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산행기

다른 성주봉을 가다 (20091114) 상주 칠봉산-성주봉-남산

pc100 2009. 11. 16. 20:02

같이 간 사람 : 시라기, 여러시, 달빛, 날고, 둘리 내외, 병건

간 곳과 산행 시간 :  9시 50분 ~ 12시 칠봉산 오르고 내림

                     12시 ~ 12시 45분 : 황령사 구경 & 성주봉 자연 휴양림으로 이동

                     12시 45분 ~ 5시 08분 : 성주봉 - 남산 오르고 내림.

위치 : 경북 상주시 은척면 남곡리 성주봉 자연휴양림과 오른쪽에 있는 칠봉산

찾아가는 길 :  경부고속도로 - 청원상주간고속도로 - 화서IC -상주방면 - 문장대 방면 - 외서방면 - 황령사 - 모래재

 

 

산행지도 (검은선)

지난 주에 이어서 또 다른 성주봉이란다.  

종지봉에서 기어다닌 게 일주일에서 하루 모자란 날인데 이번엔 경사가 더 급하고 발 디딜곳도 없다한다.

참가자들의 의사표명이 늦어서 고민하던 것과는 달리 오랫만에 산행에 나선 날자고도리님의 차가 가득 찼다.

등산을 위해 전날 휴가를 내서 김장을 하고 와서는 뻐근한 허리로 준비도 안하고 잠이 들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이런거 저런거 집어 넣는데 다행히 비는 안온다 하니 갈아입을 옷도 단촐히 준비하고 일행이 많다하니

먹을 것도 단촐하게 꾸려서 나선다.  남편과 아들은 푹~~ 자고 있다.

약 40분만에 신갈에 도착하니 약간 시간 여유가 있다. 그런데 아직 취중이라고 5분만 더줘라는 문자가 온다.

이게 무슨 Situation?  아침 7시에 취중이라니... 

시간이 흐르고 슬슬 정류장이 지겨워 나섰더니 차가 한대 들어오고 손이 쑥 나오더니 흔든다.

빨리 못 알아채고 멍하다고 한 소리 듣고...

타려고 했더니 가로 막고 앉은 사람이 있다.  여러시 내렸다 타고 가운데 자리에 앉았다.

여러 사람들과 인사를 하고 달빛님과도 잠시 인사를 하고 차주인 고도리님의 새로운 기기도 살펴보고.

손목시계 만한 작은 기계에 700곡이 들어간단다.

차량용 전원을 이용하고 오디오의 주파수와 맞추면 노래가 나온단다. 리모트 콘트롤이 더 크다. 

새삼 기술의 발달에 놀라고.  dj를 맡은 시라기 아저씨 부지런히 볼륨키웠다 노래 바꿨다 한다.

옆 자리 여러시 아저씨  큰 몸을 웅크리고  앉아서 골골 거리고 있다. 

배고프다길래 배즙과 귤을 건내주고...

잠깐 쉰 휴게소에서 해장라면을 먹고 오더니 살만하단다. 

술병은 참 괴로운 것인디...

엄청나게 차량은 많지만 그래도 제속도를 내는 고속도로를 달려서 청원상주간 고속도로 화서 ic에서 내려

우회전, 좌회전을 하다가 잠시 지나쳐서 되돌아왔다가 우회전 했다가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다가

황령지를 지나쳐 성주봉 자연휴양림 매표소까지 갔다가 되돌아나와서 마을 회관 앞에 차를 세웠다.

다들 준비를 하고

 

출발 ! (9:53)

여기가 아닌가벼 조금 올라가다 보니 조그만 정자가 있어서 들어가 보았다(아무런 표지판도 없었다. )

정자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듯한데 이름이 四可亭이다.  기둥이나 들보등은 오래 된 듯 하고 옆에 계곡도 운치가 있었다.

여수로라고 우스개 소리를 한 작은 동굴도 보이고  계곡물이 이단 삼단으로 내려오게 되어 있었다.

 

사가정 옆 계곡의 동굴 (9:57)

 

 사가정 현판

옆에 작게 나마 주차장도 마련되어 있었다.

 

바로 오른쪽 칠봉산을 오르는데 완전한 동네 뒷산인 듯 아무런 표지판도 없다. 약 20m 전방에 리본이 하나 달려있다.

동네 뒷산이라고 가볍게 올라선 칠봉산이 계속 올라간다. 앞에서 술병난 아저씨 투덜투덜 댄다. 

왜 이렇게 계속 올라가~  에구 힘들어~  이런 톤... 평소 내 대사인 듯 한데.

항상 들머리에서 올라칠 때가 제일 힘든단 말이지.  둘리 여사님 말대로 이제 단련될 때도 되었는데.

어쨌던 아무런 표지판도 없어서 1봉인지 2봉인지도 모를 곳을 계속 올라갔다.

 

4봉인가?  3봉인가?  (10:43)

이 바위에서 여러시 기암을 시키는 바람에 심장이 벌렁벌렁... 술이 덜 깼나봐...  

또 올라간다..

빙 둘러싼 첩첩 산중의 산형태가 멀리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경지정리가 잘 된 논들이 있고 저멀리 아파트도 보이고..

좌측으로는 성주봉 자연휴양림이 한 눈에 다 보이고(남산은 안 보이는 듯) 

 

성주봉 자연휴양림 전경

 

여기가 아닌가벼!  더 가자!

여기가 아닌가벼를 두번인가 하고 만난 칠봉산 정상.

595.5m라고 팻말에 되어 있고 누군가 비닐 봉지에 600m라고 써서 붙여 놓았다.

 

칠봉산 정상 (11:11)

정상을 내려와 우측으로 한 15m쯤 가서 돗자리 깔고 앉아서 막걸리에 돌아버리는 도라지술에 돼지족 안주에 야콘과 가을 무우로

입가심까지 하고 황령사로 길을 나섰다.

아, 참!  옮겨다니는 이봉님이 가져온 감말린거는 정말 맛있었다. 누군가 말했듯이 어렷을 때 먹어본 맛은 다 기억하는가 보다.

칠봉산에서 볼 때 황령사는 굉장히 횡해 보였다.  내려와서 보니 횡한 정도는 아니지만 뭔가 공간이 느껴졌다.

스님이 아닌 개만 반겨서 그런가? 

극락보전 옆에 산에서 이끼긴 나무통을 타고 내려오는 물을 마시고... 연못에 색이 예쁜 금붕어도 있다.

 

물 마시기 (12:12)

 

양지바른(정말 이 말이 딱 맞는 걸로 봐서 정말 겨울이 왔나보다!) 극락보전 앞에서 곧 징징자매가 될 둘리님과

 

황령사 입구의 멋진 글 앞에서.

입에 든 것과 손에 든 것은 근처 감나무에서 달빛님이 가져온 감.  둘리님이 직전에 먹은 감은 끝이 떫다 했는데 너무 맛있었다.

곶감의 고장인 상주인지라 집집마다 감 말리는 곳은 다 있고 그 곳에 열을 지어 마르고 있는 곶감은 장관을 이룰 정도의 큰 규모도 있고

아주 작은 규모도 있고 감나무는 지천이고 하나도 안 딴 나무도 있고 깨끗한 나무도 있었다.

달려 있는 감들은 이미 다 홍시가 되었다. 아마도 일손이 부족해서 수확을 못한 듯해서 안타깝기도 하다.

길가에는 곶감을 만들때 벗겨낸 감껍질이 쌓여 있었다. 예전에는 말려서 다 먹었다고 여러시 말한다. 맞어~

 

요런 나무들이 지천이다.

걸어서 모래재를 넘어 성주봉 자연휴양림으로 넘어왔다. 의외로 시간이 좀 많이 걸렸다.

한방산업단지를 만든다고 대규모 조성공사를 하고 있고 약초 동산도 규모가 크게 만들어져 있다.

너무 큰 규모가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었다. 

 

약초동산 도착 (12:45)

 

휴양림 안내도(암벽코스 아닌데도 있구만...)

 

꽤 가파른 길을 시멘트 길을 걸오올라 가면서 캠핑용 데크와 취사장, 화장실, 숲속의 집 등을 구경하였다.

얕은 물놀이장도 있고 깊은 물놀이장도 있고 당황스럽게 정자가 구조요원 근무처로 변신하여 출입금지구역이었다.

취사장에 손 씻으러 갔더니 물은 안 나오고. 여름에만 인기가 있는 곳인가? 하는 생각을 잠시 하고.

 

드디어 안벽 등반 코스에 도착!(1:19)

다행히 첫번째 코스는 밧줄을 치워놓았다. 너무 위험하다고 판단이 되서겠지.. 보다시피 발 디딜 곳이 마땅치 않다.

밧줄에 의지해서만 올라가야 한다는 결론인데 에구 무서버~

3단 코스인데 1단은 걸어서 2단 올라가서 밧줄 바꿔서 또 올라가야 한다.

 

밧줄타기(1:24)

 

드디어 간이 부었어~

 

2단계 올라가서 허옇게 질린~

 

우리는 징징자매에요~(다 올라와서) - 1:32

밧줄이 단계별로 무려 3개씩이나 설치되어 있다. 엄청 무겁다. 

나는 울레미님이 아무리 다리의 힘으로 올라가라고 해도 팔의 힘으로 올라가기 때문에

다리를 올릴 수 없는 크기의 턱이 나타나면 옆줄로 갈아타고 올라갔다. 

경사도 급한데다가 길이도 상당해서 정말 다 올라갔을 때는 식식거리며 한참을 올라오는 사람들 보면서 쉬어야 했다.

여러시 아저씨 또 기암을 시키는 바람에 입에서 험한 소리 나왔다.

그러고 나서도 한참을(시간으로 보니 겨우 10분이네. 그래도 느낌은 한~~참) 급경사를 요리왔다 조리갔다 하면서 올라갔다.

 

삼거리 도착(1:42) 

바로 성주봉으로 안가고 바윗속 샘물을 찾아 내려간다. 바람이 많이 분다. 춥다.

많이 내려간다고 생각했을 때 샘물을 찾아냈다.

 

바윗솟 샘물이 있는 바위

삼국지의 조자룡에 얽힌 전설이 칠봉산에도 있고 이 바위에서 이 물을 마시며 수련을 했다고 하니 상산이 상주인가?

갸우뚱하게하는 조자룡의 전설!

 

샘물을 보기 위해 올라가는데~

컴컴해서 보이지는 않으나 물이 없다는 걸 알겠는데 고소공포증만 있는 줄 알았더니 폐쇄공포증도 있는지 숨이 턱 막힌다.

잽싸게 내려와 버렸다. 달빛이 대신 올라가 이리저리 살펴보지만 바닥 긁히는 소리만 난다.

알고보니 윗 사진의 바가지로는 택도 없고 안에 있던 손잡이에 나무를 묶어서 길게 만든 바가지로도 전혀 물이 없음이 판명되었다.

지난 3월 산행기를 보면 분명 물이 찰랑찰랑 했었는데 이럴 수가~

기어이 큰 머리 디밀고 샘물을 촬영한 여러시!

 

물이 있어야 할 곳!  앞에 보이는 막대기가 바가지에 묶은 나뭇가지

 

사다리 뒤쪽 50cm쯤 되는 곳의 천정에 있는 굴(더 안으로 3개의 작은 굴이 있다.) 

밥 먹기 딱 좋은 장소였으나 3명이 내려오지 않은 관계로 성주봉을 향해 다시 올라갔다.

 

정상석을 껴안고... (2:02)

정상석을 왜 이렇게 edge에다가 설치한거야~~  기어서 돌아나왔네.  

오늘 으녕이 놀리는 재미들인 여러시한테 에구 또 당했네. 

 

점심시간!

완전 부페상차림입니다.  장충동 족발, 진공족발, 깍뚜기, 부추김치, 배추김치, 볶은 김치, 굴전, 오이 소박이, 김자반, 멸치볶음, 고추지..

거기에 라면....  

점심 먹는데 정말 오들오들 떨면서 먹었다. 막걸리가 안 팔리고 소주 찾고... 다들 옷을 꺼내입었지만 나는 너무 추워~ 

오늘은 비가 안와서 편히 먹을 줄 알았더니 또 떨면서....

점심 먹자마자 다들 부리나케 움직인다. 너무 추웠기 때문에.   

 

다시 남산을 향해서 바위를 타고 넘고....

성주봉에서 남산 가는 길은 큰 바위들이 많았다.

밧줄도 매어 있고 철계단도 한곳 있고(다른 사람이 산행기에서 왜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으나 내겐 너무 고마웠다.)

오르락 내리락... 아무런 팻말 없다.  지도에만  고도가 표시되어 있다.  휴양림은 아래 휴양지만 관리하나 보다.

 

제1하산길에서 병건이 아저씨 어디로 갔는지 모르고 제2 하산길 지나고 남산 가는 갈림길이 나타났다.  

꼭 갔다와야 하는 사람과 안 가는 사람으로 나뉘어 진다.

 

남산 갔다오는 시간 측정용 사진 (3시 37분)

남산 가는 길은 조금 내려갔다가 쭉 갔다가 팍팍 올라간다. 

다닌 사람도 별로 없고 낙엽은 수북이 쌓였는데 아래 쌓인 낙엽은 젖어있다.

무슨 용도인지 심히 의심스러운 하얀 나일론 노끈이 쳐 놓은 건지 장난을 쳐 놓은 것인지 있는데

그 넓이가 오이덩쿨 잡아매는 것 보다 가늘다.   누군지 정말 목적의식이 없는듯하다.

가지 말라고 쳐 놓았으면 최소한 구분이라도 되게 해놓던가...

헉헉 대면서 드디어 남산 도착! 

먼저 도착한 여러시 막걸리를 병채 마시고 있다... 고 흉봤지만 돌아가면서 다 마셨다.

아이구 추워라...

빨랑 사진 찍고!

 

남산 정상 (3:57) - 음~ 20분만에 왔군

올 사람 다온 듯 하여 잽싸게 다시 삼거리로 수북한 낙엽에 낙상하지 않도록 빨랑 걸었다. 

 

다시 돌아온 삼거리 (4:15) - 15분 만에 돌아왔네. 

결국 지도상 1시간 거리라고 나온 걸 약 35분만에 돌아왔다.  추워서 다들 얼굴이 벌겋다.

안 온 두사람 어디로 갔는지 없다. 

다시 제4 하산길까지 내뺀다는 심정으로 빨랑빨랑 걸었다. 

제일 먼저 하산한 병건이 아저씨 추워죽겠다고 전화온다.  먼저 내려갔으니 찾아보라고 일러주었다.

이제부터는 바위찾기다.

 

고인돌 바위(4:24)

멧돼지의 흔적으로 보이는 파헤쳐진 땅이 계속 나타난다.  여리시의 지시에 의하면 나는 앞다리를 잡아야 하는데...

음... 가능할까?

고인돌 바위를 지나 제4하산길은 이정표가 기둥만 남았다.  꽤 무겁던데 누가 가져갔을까?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서 하산하다 보니 커다란 바위들이 차례로 나타난다. 너럭 바위들인듯.

이번에는 왼쪽 산림휴양관 방향으로 좌회전을 해서 경사를 내려가기 시작한다.

파헤쳐진 땅이 점점 더 많이 나타난다. 약간 무섭다. 덩치도 큰 놈이 이런 경사를 잘도 다니나보다.

 

내려가다 발견한 연리지가 되어 가는 나무?  아니면 빨판을 가진 나무?

좋게 생각해야지...  한 10년 후에는 연리지가 되어 있을까나? 

눈사람 바위를 애타게 부르짖는 여러시의 외침을 들었는지 나타난 눈사람 바위 

 

눈사람 바위(4:43)

눈사람?  느낌이 약간 안 왔는데 차라리 오뚜기?  헤헤~~ 보는 사람 맘이지 뭐..

여기 등산로는 바위를 피해서 있는게 아니라 바위위를 관통해서 쭉 내려오게 되어있다.

그리 어려운 코스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약간은 다른 느낌이다. 뾰족하고 높은 바위가 아니라 넓은 바위가 그런듯..

이런 식이다.

남들이 보면 5분후에 폭 떨어져 버릴 줄 알거 같다. 

 

어쨌던 경사로를 열심히 내려오니 오른쪽으로 우리가 밧줄타고 올라갔던 암벽코스가 보인다. 

미친게 분명하다. 저길 올라가다니.... 

등산로를 다 내려오니 바로 앞에 차가 대기하고 있다.  좋아라~~ 

했더니 꼭 좋은 것만은 아닌 듯. 옷도 못 갈아입고 화장실도 못 가고.. ㅋㅋ

 

산행 끝(5:08)

대충 먼지 털고 남은 먹을 거 꺼내고 사람들도 타고 차가 출발했다.

남은 술, 먹을 거 꺼내서 나눠먹고 뒷줄은 잠들었는데 자려고 눈만감으면 바로 옆에서 태클이 들어온다.

참~ 피곤하지도 않나...       

다시 모래재를 넘어 이고개를 넘고 저 고개를 넘어 화서 ic를 향해 가는데 아까 우리가 넘어왔던 고개가 장난이 아니다. 

롤러코스터 코스였는데 모르고 지나왔었네.

대전가는 여러시 청주ic 부근에다 내려주고 다시 경부타고 올라오는데 버스전용차선과 일반차선을 왔다갔다 하면서

운전하는 고도리님 덕택에 신갈에 무사히 내리고 집에 도착하니 8시경이다. 

삼주째 바위를 오르내리니 힘드네... 둘리님 말대로  적응이 되는게 아니라. 

오늘의 코스는 그리 유명한 산도 아니도 잘 정비된 등산로 이런게 필요한 코스도 아니었지만

바위도 있고 푹신한 낙엽이 쌓인 길도 있고 하루 산행코스로는 좋은 선택인듯.

밧줄타기만 뺐으면 하는 개인적인 작은 바램이 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