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산행기

배방산-태학산-망경산-설화산 원점 회귀 산행(20090906)

pc100 2009. 9. 7. 22:13

- 위치 :  충남 천안 부근

- 산행코스 : 배방역 - 크라운베이커리 옆 들머리 - 배방산(360) - 태학산(445) - 망경산(600) - 설화산(441) - 초원 아파트 102동  

- 산행거리 :    약 2km  - 1.4km - 4km - 4.4km - 6.7km? - 1.8km = 합이 18km (정상-다음정상까지의 거리임.) 

- 산행 시간 : 9시 15분 ~ 8시 (9시간 30분)

- 누구랑 : 여러시, 으녕이, 날자고도리

- 날씨 : 덥지, 습기가 가득하지, 산행하기에는 완전 죽음! 이랬다.

 

충남의 배태망설 종주에 나서기로 하였다. 작은 뫼오름에 공지가 났건만 8시간이라는 시간 때문인지 일요일이라는 시간 때문인지

지원자가 별로 없다.  날자고도리님이 합류하여 세명이 나섰다. 

멀리 천안까지 가는데 전철을 타고 간다.  천안까지는 알았는데 더 밑에 신창이라는 곳까지 전철이 연결되어 있단다.

제일 먼저 탄 여러시 아저씨가 7-2호차에 있다고 문자가 왔다.

아침부터 도시락 챙기고 아들 먹을거 해놓느라고 터덕거리다 보니 또 빠듯하다.

할 수 없이 택시를 잡아탔다.  택시아저씨 내 차림새를 보더니 수락산 이런데 가냐고 묻는다.

아래로 간다고 했더니 종주니 8시간씩 하는 산행 행태를 맹렬히 비난한다. 모름지기 산행은 맛난거 싸가지고 가서

쉬엄쉬엄 쉬어가면서 맛난거 먹으가면서 해야 한단다. 

뭐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 거고~~ 그렇게 산행할 때도 있는 거고~~

세류역에 도착하니 약간 시간이 남았다.  7-2호 앞에 미군으로 보이는 두명이서 열심히 떠들고 있다. 

그래서 멀리 가서 앉아서 조금 기다리다가 원하는 차에 타니 여러시와 날자고도리가 앉아 있었다.

차는 널널했고 덕분에 눈치 안보고 앉아서 떠들며 등산지도 살펴가면서 갔다.

뽑아온 산행기 아저씨들 세번이나 불피워가면서 먹어가면서 10시간 22분 걸렸다고 되어 있었다.

 

종주 지도

 

약 한시간 하고 몇분이 지나 배방역이라는 낯선 곳에 내렸다. 8시 45분이나 되었는데 구내 매점도 문을 안열고

택시 정류장에는 택시 한대 없는데 사람만 몇명이 서 있었다. 그 사람들이 쭈볏쭈볏 다가오더니 어색한

한국말로 택시 전화번호 아냐고 한다.  모른다고 역에 들어가서 물어보라고 했다.

 

배방역 (8:44)

 

그리고 우리는 크라운 베이커리까지 약 20분을 걸어갔다(참고로 배방역에서 우측 45도 각도 방향으로 걸어가면 된다.).

신호등은 있으나 건널목은 없는 약간 이상한 동네였다.

심지어는 배방역 앞의 사거리에서 횡단보도가 반쪽인 두군데밖에 없었다. 택시는 좌회전이 안되어 역에 들어갈 수 없었고.

무단 횡단을 두번이나 하고 나서 시골길로 들어섰다.

길가에 패랭이과로 보이는 예쁜 꽃이 피어 있었다. 묘한 분홍색... 사진 한장 찍었는데 흔들렸다고 한다.  

 

신도리코 공장과 크라운베이커리를 지난 곳에 배방산 들머리 표지가 있다. 커다란 교회도 생겼다.

 

들머리 (9:13)

등산을 준비하는 두 사람이 있었다. 근처 신도시에서 왔다고 한다.

날씨는 정말 죽이게 등산하기 힘들다. 배방산 입구의 계단도 다 올라가기 전부터 헉헉댄다.

산이 작으니 바로 고도를 올린다.  한 50M 올라가는 계단을 올라가니 산길이 나온다.

 

 시작도 안해서 헤메는 은영이

 

능선을 타고 오르락 내리락 과히 힘들지는 않으나 날씨로 인해 땀이 많이 난다.  모자로는 감당할 수 없어 머리띠를 했다.

배방산에 도착하기도 전에 갓 해동된 막걸리를 한잔씩 한다. 감로수가 따로 없다.

들머리에서 배방산까지 2.5KM 정도이나 지도에 나와 있는 시간보다도 더 걸렸다. 흔치 않은 일이다.

 

배방산 정상 (10:16) 

 

산행하면서 보면 울창한 밀림이라고 표현해도 될만큼 숲이 울창한데 지도에 보면 채석장이 다섯군데가 넘는다.

배방산성도 있었다고 하지만 곳곳에 작은 돌탑들이 있고 배방산 정상에도 돌탑이 있다.

정상표시석이나 그런 것은 거대하지 않다. 묘지 비석보다 작다. 다만 이정표는 통일되게 설치되어 있으나 거리는 약간 의심이 간다.

정상에서 조금 더 가면 흔들바위라고 있는데 흔들리기 힘든 구조이다.  그런데도 한번씩 다 밀어봤다. 꿈쩍도 않는다.

 

흔들바위

 

배방산에서 태학산(또는 태화산)까지의 거리는 좀 멀다.

약 1km 정도를 하산하면 지미카터로라는 고개에 당도한다.

아산화합의 마을에 해비타트로 집을 지을 때 다녀간 전 미국 대통령 지미카터를 기념하기 위해 명명했단다.

 

 지미카터로 표지석 (10:52)

 

다시 산을 갈아타고 열심히 걸어간다.

 

태학산 들머리 지도(10:53)  다음산까지의 거리가 길~~다. 여기서부터 3KM, 아까 그산부터 4KM.

 

길이 좋으니 두 동행이 어찌나 빨리 가는지 따라가기가 힘들다.

길이 좋으면 두 사람이 빨라서 힘들고 길이 가파르면 내가 더 느려져서 하루종일 따라가기 바쁘다.

그러다가 탈이 났다. 갑자기 왼쪽 종아리가 이상하다. 완전히 쥐가 난것도 아니고...

잠깐 쉬면서 안사장이 준 아스피린을 먹었다. 안사장 경험으로는 내려가는 느낌이 쫙 느껴질 정도라고 하는데

나는 전혀 감이 안왔다.  더 지체할 수 없어 출발했다.

그런데 감이 왔다. 커피를 두잔 마신 날처럼 갑자기 심장이 빨라진다. 다리는 그대로다. 이런~~ 썩을..

태학산에서는 반대쪽에서 내려오는 사람들과 꽤 만난다. 어떤 분이 이산에 오늘 사람 되게 많네 그러신다.

태학산에 풍세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잠깐 가야한다. 

 갔갔더니 정자에서 양 사방이 다 조망된다.

 

태학산 정상의 정자 (12:29)

 

 

 

경지정리 되어 반듯한 논에 푸르름과 안되어서 약간 구불구불한 논의 푸르름과 아파트들과 저수지, 채석장들..

제천의 첩첩산중과는 다른 탁트임이 있었다.

잠깐 내려와서 늦은 김에 점심을 먹고 출발하기로 하였다. 내가 준비한 새싹비빔밥과 안사장의 다양한 메뉴들과

라면이 떨어져 짜파게티를 가져온 여러시 덕분에 각종 음식을 잘 먹고 잠시 쉬면서 다리를 점검해 보았다.

희한하게 내리막길은 전혀 통증이 없는데 오르막길에서는 거의 절뚝발이다. ㅎㅎ 몸이 가기 싫었던건가보다.

예정보다 점점 늦어지고 있다.

 

다음은 망경산으로 가기위해 넋티고개라는 이름도 어려운 곳으로 향한다. 이 거리가 1.3km이다.

가던 중에 보니 농원에 밤이 커다랗게 열려 있어서 계절이 이렇게까지 왔구나 느끼면서 진행을 하였다.

바닥에는 퍼런 도토리, 갈색 도토리가 계속 많았는데 여러시 왈! 벌레들이 알을 깐후 강제로 낙하시킨 거란다.

숙주로...

내려오다 보니 백련암이 있고 그 앞 정자에는 노인 두분이 너무 편해 보이게 누워계셨다. 땡볕에 땀삐질거리며 지나가는 우리를

쳐다보시는 눈빛이란....

채석장이다.  수직으로 매끈하게 잘라도 갔다.  그 옆에 부러운 규모와 조경을 자랑하는 집이 있었다.

 

태학산 하산 끝자락 (2:17) 

 

아까부터 남녀가 봉투를 안고 가길래 물어봤다. 뭐냐고?  밤이란다.  햇밤이란 생각에 세개만 주세요! 했더니 두웅큼을 준다.

냉큼 챙겨서...

 

넋티고개의 들머리 이정표 (2:21) 

망경산 까지 1.4KM라네.  이 구간 사진이 없습니다. 왜냐?   너무 힘들어서.. 경사가 장난이 아닙니다.

다리를 절뚝거리며 따라가자니 점점 처진다.  아이구 죽겠네.

가다가 두 사람이 기다리고 물 마시고...

 

망경산 정상(3:22)

 정상의 주막!

 

정상표시석에서!

내가 봐도 가관이다! 참~~

이제는 설화산을 가야한다. 가장 먼 거리다. 

현지인 한명이 그래도 수월할 거라고 하면서 이코스를 5시간에서 5시간 30분이면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여러시 아저씨 좀 기분 상한 듯 하다.  계속 대화를 하면서 주변산 얘기를 하면 내려간다.

나는 뒤에서 낑낑!

 

요 이정표에서 오른쪽으로! (3:54) 

 

4시 2분의 은영이 거의 초죽음 상태!  그런데 찍은 사람은 왜 이런 거야?

 

일명 떡바위라네요. 절편처럼 싹둑 잘려 있어서 그러나?(5:09)

 왜 한시간 동안 사진이 없을까요?  징그럽게 오르락 내리락 하느라고..

이제 조금씩 바위도 나타납니다.

가는 실에 딱 해바라기 하기 좋은 바위에 노부부가 편하게 앉아 계셨다. 숨이 턱에 차서 넘어가고 있는데

하나도 안 힘들어 보인다고 하신다. 헤~~

 

제일 기분 나쁜 위치에 있는 이정표(5:50) - 초원아파트 등장이요!! 면 기분이 좋아야 하는데 ...

왜냐?  거의 바닥까지 내려갔다가 여기서부터 또 그냥 올라가야 했다. 이번에는 손도 쓸일이 있어서 그나마 다행인가?

 

5시 56분 마지막 힘과 물을 짜내며...

 

설화산 정상이다! (6:08) 

그대로 더러 누웠더니 하늘에 별이 뱅뱅뱅뱅.. 시원한 바람이 그나마 사람을 살린다.

 

그래도 증명사진은 찍어야지!

 현지인 한분이 자기네는 관악산 이런데 가는데..

하면서 자세히 이것저것 설명해 준다. 

마지막 남은 술과 안주로 원기를 회복하고... 사방을 둘러보며 경치구경도 하고..

 

현지인을 따라 지도에 안나오는 길을 열심히 내려왔다. 올라올 때 고생한 것만큼은 아니지만 동네뒷산치고는 등산로도 정비되어 있지

않고 가파르다.  그래도 1.8KM이다. 하산길 1KM 이상은 정말 사양하고 싶어.

 

내려오다 본 채석장(6:41).

 지금은 채석이 중단되었고 조림을 시도하고 있다고 한다.

 

드디어 초원 아파트다. (6:54)

 사람 살류~~

 

현지인이 친절하게 택시타는 곳을 알려줬으나 택시는 한대도 없고 맥주집을 찾아 상가 2층으로 갔으니 문은 닫혔고.

찾아간 밥집이 꽤 괜찮은 곳. 내장탕 두그룻만 시키는데도 싫은 내색 안하고 맥주도 가게 가서 사오고.

자신이 만든 돼지 족발도 주고..

어쨌던 주린 배를 채우고 다리고 좀 쉬고 나왔다.

웬걸 역시나 택시가 없다.  할 수 없이 서 있는 택시에서 전화번호를 찾아서 걸었더니 신창이라고 다른 번호를

불러준다.  그랬더니 이번에든 좌부동 초원아파트냐고 한다. 알게 뭐냐.. 태화산 밑자락이라고 했더니

알아야 보내준단다.  걸어 내려갔다. 사방이 깜깜해졌다.

큰길에서 택시타고 배방역에서 내렸다.

전철타고 가면서 또 복기를 하는 여러시! 어... 징그러~~

교대로 졸아가며 병점에서 갈아타가며 세류역에서 내려서 택시타고 집에 갔더니 아들놈 없다.

"목욕갔다옴" 문자와 있다.

밀린 설겆이, 빨래 걷기, 개기, 빨래 하기, 샤워까지 마치니 11시가 넘었다.

사람 살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