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같이 간 사람 : 여러시, 둘리, 울레미, 이차장, 송과장(차량지원)
- 날씨 : 산밑에서는 눈부신 가을 날씨였으나 올라갔더니 옅은 안개가 끼어 있어서 완벽한 조망이 약간 힘들었음.
- 등산로 환경 : 비정규 탐방로를 찾아간 관계로 뭐라 할 말이 없지만 만수암릉 구간은 날등을 많이 밟고 다니고
급경사 오르내림이 많았지만 별다른 안전장치가 없었음. 직벽구간을 제외하고는 로프 설치구간도 거의 없음.
- 산행시간 : 9시 50분부터 6시 45분까지
- 산행 경로 : 덕주골 - 덕주사 - 영봉 이정표에서 오른쪽 계곡 - 안부 - 좌측으로 능선타고 - 10m 직벽구간 하강 - 960봉 - 영봉 -
중봉 (정상 안 가고) - 하봉 옆에서 하산 시작 - 보덕암까지 하산(급경사로 하산했다가 옆구리로 쭉 진행하다가
뒷편으로 산행이 계속되다가 보덕암 도착- 산을 빙둘러 가는 느낌.) - 보덕암에서 시멘트길로 수산리까지 하산.
- 상행경로 지도
만수 암릉이 비교적 자세히 나온 지도
이번 산행지는 월악산이다.
굉장히 유명한 국립공원인데 정작 영봉을 산행한 적이 없다고 이야기 나오기가 무섭게 기다렸다는 듯
여러시가 산행지로 결정을 한다.
이번주는 산행이 없이 조용히 추석준비나 하려나 했는데 뫼오름 총무를 맡고 있는 이차장이
갑자기 이번주는 어디 가냐고 물어보는 덕분에 월악산 산행을 하게 되었다.
그 전에 두어군데 후보지가 나왔는데 이런저런 사유로 탈락하고.
이렇게 힘들 줄 알았으면 수원시계 종주나 하자고 할걸..
요새 명절증후군이 의심되는 가운데 연일 치솟는 물가 뉴스에 더욱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2010년의 날씨는 그야말로 비가 대세이다. 8-9월 사이 43일 동안 32일이 비가 왔다고 한다.
그래도 장마철처럼 계속 내리는게 아니라 갑자기 퍼붓다가 멈추고 해가 쨍쨍나니 기록을 보지 않으면 비가 왔다는 기억도 별로 없는데.
어쨌던 과일을 비롯한 농산물 다 비싸고, 바닷물도 온도가 안 맞고 배도 출어를 못해 수산물 비싸고,
폭염에 다습한 날씨로 인해 젖소들마저 스트레스를 받아서 우유생산량이 급감하여 뉴스에 나올 정도이고...
이래저래 주부 입장으로서는 얘기만 들어도 머리가 띵~~하다.
이럴 때 산에 가서 잠시 잊고 있는 것도 차선책은 되니 힘들어도 산으로!
토요일 아침 주섬주섬 짐 챙겨서 집을 나선다. 날씨도 비가 온다는 예보가 없어서 마음이 한결 가볍다.
버스를 갈아타고 신갈을 향해 가는데 전화기가 울어댄다. 앗! 진동모드로 안 바꿨나보다.
이총무다. 벌써 도착했단다. 3분 정도 늦게 도착했더니 곧바로 차도 도착한다.
승용차에 다섯 명이 타니 꽉찬 느낌이다.
이총무가 캔 커피 하나씩을 건네서 다 먹고 말았다. 이런~
양지에서 영동을 타고 가다가 여주에서 중부내륙으로 갈아타고 충주ic에서 내려 월악산을 찾아간다.
충주호에 물이 가득~하다. 2-3년 동안 댐의 수위가 팍 내려간걸 보면서 안타까워 했었는데.
이리저리 꼬불꼬불 길을 달려 덕주사가 있는 입구에 도착하였다.
아니나 다를까?
덕주사에서 곱게 영봉가는 길을 두고 옆으로 가서 만수암릉 구간을 통과한다고 한다.
커피도 마셨는데, 몸도 무거운데, 곱게 가도 7시간 30분이라는데...
쨍쨍한 햇살아래 산행준비를 마치고 출발을 한다.
여러시가 Leki 스틱 새거를 들고 나타났다. 잘 사용을 안하더니 웬일인지 모르겠네.
여러시가 앞장서고 이총무가 따라가고 중간에 내가 끼고 둘리 내외가 후미를 담당한다.
덕주골의 물은 맑고도 맑고 수량도 풍부하다. 마음이 다 정화되는 듯 한다.
수경대도 지나고 학소대도 지나고 덕주산성 동문도 지나고
덕주산성
덕주사에 도착하였다.
뒷배경의 산이 북바위산이라나 뭐라나?
신라말의 마의태자 동생 덕주공주가 여기서 여생을 보내서 이름이 그리되었나보다.
담장이 없는 열린 공간으로 된 절에 건물들이 여기저기 있다. 잠시 둘러보고.
범종각은 새로 지었는지 아직 단청작업전이라 오히려 단정하고 멋있어 보인다.
출발을 기념하여 안내석 앞에서 기념사진! (10:07)
바로 옆 나무 다리를 건너 맑은 계곡을 끼고 산행을 시작한다.
나무가 울창하고 옆에 계곡이 흘러 과히 더운 줄을 모르겠는데 땀은 많이 난다.
옥빛 물이 흐르는 곳에서 감탄도 해보고..
등산로를 따라가다가 좌측 영봉 가는 이정표에서 우리는 그대로 직진을 한다.
중간에 계곡 전체가 바위로 된 곳에서 간단히 간식도 먹고.
계곡은 물은 땅속으로 흘렀다가 계곡으로 흘렀다가 한다.
심지어는 발밑 땅속에서 물 흘러가는 소리가 나는 곳도 있다.
그러니 물이 그렇게 깨끗하고 맑지~
이제 안부에 올라서기 위해 급경사를 살짝 올라가서 안부에 도착한다. (11:25)
잠시 휴식을 취하고. 여기서 올라오는 방향 기준으로 좌측으로 가면 영봉 방향, 우측으로 가면 만수봉 방향이라고 하네요.
앞으로 가야할 영봉 방향!
능선을 타고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진행한다. 숲이 우거져서 과히 탁 트인 조망을 할 수 있는 곳은 별로 없다.
산행 당일 새벽2시까지 술을 마셨다는 총무가 잘 간다. 땀을 비오듯 흘리면서.
날씨는 맑고 바람은 별로 없고 땀은 참 많이 난다.
유달리 어려운 구간도 없고 그렇다고 쉬운 구간도 아닌 산길을 진행을 한다.
중간에 점심도 먹고... 정상 부근에도 못 가고 점심 먹기는 처음인 듯 하다.
새로운 멤버의 유부초밥도 등장하고 오랫만에 오징어귀 볶음도 등장하고 어제 내가 담근 열무김치도 등장하고.
김치찌개에 라면까지 먹고.
다시 기운내서 급경사를 내려갔다가 네발로 올라갔다가.
두시간여를 더 가도 별로 가다오지 않는 영봉 (1:36)
둘리님이 영봉이 만산의 비래바위랑 비슷하다고 한다.
이쪽에서 보면 저렇게 높이 바위만 있는거 같은데 반대편에서는 그렇지 않다.
반대쪽에서 많은 계단을 밟아야 영봉에 오를 수 있다고 한다.
조금 더 가서 ... (1:41)
조금 더 가니 이제 밧줄이 매어있는 급경사들이 나타난다. (2:24)
이제 직벽구간이 시작된다. (2:41)
이정도는 네발로 해결하고..
대롱이가 되어야만 했던 슬픈 구간!
나는 10m 직벽구간이 있다고 해서 당연 올라가는 걸로 생각을 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내려가는 구간이었다. 물론 반대편에서 오면 올라가는 구간이겠지만.
먼저 내려간 여러시가 옆쪽으로 내려가지말로 이리 내려오라고 한다.
밑에서 발 짚을 곳을 알려주지만 보이질 않는걸 어쩌라고.
유격대처럼 다리로 딱 버티고 줄을 풀면서 내려가면 좋으련만 유격대가 아닌걸.
처음엔 바위에 매달리다시피 하다가 조금 더 내려가니 발딛을 곳을 내려다볼 수가 없다.
에궁! 내 신세야. 결국 팔로 대롱대롱 매달려서 발로 더듬더듬 해서 험한 꼴로 사진 찍히고 내려왔다.
그 꼴 보고 누가 웃었다네~~~~ 참!
내려와서는 완전히 제정신이 아니었다. 그냥 주저앉아서 물마시고 배즙마셨다. 엉엉.
이곳을 대비해 로프까지 사가지고 와서는 밑에서 웃고 앉아 있었다니 ......
살짝 옆으로 길을 찾아간 둘리님!
위험구간도 다 잘 지나고 삐딱하게! 지나온 곳을 배경으로.
드디어 정규 탐방로에 들어서다. 960봉 (3:09)
들어서자마자 사람들이 반대편에서 나타난다. 하산하는 사람들이다.
열심히 안녕하세요?를 외치며 기운을 내본다.
여기서부터는 두사람이 나란히 걸을 수 있을 정도의 등산로이다.
성큼 다가온 영봉 (3:19) - 헬기장
영봉이 1.7km남았다는 이정표. (3:32)
그런데 여기는 영봉 거의 바로 밑이다. 이제부터는 영봉을 빙 둘러 영봉의 뒷편으로 가서 약간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영봉을 가야한다. 그게 1.7km이다. 그 길의 대부분이 계단이다.
3시가 넘어서 정상 근처에 오다니. 무려 거의 5시간 10분이 경과했다.
이제는 그냥 열심히 발을 옮겨야 한다.
계단 오르기!
영봉을 오르는 계단 입구.
왜 보덕암 삼거리일까? 영봉 삼거리여야 하는거 아닌가?
드디어 영봉 정상 (4:03)
중봉과 충주호를 배경으로
오늘 확실하게 병도지라고 마구 흔들어주는 센스!
왔던 능선을 배경으로.
저 가운데쯤 있는 푹 꺼진 곳에서 왔대나 어쨌대나?
왔던길.
영봉 정상석이 없는 옆의 바위에서 배낭 털어서 다 먹었다. 영봉의 바람소리는 귀곡성을 연상케하고
가금류로 보이는 새한마리는 그 바람 속에서 정지비행도 했다가 하강도 했다가 한다.
이제 보덕암을 향해서. (4:37)
되돌아본 영봉
청려장 산행기에서 중봉정상이 없길래 옆으로 휘리릭 할 줄 알았더니 바로 정상만 안가는 거였다.
헥헥 거리면서 다올라갔다가 휘리릭 지나간다.
중봉과 충주호(5:02)
조금씩 다들 힘겨운거 같다. 물도 떨어져 가고.
최고의 조망 코스가 나왔다. (5:10)
이 계단에서 보면 충주호와 하봉이 멋있게 보이고 사방이 다 조망이 된다.
옅은 안개가 아쉬울 뿐이다.
끼인바위 발견.
통천문 수준인데 너무 무섭다. 더 무서운건 저 위의 바위 아랫부분에 진달래 나무 굵기 정도의 나무가 뿌리를 내리고
바위를 서서히 잠식하고 있다. 생각하면 무서운 나무와 바위의 관계.
하봉은 오른쪽에 두고 바로 보덕암으로 하산한다. 하산하기 전 물을 전부 마시고..
급경사 계단과 너덜지대를 지나는데 벌써 최과장이 도착했다는 전화가 왔다.
근무조가 변경되어 서로 전화하기로 했는데 본인은 약속이라 일찍 온 듯 한다.
보덕암까지 오라카라고 마구 압력을 가했다. ㅋㅋㅋ
여러시 먼저 만나러 내빼고.
보덕암 가는 길은 급경사 계단을 내려서 너덜지대를 지나면 그 다음은 산 어깨쯤 되느 곳을 계속 옆으로 옆으로 진행한다.
그러다고 보면 약간 편한 길이 나오다가 이번에는 산 오른쪽으로 내려간다. 분명 보덕암은 왼편에 있는데.
어, 어 하다보면 또 왼쪽으로 가기 시작한다.
1.2km 남았다고 좋아했더니 500 m 이정표 나오고. 500m 이정표 나왔는데 당최 기미가 안 보인다.
계곡이 나타난다던가 뭐 그런 느낌...
드디어 이동식 화장실을 멀리 발견하고 쫓아가다가 딱 왼편을 보니 절이 보이고 여러시와 웬 아저씨가 보인다.
ㅎㅎㅎ
보덕암 샘물은 플라스틱 관을 통해서 나온 물이 주발에 떨어지는데 주발은 손작두를 변형한 듯한 기구의 한쪽에 달려있고
그 반대편 밑에는 목탁이 설치되어 있다. 물이 가득차면 한쪽이 들렸다가 물이 비워치면 목탁이 울리는 원리다.
좋은 생각인듯....
물도 실컷 마시고 차를 어떻게 할 것인가 얘기하는데 어렵지만 다 타고 내려가자 해도 기어이
여러시가 총무만 차 회수하러 보내고 우리는 넷을 걸어서 산을 넘어 가자고 한다.
보덕암 대웅전 앞에서.
벌써 해 다진단 말이지....
둘리와 울레미 샘에서 머리감고 기력을 회복하고, 산넘어 가려고 보덕암 나섰던 여러시를 내가 협박하여
수산리로 하산하기로 한다. ㅋㅋ. 상으로 머리 감는 여러시에게 찬물 퍼부어 주고.
수산리까지 시멘트 길을 따라 터덜터덜 걸어간다. 꽤 걸어가야 한다.
이여사님과 등산 얘기, 추석얘기 해가면서 걸어가니 여러시는 벌써 없어지고.
수산리로 내려오니 구판장 앞에 불쌍한 포즈로 앉아 있다.
참~ 그 옆에서 큰 화덕에 삼겹살 굽고 있던데 왜 거기 그렇고 있는지.
곧 차 두대가 도착하고 저녁 먹으러 출발!
요기서 저녁 먹고.
시원하게 소주+맥주로 두잔 마셨더니 커피와 상승작용을 일으키는지 슬슬 기미가 와서 스톱! 하고.
밥도 쪼매만 먹고.
저녁 잘 먹고 차 가지고 와준 최과장에게 인사하고 출발!
다행히 밀리지는 않아서 신갈까지 잘 와서 영통 입구에서 버스타고 집에 가지 10시 30분이 넘었다.
에고... 팔다리어꺃허리야!
피로가 누적되어서 그런지 명절이 다가와서 그런지 아님 대롱대롱 할때 너무 긴장해서 그런지 힘든 하루가 되었다.
중봉에서 바라본 충주호의 멋진 그림이 기억에 남는다.
영봉은 가본적이 있다는 느낌이 자꾸 드는데 언제 가 봤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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