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산행기

아줌마는 무서워! (20091227~18 제주도 여행) 첫째날..

pc100 2010. 1. 4. 23:26

언제 : 2009년 12월 27일 ~ 28일

누구랑 : 여러시, 메아리 그리고 나머지 14명

일정 : 

 첫째날 : Jin Air 7시 30분 비행기 타고 날아가서 사려니 숲길(6km)을 걷고 밥 먹고 제주도 올레길 5코스(15km) 걸어다님.

 둘째날 : 성판악 - 진달래 휴게소 - 백록담 코스 왕복함. 그러고 밥먹고 다시  비행기 타고 돌아옴.

날씨 :

 첫째날 : 꾸물꾸물 하다가 비도 오다가 밤에는 눈으로 바뀜.

 둘째날 : 아침부터 눈이 약간씩 내리다가 구름낀 날씨로 바뀌었다가 잠깐씩 파란 하늘도 보였다가 다시 구름 이런식의 날씨

 

크리스마스를 가족과 함께 보내고 26일 가족 여행을 다녀오려고 콘도를 예약하였다.

그러다가 갑자기 제주도 여행상품이 싸게 나왔다는 소식에 월요일 휴가도 내고

가족들한테 죽일년 소리를 들어가며 제주도를 가기로 하였다.

제주도는 신혼여행때 가보고는 가본 적이 없는데다가 한라산은 1950m의 높이를 자랑하는 가장 높은 산이고

독특한 화산이라 꼭 한번 가보고 싶었던 곳이다.

 

새벽 4시에 일어나 밥해놓고 택시불러서 타고 동수원 캐슬 호텔로 향했다.

썰렁한 리무진 대합실에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든다.

거의 어른 가슴까지 오는 가방을 끌고 오는 사람, 나처럼 등산 가는 사람, 일본 사람 새벽부터 다양하다.

안내상으로는 80분이 걸린다 하여 6시 30분 집결에 맞춰서 5시 첫차를 탔는데 이런 5시 50분에 내려놓고 가버린다.

멀리서 가면 항상 여유 시간을 갖고 가는데 이렇게 일찍 내려놓으면 당황스러울 때가 있다.

김포공항 터미널은 불도 밝고 따뜻하다. 사람들도 북적북적...

항상 예약해야만 탈 수 있는 비행기라고 생각했었는데 새벽 비행기 "좌석있음" 전광판이 신기하기까지 하다.

던킨 도넛에서 도넛 3개와 커피를 샀다. 항상 몇모금 마시지도 않는 커피를 사는건 참 낭비다 생각을 하지만

물 없이는 잘 음식을 안 먹는 타입이라 또 사고 말았다.

딱 시간 맞춰 나타나는 여러시이기에 기다리지도 않고 여기저기 구경을 하고 있는데

술냄새를 풍기며 메아리 등장!  이어서  역시 술냄새를 풍기며 여러시 등장!

문제는 인솔자가 안 등장한다는 것인데 전화해보고 발권 하라길래 메아리가 가서

그래도 그 중 넓은 비상구 좌석을 얻어왔다.  스틱 때문에 짐은 수화물로 부쳤다. 

스틱 때문에 칭칭  테이핑을 당했다. 여러시 아저씨 보리차와 라이타 때문에 전화받았다.

개봉해서 확인한다고.  나중에 보니 확인했다고 확인서도 넣어놓았다.

 

공항에서

저뒤의 파란색 파카 아저씨는 올래길에서도 봤는데 저 더운 오리털 파카를 계속 입고 다녔다.  바지도 쫄바지였 나?

 

시간이 되길래 검색 마치고 boarding 장소에 갔더니 a,b,c 구역으로 줄을 서라고 한다.

지정 좌석제가 아니라 지정구역제라 혼잡을 피하기 위해 그런가 보다.

어디에나 꼭 있는 삐딱이 한명이 사람을 왜 줄을 세우냐고 삐딱하게 서서 핏대를 올린다.

자기는 한번도 그런 적이 없다나...  어쩌라고..

멀찍이 서 있다가 B열 다 들어갔을 때 마지막으로 들어갔더니 버스 타고 나간다.

비행기에 타니 와글와글...

승무원 복장이   JEAN에다가 운동화, 셔츠에 가디건, 캡 형태의 모자이다. 나름 어울린다. 

그래서 지니라나?  나는 램프의 요정처럼 뭐든지 다 들어줘서 지니인가 ? 했는데...

먼저 탄 사람이 있어서 두 사람과 떨어져 옆에 앉았다.

이륙하고 비행하고 물한잔 마시고 하는 사이 제주도 상공에 들어섰다.

구름위로 시커먼게 나타난다. 가족 여행 온 남매가 나에게 뭐냐고 묻는다.

눈쌓인 한라산이어야 하는데 시커멓다는건?  눈이 없다는 얘기!

에이~ 김새는 소리....

제주 공항에 내려서 인솔자를 만났다. 그런데 이 아저씨 영~ 진행솜씨가 흐릿하다.

일단 아침도 못드셨을테네 사려니숲길에 가서 가볍게 산책을 하잔다. 그러면 점심이 꿀맛일 거라나.

그러면서 1.5KM만 갔다고 오라고 한다. 세상에 몇시까지도 아니고.

이래서 사단이 나게 되었다.

 

사려니 숲길 안내문

 

 숲길 산책

요 옆의 빨간 모자와 노란 파카 커플이 이틀동안 내 모자만 보고 쫓아다녔다고 해서 놀랬다.

사진을 보니 그런 것도 같네.

앞서 나간 사람들이 계속 가고 여러시 아저씨도 성큼성큼 내빼길래 따라 갔는데 1.5KM를 지나 2.5KM까지 가

할 수 없이 전화로 돌려세웠다.  그 바람에 일산에서 온 언니 한분까지 돌아왔다.

그래서 다행이 꼴찌를 면했다.

 

여러시와 메아리

 

제주도의 묘역.

독특하게 담장을 다 쌓았고 대문처럼 문도 만들어 놓았다.  

집이라는 개념도 있고 누군가 설명했듯 짐승들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일 것 같기도 하다.

차로 돌아왔더니 수원에서 단체로 온 아주머니들이 심상치 않다. 

1.5KM만 갔다가 돌아오랬는데 왜 이렇게 늦게 오냐고...

다행히 아직 안 온 부부가 그 뒤로 워낙 늦게 와서 우리는 간신히 인민재판을 면했다.

아마도 그 부부는 마냥 갔던거 같다.

남들 돌아온지 1시간 20분이 경과할 때쯤에야 남자가 먼저 나타났다.

한다는 말이 부인이 허벅지에 통증이 있어서 늦어졌다고 미안타고.

그랬더니 조금있다고 여자들이 또 아픈 마누라 두고 왔다고 가봐야 하는거 아니냐고 여기저기서 한마디씩!

드디어 여자가 나타났다. 버스 안 여기저기서 큰소리가 나온다.

공개적으로 사과도 하지 않고 그러는게 어디있냐고...

여자가 일어나서 죄송하다고 하고 앉는다.

이번에는 인솔자에게 다음부터 이러면 버리고 가야 한다고 마구....

아마도 아침도 못 먹고 왔는데 추운 버스안에서 1시간 이상 기다리니 춥고 배고파서 더 그런 듯 하다.

이번에도 인솔자가 영 말하는게 신통찮다.

인민재판이 따로 없다. 아줌마는 무섭다.  여럿이 뭉친 아줌마는 더 무섭다~~

부랴부랴 식당으로 갔다.

워낙 늦어서 느긋하게 먹을 줄 알았던 식당은 우리가 도착하기가 무섭게 버스 3대가 더 도착하여 완전 난장판이다.

그 와중에도 우리 테이블은 고기를 세번이나 더 달래서, 야채는 가져다 먹고, 술도 추가주문해 가면 알뜰살뜰하게 먹었다. ㅋㅋ

 

제주 흑돼지 주물럭!

위에 얹혀있는 야채가 너무 말라서 잽싸게 섞어 버렸다. 

쌈배추도 있고 배추 속도 있도 속이 안찬 배추도 있고 그야말로 다양했다. 반찬은 보기보단 맛있었다.

 

밥먹고 나와 귤나무 앞에서...

나중에 보니 정말 이건 명함은 커녕 이름도 못 내밀 귤나무였음... 

 

밥먹고 나자 이번에도 버스를 타고 올레길을 향해 출발!

우리가 갈 곳은 남원에서 쇠소깍까지의 5코스이다.

 

올레길 코스

  

날씨가 비가 부슬부슬 오려고 한다. 이런~

 배도 든든하겠다. 비가 퍼붓지만 않는다면야~ 하면서 출발!

 

바다~ 검다!

 

출발지인 남원!

 

솟대의 변형인가? 아니면 유럽의 수탉 풍향계인가?

 

징그러울정도로 열매가 많이 달린 쥐똥나무. 열매가 꼭 ~ 생겨서 쥐똥나무랍니다.

 아침에 한번 혼들이 나더니 올레길에서는 완전 인솔자를 따라 우루루 몰려다닌다. 이건 아닌데.

올레길은 천천히 생각도 하면서 대화도 하면서 걸어다녀야 하는데...

우리 일행을 보면 수원 아줌마 5명, 우리 3명, 일산 언니 1명, 빨간모자 커플, 아침에 혼난 커플, 새침이 언니 커플, 그리고

일명 꽃뱀과 제비커플, 그리고 인솔자까지 해서 18명이다. 한라와 올레라는 이름이고.

김포공항부터 계속 보는 사람들은 미래산악회였다. 가는 곳마다 만났다. 한라산 정상에서도..

그런거에 연연않은 셋은 화장실 가는 시간을 핑계로 슬그머니 뒤떨어져서 열심히 사진 찍으며 슬슬 걸어갔다.

조금가니 어디선가 미래산악회가 한 무더기 나타났다. 

 

저멀리 바다 위에 밝은 태양이!  

 

한겨울의 제비꽃! 

하지만 패랭이 꽃도 피었고 국화 종류도 피어있고 반지 만드는 토끼풀의 꽃도 피어 있었다. 신기하다~ 

 

이 코스의 하일라이트 중의 하나인 큰엉.  바닷가에 접한 큰 동굴이라는 뜻이랍니다.

 

 

 이정표는 여기 있고 굴은 막상 저 왼쪽 뒷편의 우리가 걸어다니는 길 밑에 있다.

 

지천인 귤과수원. 정말 많이 열린다. 

 귤밭앞에서.

 

이런 꽃도 피고...

 

이건 잎은 분명 아주까리 종류인거 같은데 꽃이 피고 있다. 

 

 예쁜 동백 꽃.

 

5코스는 해안가, 동네길, 이런 숲길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다.

 

한라산이 배경이 나타난 기념사진!

 

이렇게 우루루~

 

검은 바다를 배경으로~

 

민물이 나오는 고망물.  아침에 혼난 부부.

 

전통가옥.

 

해안에 있는 천연 목욕탕. 남탕과 여탕이 있다.  남탕 앞에서.

 오른쪽의 족제비 모자 쓴 분이 미래산악회 총무.

 

올레길 쉼터.

 엽서를 보내도록 되어 있으나 이미 떨어지고 없었다.

누군가가 어머니의 귤 판촉을 위해 내놨으니 그 역시 없었다.

 

올레길 길안내 방법

 파란색이 진행방향, 노란색이 반대방향.  왜 꼬불꼬불하게 그렸냐고 누군가는 투덜투덜..

다행히 비도 더 이상 오지 않고 제주도의 색다른 식물들도 보면서 열심히 걸어갔다.

가다 보니 아침에 찍혀서 다들 우리가 오나 살피고 있었다 보다.

우리가 마을 정자에 앉아 술한잔 하고 있으니 다들 어디 있었냐고 한마디씩 한다.

우리 일행 셋, 어디가서 남걱정 시키는 사람들은 아닌데 어쩌다 이렇게 되었지?

 

가다가 거대한 선인장에 노~~란 예쁜 꽃이 피어 있었다. 백년초처럼 생긴 열매도 생기려 하고.

나중에 면세점에서 백년초 쵸코렛 사진을 보고 백년초인줄 알았다.

 

백년초...

 국화 종류인데..

 

저멀리 수평선에 반짝이는 햇살을 담아보려고...

 여러시~

약간 피곤하고 허벅지 안쪽에 뻐근할 때쯤 쇠소깍에 도착했다. 

1. 유래
쇠소각은 마을이름 “효돈”의 옛표현인 “쇠돈”의 “쇠”와 “소”는 연못이라는 의미, “각”은 옛말의 “_깍”이란 접미사로서 끝을 나타내는 의미를 담고 있다.
용암이 흘러내려가며 굳어져 마치 계곡을 형성한 것 같은 “쇠소”, 지금도 거대한 용암 줄기가 흐르는 듯한 착각을 준다.

2. 쇠소깍의 특징
담수와 해수가 만나는곳으로 하천을 따라 흐르던 지하수가 이곳에 이르면 솟구쳐 오른다.(용천수) 지하수의 끝자락인 쇠소깍은 맑고 차가운 물을 토해낸다. 매일 이 물은 곧바로 바다로 이어져 해수화된다.
깊은 수심과 용암으로 이루어진 기암괴석, 그리고 울창한 소나무숲이 조화를 이루며 새소리만이 나그네를 반기는 정적의 공간이다. 섭씨 18도의 용출수를 유지하므로 가을에 잔잔한 물가로 뛰어들더라도 차갑지가 않다. 이곳에는 제주에서 가장 오래전에 분출한 조면암이 분포하는 지역으로 학술적인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여기가 쇠소깍! 아랫쪽.

 윗쪽!

 

에구 힘들어~  

 

테우라 불리는 뗏목타기(쇠소깍을 밧줄을 당겨서 오르내리는데 40분걸린단다) 

 그 외에 투명카누도 있었다.

 

쇠소깍을 보고 있다.

쇠소깍은 산책로를 잘 가꾸어 놔서 안 피곤할 때 오면 슬슬 걸어다니면서 바위랑 자세히 볼텐데 지친 데다가 날이 저물어가서

마음이 급해서 경치는 안보이고 물고기 뛰어오르는 거 보면서 입맛 다셨다. ^^ 

 

하와이라고 우길라고...

 

놀고 있는 테우에 올라타서 한컷.

 

효돈감귤 기념비!

제주도는 육지와는 돌하나부터 식물 한포기까지 많이 다르다는 걸 느낀다. 돌은 시커멓고 구멍이 숭숭 뚫린것도 많고

용암이 흐르다 바로 식은것처럼 맨질맨질한 표면에 물결 모양인 것도 많고..

식물들도 처음보는 것도 많고 시기적으로 맞지 않는 것도 있고. 봄꽃인 제비꽃에 가을 국화도 같이 피어 있다.

돌이 시커매서 바닷물도 시커매 보인다.

집들은 야트막하고 돌담은 없는 곳이 없고 감귤 과수원도 정말 많고.

어느 분이 나뭇가지를 잘라내면서 제주도는 1월부터 봄이라고 했다.

그런 곳을 약 1시부터 5시까지 걷는 경험은 생소하면서 너무 낯설지는 않은 좋은 경험이었다.

 

이번에는 다들 늦지 않게 모였다.

중간에 인솔자가 겁줘서 버스 태워 보낸 수원 언니들은 여기 먼저 와서 뭔가 재미있는걸 본거 같은데.

다시 버스에 타고 숙소를 가려는데 이런 그사이 눈으로 바뀌어서 차들이 가지를 못한다.

점심도 늦게 먹었는데 저녁도 그 짝이 나게 생겼다.  5.16도로인가에서 한참을 갇혀있다가 간신히 숙소에 도착했다.

말만 호텔이다.  저녁은 아침에 먹은 반찬이랑 똑같았다.

단지 돼지고기가 구이가 아니라 볶아져 나왔다는 것만 달랐다.

아무 양념 안한 미역국이 정말 맛있었다.

제비와 꽃뱀 커플이 칼호텔로 내빼고 일산언니는 웃돈 주고 혼자 잔다고 하는 바람에 나만 붕 떴다.

인솔자가 셋이 같이 자던가 수원언니들 다섯이랑 같이 자란다.

무서운 아줌마들 사이에 도토리는 너무 끔찍하다.

셋이 한방을 쓰기로 했다.

덕분에 잠버릇 다 들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