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문에서 끝난 불수사도북을 아쉬워하는 이여사와 의기투합하여 다시 나선 사도북!
죄없는 여부장은 이번에도 앞장서서 이끌어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불수를 거쳐 오면 6시면 도착하는 회룡역을 수원, 주안에서 오는 아줌니들이 6시까지 올길이 없는 관계로
7시에 집결하기로 하였다.
전날 메일을 보니 다른 일행이 있을 거라 예상을 했지만 새로운 사람은 없었다.
계속되는 복잡한 회사 일로 지친 상태에서 늦게 퇴근까지 하는 바람에 이여사께 많이 싸오세요~ 문자 보냈더니
"그라지유~" 이러네... 대장 닮아가나봐...
아침부터 전쟁을 치렀다. 4시부터 일어나 밥하고 씻고 바르고 콜 택시 불러서 허겁지겁 수원역으로 향했다.
정작 나는 암것도 못먹고...
세상에 우리집에서 수원역까지 5분이면 간다네. 20년 이상 수원에서 살았지만 그렇게 가본 적이 없는데...
너무 일찍 도착한 수원역 대합실. 썰렁한 가운데 십여명 이상이 대합실에 앉아서 졸고 있고
무슬림 계열로 보이는 젊은 외국인이 취해서 나한테 안녕하세요? 를 연발하다가 노래를 부르다 한다.
영 ~ 맘이 불편하다. 가게도 연데가 없고... 괜히 한번 왔다갔다 하고 화장실 들렀다 나오니 대충 첫차 시간이다.
이럴 줄 알았으면 세류역으로 갈걸... 첫차가 수원 출발이 아니네. 앉아 오는 부지런한 사람들이 있네.
차에 탔으나 푹 잠들 수가 없는게 아들을 제 시간에 깨워야 한다네...
자는 듯 마는 듯 하면서 어느 듯 서울 지하철로 변신! 간신히 아들을 깨우고 청량리에서 전철 갈아타고...
청량리에서 회룡역 25분이라 35분에 도착했으니 제때 도착! 했더니 열차가 안오네...
기억을 되살려 제일 앞칸에 타고 조마조마 하니 7시 5분에 도착한다.
바로 나홀로이여사와 셋이 출발한다.
이번 산행 요약....
7:10 호암사 입구
8:18 사패산 정산
10:00 자운봉
11:19 우이암조망대
12:02 우이동으로 하산하는길
1:30 다시 육모정고개를 향해서
3:24 인수봉 산장
3:58 위문
4:29 용암문
4:45 동장대
4:53 대동문
5:33 대남문
7:58 족두리봉 정상
8:22 하산완료
시작 : 호암사 입구... 발걸음도 가볍게...
김장을 주제로 이여사와 얘기하면서 가는 길에 호암사에서 흰둥이 개 한마리가 사패산 정상까지 따라왔다.
사패산 정상에서 (8:18)
너무나 바람이 많이 불어서 내 몸이 가볍게 느껴졌다. 눈이 다시 내리기 시작했다. 싸래기 눈이 내리니까
여부장 왈 펑튀기 할 시간이 모자라서란다. ㅋㅋ
눈이 왔다 개었다를 반복하는 날씨에 멋진 풍경 사진 하나! 햇빛이 쏟아지는게 보이네...
사패능선을 타고 자운봉으로 향한다. 한번 왔던 길이라 기억이 새롭다. 지난번에 앉아서 밥먹던 곳들이 생각난다.
산의 위치와 각도에 따라서 눈이 쌓여있는 곳도 있고 없는 곳도 있고 저멀리 북한사 바위들에 눈쌓이 곳도 있고 다양했다.
두꺼운 옷을 안 가져간 나는 추위와 싸워야 하는데 특히 구멍 숭숭 뚫린 여름 장갑이 최대 약점이다.
눈쌓인 나무를 배경으로 한장!
멀리 눈쌓인 산이 멋있지 않습니까?
안쪽은 눈이 요렇게 쌓이고...
중간에 배고픈 나를 위해 떡을 주는 이여사와 맛있는 묵은지 찜을 가져온 여부장과 함께 간단히 아침을 해결하고...
많이 가져오랬더니 이여사님 정말 많이 가져오셨다. 족발에 배즙에 과일에 본인은 즐기지도 않는 막걸리까정.
나는 달랑 복분자 술 한병으로 하루를 때우기로 작정하고 얼굴에 철판을 깔기로 했다.
앗! 눈밭이다...
자운봉에 도착했다. 예전의 막걸리 아저씨도 북석대던 등산객도 없고 오로지 칼바람만이 우리를 반긴다.
전에 지나쳤던 자운봉을 올라간다. 쇠파이프가 너무 차다... 장갑~~~
내려오다 이여사가 다리에 쥐가 났다. 반대쪽 다리를 여부장이 만져주니 신기하게 풀린다고 한다.
상식으로 알아둬야지.. 그런데 원리는 뭐야?
자운봉에서 한컷! (10:00)
자운봉에서 내려다본 우이암을 쪼매나던데 멀어서 그랬나보다.
우이암을 향해서 1시간여를 걸어서 우이암 조망대에 도착했다.
우이암 조망대에셔 (11:19) 멀리 보이는 오봉이 멋지다!
우이암!
이제는 눈이 없어진 길을 열심히 걸어가고 있다.
내리막길이라고 신나게 내려가고 있다.
전에는 비정규 탐방로를 한참을 거쳐서 우이동 탐방로로 닿았었는데 이번에는 정규탐방로로 해서 갔는데도 별다르지 않았다.
별로 정비되지 않는 울퉁불퉁한 바위길...
이번에는 족발을 펼쳐놓고 이여사의 '지나 안먹지! 내새끼도 안먹어! '를 들으며 고구마를 먹었다.
우이동으로 내려와서 비싼 전골집들을 지나서 개나리 핀길도 지나서 한참을 내려가 해장국집을 찾았다.
두 사람은 해장국, 나는 김치찌개를 먹고 커피한잔 마시고 나섰다.
이번에는 같은 우이동이라도 육모정고개로 가는 북한산길을 타고 올라간다.
춥던 몸이 풀리고 따뜻한 음식을 먹은 뒤라 그런지 몸이 천근만근 무겁게 느껴진다.
지난 번의 악몽이 되살아난다. 그때도 이길 올라갈때 10m도 못 올라가고 쉬고 쉬고 했었는데 ....
육모정 가는 실의 절에 있는 부처님 암각화! 이 절은 산신당도 바위를 파서 만든듯...
이여사 표현에 의하면 부부싸움한 부부처럼 세사람 모두 힘들어서 아무 말없이 육모정 고개를 거쳐 영봉을 향해 갔다.
영봉에서 여부장 오기를 기다렸지만 안오길래 금방 오겠지 하면서 내려왔는데 그래도 안보이지만 걱정도 안하고
계속 백운대를 향해서 갔다.
나중에 보니 전화가 많이 와 있네... 전화를 하니 안되고... 어찌어찌 통화가 돼서 물어보니 우리 찾고 있단다.
북한산에 미아줌마 발생한다고 농을 해가며 헉헉 대면서 올라간다.
여부장보다 먼저 올라간 산장! (3:24)
춥다! 내려오는 사람들 옷차림이 장난이 아니게 겨울이지만 다들 빨갛게 얼어서 내려온다.
산장에서 남을 술 꺼내고 따뜻한 국수 한그릇을 나눠 먹었다. 지난번처럼 따뜻한거 먹고 퍼질까봐...
깔딱고개를 올라가서 위문을 배경으로(3:58)... 너무 힘들었는지 눈이 퉁퉁 부어있다... 희한하다..
조금 더 가서 백운대를 배경으로!
이번에는 산성 성곽을 따라 쭉 걷는다. 전에는 밑에 길로 걸었었는데 ...
이번 산행에서는 내리 걷는 길은 괜찮은데 조금이라도 올라가면 너무 힘들다... 지난번과 반대로!
용암문(4:29)
동장대에서 한컷 (4:45)
지난번에 하산했던 대동문에서 기념사진 (4:53)
대동문에서 남은 거리가 얼마 안되는 줄 알았었다. 에구구구...
그 뒤로도 3시간 30분을 더가야 하는걸 알았다면 이번에도 여기에서 내뺐을텐데...
성곽을 따라서 보국문을 거쳐 대성문을 거쳐 캄캄해진 대남문에 도착했다.
대성문에서 대남문을 가는 경사로를 가지 않고 옆의 우회로로 가는게 어찌나 고맙던지...
그런데도 못올라가고 헉헉댔다. 고비다...
대남문 (5:33) 랜턴을 꺼내쓰고 문수봉을 향해 출발..
캄캄한 문수봉을 거쳐서 철사다리를 내려오는데 우와!! 춥지, 어두워서 긴장되는데 쇠파이프는 차지, 장갑은 얇지...
삼위일체가 되어서 며칠간 어깨랑 팔뚝이 아팠다. 사모바위가 알고보니 넓은 공터 있는 곳이었다.
전에 물론 와봤던곳... 캄캄하니 휙 지나고 열심히 걷늗다. 이 구간은 의외로 길도 넓고 길이 좋다. 야간 산행에 문제가 없다.
비봉도 지나고...
서울을 둘러싼 아파트 숲들이지만 불빛으로 화장한 야경은 볼만해진다.
남들은 야경보러도 올라온다고 하지만 우리는 오로지 빨리 내려갈 생각 뿐이다.
그 시간에 홀로 올라오는 사람들도 있다.
족도리봉은 중간에 출입이 금지된 향로봉이 있었다.
향로봉 팻말에서 아래로 꺽어져 내려갔는데 잘못 들어섰단다.
중간에 마지막으로 남은거 털어 먹는데 이여사님은 이때 먹은 막걸리 맛을 잊을 수 없다고 하셨다.
나는 이 때 먹은 깨강정이 너무 맛있었다.
다시 길을 재촉하는데 기어이 족두리봉 가는 길을 찾아낸 여부장!
올라가는 길이다! ~~~~
이제는 정말 악으로 간다. 깡으로 간다!
족두리봉 밑에 도착했다. 이런 빙둘러서 기어이 정상까지 가자네.
네발로 기어서 올라간다. 정말~~ 몬살아...
거의 까무라친 김은영이 족두리봉에 앉아있다.(7:58)
족두리봉을 조심조심 내려와야 했다. 바위가 부스러지기쉬운 재질이라 알갱이들이 많다.
족두리봉을 내려와서는 계속 내리막길이다. 쉽지 않다. 무릎이 아픈건 아닌데 속도가 점점 느려진다.
자꾸만 앞사람과 간격이 벌어진다. 그래도 한 10m 떨어져서 다 내려왔다.
다 내려왔다. (8:22)
완전 얼이 빠진 얼굴이네...
식당에 들러 동태찌개에다가 소주 폭탄주를 쭉 들이키고 기운내서 열심히 졸았다.
신도림역에서 셋이 세어지고 수원행 전철에서 서서 다리 꺾어가며 열심 졸았다.
다시는 산에 가고 싶지 않을 줄 알았다. 끝날 때만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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