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엄청 올거라는 예보 속에서 낙점 받은 오늘으 코스는 성남시계일주 코스의 일부인 오리역에서 남한산성까지의 코스이다.
이미 백운산에서 하루종일 빗속을 헤맨 기억이 생생한데 3주나 산에 못간지라 망설임없이 따라나섰다.
오리역이 집에서 강남이나 사당보다 훨씬 가까운데 차는 두번이나 갈아타고 시간도 1시간 20분이나 걸렸다.
전날 공원에서 바람한점 없이 무더운 날씨를 보면서 비가 좀 늦게 오려나 했더니...
집을 나서니 벌써 부슬부슬 비가 오기 시작하고 오리역에 도착해서보니 벌써 와서 자고 있는 여부장...
비오는날, 비맞을 각오를 하고 나섰으니 요런 꼴이 될거라 예상을 하고..
이 사진 내가 아는 사람한테 보여줬는데 열이면 열 모두 웃음보가...
산행 코스 : 오리역 - 남한상성까지
일 행 : 여러시, 병건이, 은영이
시 간 : 8시 20분 ~ 16:50분 (8시간 30분)
산행지도입니다. 끝이 흐지부지... 남한산성 내 종로까지 갔습니다.
출발(8시 22분)
오리역에서 구미초등학교를 지나 성남과 용인 경계의 산으로 등산 시작!
아예 비맞을 차림으로 샌들에 반바지, 민소매 차림 병건차장, 샌들에 반바지, 셔츠 입은 두 사람과 대조적으로 난 새 등산화신었다.
샌들이 조금 낡아서 산에서 낭패 당할까봐...
뒤에서 보니 운동화에 야광표시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드네
시계등산로라는 화살표형 표지판과 입간판이 잘 정비되어 있지만 정작 현위치 표시는 없는 이상한 이정표 시스템.
지나온 곳과 가야할 곳만 알 수 있다. 표시판 자체가 거의 몇백미터 앞을 가리키고 있지만 그나마도 가서 보면 지나쳤다.
사실 지도 보고 웬 이름없이 표고만 있는 산이 이렇게 많아 했지만 가서 보면 휘리릭 언제 지나갔는지 모른다.
그러니 저 지도 만든 사람 꽤 꼼꼼한 사람인 걸로 판단된다
불곡산 정상 직전 (9:16)
불곡산 정상 직전의 정자에서 조망이 좋다 하여... 불곡산 정상에는 정자와 베개만한 정상석이 있다.
태재로 내려서면서 만난 종합 안내도.
여기도 번호는 있으나 번호가 뭘 의미하는지 표시가 없는 지도. 이런거 보면 은근히 부아가 치민다.
태재에서는 내려와서 왼쪽으로 10m 갔다가 오른쪽으로 20m쯤 갔다가 다시 왼쪽으로 꺾어서 도로를 따라 한 20m 직진했다가
사거리에서 좌측의 산으로 올라가야한다. 부동산과 세차장을 함께하는 집의 옆으로 올라가야 한다. 모르면 못 찾아감.
찾아야하는 사거리 (9:53)
골프 연습장을 확장하는지 기존의 등산로를 살짝 우회시켜 놓고 미안하다고 그 길로 가라고 현장소장 백이라고 써놓았지만
뭐~~ 그냥 철조망 끼고 요리조리 따라가니 등산로 나온다.
그 빗속을 나선 사람들이 우리 뿐인줄 알았더니 아니더라. 우리 앞을 휙 지나가는 일행들이 있었다. 그 뒤로 다시는 못본걸로 봐서
뭐 엄청난 스피드이거나 중간에 빠졌거나 이지만 전자로 생각하는게 맞을 듯...
서서히 빗줄기가 굵어지고 옷도 다 젖었고 중간에 맛있는 솔방울술(병가득 솔방울과 설탕 듬뿍 넣은 술)과
잣 한송이에 소주 한병 가득 부은 술을 각각 맛보고 있는데 아까 그 일행들이 휙하고 지나간다.
그 뒤로 몬 봤다.
새마을 고개 기타 등등을 지나간다. 자세히 보니 내가 서 있는 곳이 밑에 네모난 곳에 표시되어 있다.
검단 01 이런 식으로...
태재 고개 이후 빗줄기가 훨신 굵어졌다. 뭐 이미 젖은 거라 상관없이 걸어가는데 길은 참 좋다.
훨씬전부터 비가 온건 아니라 질척거리지도 않고 넓고 흙길이라 걷는데 부담이 없다.
자욱한 구름인지 안개인지가 그득해서 마치 높은 고지대에 와 있는 듯 착각이 들 수도 있다.
지나가다가 멋진 교외주택들도 보고 강남300이라는 골프장도 멀리서 잠깐 눈동냥하고...
거기도 골프치는 사람 많데..
사람의 몸은 참 희한해서 오색에서 대청봉도 올라갔는데 겨우 2-50m 오르막길로 헉헉 대면서 속도가 평지의 반으로 줄어든다.
반면 대장은 똑같은 속도로 내뺀다. 결국 사고났다.
영장산 올라가는 곳에서 거리가 쭉 벌어져서 정상이 오른쪽에 있는데 혼자 좌측으로 내려가고 말았다.
올라오는 사람들이 헉헉 대면서 올라와서 물어보지도 몬하고 다 내려가 버렸다.
전화 해도 안봤더니 전화가 왔다. 빨리 올라오란다.
아까 그 사람들처럼 헉헉 대면서 750m를 되올라간다. 에구구구! 잠시만 한눈 팔면 꼭 사고를 친다니깐.
못 미더웠는지 중간쯤 데리러 왔다. 마음 씀씀이가 감사할 뿐입니다.
영장산 정상 (12:12)
여기서 기다리던 병건차장 고성능 쟈켓을 꺼내입고 추위를 달래고 있다.
내려가면서 봤던 사람들 또한 무서운 사람들이라... 남녀 혼성으로 6명쯤 되는데 여부장 말대로 숨소리 하나 안들리고
떠들면서 우리더러 먼저가라 하더니 조금 지나니 우리 앞을 휙 지나쳐 간다. 병건 차장 왈! 숨은 고수들만 다니는 코스인지 원...
계속 나타나는 모야리산 기도원 이정표.
이런 돌탑이 꽤 여러군데 있었는데 검단산 약간 못미쳐서 있는 탑은 무너져 있었다. 누군가의 정성으로 쌓았을텐데 안타깝다.
갈마치고개 생태이동통로 겸 터널 도착 (1:09)
왜 이사진을 올렸을까요?
네~ 터널에 돗자리 깔고 점심 먹었습니다. 아까 그 사진 자꾸 생각납니다.
그래도 떡라면에 이것저것 꺼내놓고 맛나게 먹었습니다.
너무 춥습니다!
반쯤 젖은 쟈켓 꺼내입었습니다. 젖으면 무겁다고 벗으라네요.
연리목 도착(2:10)
소나무 두 그루가 떡커니 연결이 되었더군요. 특이한 것이라 보호 차원에서 철창에 잘 모셔놨습니다.
중간에 빗속에서 사과도 한알 먹고 ...
이배재 도착 (2:36)
정말 아까 그 사진의 하계 버전입니다.
병건 차장이 도망가려 하였으나 대꾸도 않고 바로 길 넘어서 산행을 시작한 여부장 때문에 계속 따라옵니다.
아까 그 무서운 팀들 이 빗속에 여기서 우산 쓰고 웃고 떠들면서 놀고 있습니다.
이 힘든 표정 보이시죠? (2:47)
정말 작은 경사에도 헉헉...
왕기봉 도착(3:29)
지도들은 모두 499m라고 하던데 떡커니 500m라고 말뚝 박아놨네요. 어떻습니까1
유도선수 왕기춘에게 알려줘야 한다고 하면서 ....
이때부터 이상한 이정표 시스템이 또 등장한다. 성남시의 원목스타일 이정표에다가 광주시에서 설치한 푸른계열 이정표가 또 등장!
단, 광주시에서 세운 이정표는 광주쪽 방향만 나타내고 있다는거... 왜 이러십니까?
검단산이 난코스에 머나먼 곳이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너무 쉽게 나타났다. 물론 진짜 정산은 공군부대라 올라가보지는 못했지만
예상과는 달리 그냥 능선상에 있는거나 마찬가지...
최대난코스 검단산 도착(4:00)
남한산성이 청량산에 있다네요. 봉화 청량산 가자고 열심히 말하고 있는데 벌써 데리고 왔다네요. 참.
검단산에서 원래 남한산성 남분을 가려고 하였으나 우왕좌왕 하다 보니 성안에 도착하였습니다.
어디에서 문으로 들어왔는지 모릅니다.
다왔다!(4:44)
종로에서 안내판 보면서 어디서 왔나 고민해 봤지만 뭐.. 뾰족한 수는 없고...
옷갈아 입고 맛있는 닭요리에 남은 술 + 생소주를 마시고...
7시에 버스를 타고 성남으로 나와서 720-1번이 보이길래 잽싸게 내려서 탔으나 이놈의 차가 어찌나 돌아돌아돌아 가는지.
예전엔 서현에서 타고 수원이 1시간 걸리더니 성남을 돌아돌아 서현 가더니 분당, 수지 돌아 돌아 수원을 가니 미칠 지경이다.
전철타고 오리갈껄 하는 생각이 열두번도 더 났다.
그래도 그 빗속에서 즐겁게 산행하게 안내해준 병건 차장과 열심히 앞에서 이끌어준 여부장에게 감사!
그리고 신발과 등산바지와 모자를 사준 동생에게도 감사! ㅎㅎㅎ
역시 화수분 동생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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