분에 시작해서 2시에 끝났으니 7시간 30분! 음~~ 어린이들에겐 무리군.
배냇고개에서 배냇봉 - 간월산 - 간월재 - 신불산 - 영취산 - 함박등 - 채이등 - 죽밧등 - 시살등 - 통도사
좋았던 점 : 너른 고원분지의 억새밭과 천연 햇살 조명! 시원한 바람
나빴던 점 : 아래서 보면 더 멋진 바위들을 못보고 릿지하는 데가 있다는데 못본거, 통도사 못 둘러본거, 신발 잘못 선택한 거,
예정시간 보다 많이 늦어진거...
이 산도 달빛아래 보면 좋은 산이 될 듯... 간월재라잖아.... 달빛아래 억새는 또다른 멋이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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