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산행기

지리산 종주를 가다(20100925~26)

pc100 2010. 9. 28. 17:46

- 같이 간 사람 : 여러시, 둘리, 울레미 (대성웰빙산악회)

- 날씨 : 첫째날 ... 무지 맑았음. 파란 하늘과 운해, 일출, 밝은 달이 모두 있었음. 주변의 산들이 모형도를 보듯 선명하게 보였음.

           둘째날 ...  일출 보고 난 뒤 적당한 구름이 있어서 산행하고 좋았음.

- 등산로 환경 : 성상재 - 벽소령 대피소 구간 ... 비교적 완만하고 좋음

                      벽소령 - 세석 대피소 구간 ... 급격하게 경사를 올려야 하는 구간이 있으면 가파른 철사다리 구간도 있음.

                      세석대피소 - 천왕봉구간 ... 큰 돌들이 많고 험한 구간으로 밧줄도 매어져 있는 곳 많음. 천왕봉 구간은 계속 철사다리.

                      천왕봉 - 써리봉 ... 급경사에 사다리, 바위 많고 오르내림이 심하여 힘든 구간.

                      써리봉 - 치밭목 대피소 :  기억에 없네... 계속 내려가기?

                      치밭목 대피소 - 대원사 : 큰 돌의 너덜지대에 급경사로 내려가고 징그럽게 징그럽게 긴 구간임.

                      대원사 - 유평탐방지원센터 구간 : 아스팔트가 아닌 돌 또는 블록으로 포장되어 있음. 4km 정도임.

- 등산경로 :

 

긴 추석 연휴를 지리산 종주를 하기로 했다. 왜 그런 정신나간 생각을 했을까?

아마도 지난해 다녀온 날고의 증언과 얼마전 다녀온 신반장의 증언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기암을 할만큼 비싼 물가로 추석상을 차리고 나니 남는건 짜증 뿐이다.

이리저리 조금씩 남은 음식에다가 다음달 나올 카드대금 생각에 뒷목이 뻣뻣할 지경이다.

연휴 끝인 25,26일 종주를 하기 위해서는 24일 출발하기로 하고 이리저리 산악회를 찾아서 한군데를 정했다.

코스도 대원사까지 가고, 출발시간도 자정무렵이라 여유가 있고, 홈페이지에 안내도 자세해서 선택했는데!

23일 출발을 10시 20분에 한다고 전화가 왔다. 이런~~ 

같이 갈 사람들에게 문자를 보냈다. 둘리님 알았다고 바로 연락왔는데 여러시 답장이 없다.

전화를 해도 안 받는다.  특성상 산에 가 있을 수도 있으니 나중에라도 연락이 올 줄 알았는데 전화를 해도 안 받는다.

확! 할 수 없이 아버지를 거쳐 마나님께 문자를 보냈다.

나중에 들으니 시간도 변경되고 코스도 중산리로 바꾼다 해서 삐져서 그랬단다. 

책에 나와 있다. 이건 나를 무시하는 거라고.

 

여러시에게 빌린 배낭을 꺼내놓고 회의를 통해 결정한 물품 목록을 가지고 하나하나 짐을 싼다.

가방이 넘치는데다가 그동안도 말썽을 피우던 쟈크를 부부가 합작으로 거덜을 내고 말았다. 에고~

어쨌던 보조가방까지 한개 동원하여 짐을 꾸렸는데 가기가 싫은지 갑자기 오른쪽 어깨가 아프다.

시간이 돼서 짐을 지고 일어서는데 읔! 정말 무겁다.

내가 맡은 품목은 쌀 1.5kg, 김치 한통, 기타 (껌, 육포, 에너지바, 그리고 마른국재료),

거기다 두끼 도시락과 반찬, 물 한통, 미숫가루와 그 통, 사과 두알, 컵 2개, 수저 두 세트, 옷 세 세트, 오리털 파카 하나,

대형 물휴지, 열쇠 꾸러미, 명함지갑, 스틱, 기타 수건과 손수건 종류 다섯장, 세면도구. 에고 열거도 힘들다.

신갈 정류장에 도착하여 기다리는데 이넘의 차가 그나마 또 늦게 오네.

양재에서 10시 34분에 출발했다고 문자는 왔는데 차는 안오고, 알고보니 죽전에서 또 누가 늑장을 부렸나보다.

나같이 10분 일찍 도착해서 기다리자 주의인 사람은 항상 30분도 더 기다리게 된다. 가끔은 손해라는 생각도 들고 화가 날 때도 있다.

특히, 늦어서 시간 맞추려고 택시를 탄 날이면 무지 더~

버스가 도착해서 타니 사람들이 약간 여유있게 앉아 있다. 우리 일행 세 명은 배낭을 의자 한 곳에 몰아놓고 편히들 앉아 있다.

둘리님 얼굴 좋아 보이고, 울레미님 명절맞이 이발도 한 듯 한데 여러시는 휴가모드인지 수염도 안 깎았네!

차에 타고 나니 산악회 대장이 안내를 하는데 중산리로 내려간다고 하지를 않나, 하산해서 밥을 준다하더니 아침을 먹으라질 않나.

결국 여러시가 총무님 이리와 보세요! 하더니 따진다.

총무가 그럼 식사값을 내줄테니 내려와서 밥 먹으란다.  대원사로 내려가도 당연히 된단다. 이런.

 

자리를 잡고 앉아 휴대용 목베개에 바람을 불어넣고 목에 끼었더니 불편하다. 그래도 새로 산거니 한번 해봐야지...

반선에 내리니 목이 무지 아프다. 안 하느니만 못한건가? 중간에 오리털파카도 꺼내서 왼쪽 창가쪽 어깨에 덮었다. 날씨가 찬가보다.

반선에 도착하였다. 달은 높이 떠있고 별도 쏟아질 듯 좋은 날씨인데 춥다!!

남들은 구수한 된장국에 식당에서 밥을 먹고 우리는 화장실 들렀다가 차 안에서 짐을 정리했다.

쌀 한가마니(?)와 김치를 여러시에게 넘기고 기타물품을 둘리님께 넘기고 갈아입을 옷을 보조가방에 넣어서 버스에 남기고

배낭을 멨는데 그래도 무겁다. 아구구구...

새로 산 둘리님의 파란색 배낭이 멋있다. ㅎㅎㅎ

반선에서 성삼재 휴게소로 향하는 길은 깜깜한 와중에 꼬불꼬불한 산길이다. 멀미가 난다. 속이 울렁거린다.

 

-- 첫째날 (2010년 9월 25일) --

깜깜한 새벽 3시 30분 성삼재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셔츠 한 장으로 버텨보려 했지만 너무 춥다.

방풍쟈켓을 꺼내입어도 덜덜 떨린다.

 

 

속은 울렁거려, 추워서 떨려, 배낭은 무거워도 웬지 모를 설레임이 있어서 좋다. 출발 전에는.

스트레칭도 없이 바로 출발한다.

입구에는 아무도 없고 전자 계수기만 설치되어 있다. 부지런히 걸어야 추위를 이길 수 있는데 이런 생각은 할 필요가 없다.

다들 굉장히 빠른 속도로 진행을 한다. 어두워서 누가 누군지 알 수는 없지만 랜턴빛과 달빛으로 걷는 데는 전혀 불편이 없다.

앞에는 산악회 여자 총무 두 사람이 앞장 선 듯한데 곧 다른 사람들과 뒤섞이게 되었다.

이 길이 아닌 능선으로 가면 종석대를 거치게 된다는데 이끄는 사람을 따라 편한 길로 진행한다.

노고단 방향의 계단길에 도착하여 좌측으로 방향을 바꾼다.(3:57) 

계단을 올라서서 왼쪽으로 방향을 바꿔서 조금 진행을 하다가 이 이정표에서 0.4km 방향을 잡는다.(4:19)

돌이 깔린 산길을 걸어가니 노고단 대피소가 나타난다. 화장실도 있고 사무소도 있고 밥을 먹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여기서 밥을 먹을까 하는 여러시의 제안이 있었지만 속이 울렁거리는 내가 반대했다.

진정한 노고단은 10시부터 4시까지만 입장이 허용된다고 한다. 그래서 그 아래 능선의 돌탑에서 기념촬영을 한다. (4:23)

 

산악회 대장들의 몸매를 조릿대 몸매로 규정해서 한참을 얘기하면서 걸어가니 피아골 삼거리에 도착하였다. (5:16)

0666

능선에서 멀리 반짝이는 불빛도 확인해 보고 하면서 진행하다 보니 조릿대 몸매들이 근처에서 듣고 있었네. ㅋㅋ

조금 더 걸어서 임걸령에 도착하였다.(5:24)

임걸령에서 아침을 먹기로 한다. 둘리님이 전날 정성스럽게 끓인 소고기 무국과 도시락을 꺼내놓고 먹으니 완전 부르주아 아침이다.

아무리 추워도 바람불어도 역시 사람은 굶으면 안돼~라는 진리를 새기면서. 밥먹고 껌씹고...

다시 힘내서 열심히 걸어 노루목에 도착하였다. (6:17)

노루목에서 약 15분간 쉬면서 일출을 기다렸고 멋진 일출을 볼 수 있었다.  

 

이제 1km 정도 종주길에서 벗어난 반야봉으로 향한다.  기념사진 찍고.

1km지만 250m 이상 고도를 올려야하기 때문에 꽤 시간이 걸린다. 하늘은 수시각각 변하면서 멋진 정경을 보여준다.  

0695, 0700, 0710

반야봉에 도착하였다. (6:59)

0701, 0707

반야봉에는 카메라를 가진 분들이 일출을 담고 있었고 비박을 한 팀도 있었다.

어떤 나이 지긋한 분이 카메라 다리 건드렸다가 아저씨 방금 2천만원 물어줄 뻔 했어요!라는 무서븐 말을 들어야했다.

반야봉에서 조망해본 지리산은 어디가 어딘지 구분이 안될 정도로 봉우리 옆에 봉우리, 그 옆에 또 봉우리... 6겹 정도의 산들이 보였다.

그 산들 사이에 구름이 가득하여 어두울 때는 호수인 줄 알았었다.

반야봉에서 다시 조릿대 후미대장도 만나고 대원사 내려와서 본 느글한 아저씨도 사진에 있네~

7시 10분 반야봉에서 내려가기 시작한다. 올라올 때 힘들게 올라왔는데 내려갈 때 보니 꽤 먼길이다.

반야봉에서 삼도봉으로 가는 갈림길에 도착하였다. (7:33)

갈림길을 조금 더 진행하여 노루목에서 가는 길과 만나고 곧 이어 삼도봉에 도착하였다. (7:40)

0717

삼도봉은 전라남도, 전라북도, 경상남도가 만나는 봉우리이다. 민주지산 옆의 삼도봉에 이어 두번째 삼도봉에 오른다.

여러 사람들이 있다. 밥 먹는 팀, 혼자 물마시고 쉬고 있는 콘칩가진 아저씨, 햇살 속에 누워서 쉬고 있는 팀, 이런 사람들, 저런 사람들.

삼도봉에서 화개재 가는 길은 긴 코스의 나무 계단이다. 화개재는 예전에 장이 열렸던 고개라고 한다.(7:59)

 0723

화개재에서 점심을 위해 모이기로 한 연하천 대피소까지는 4.2km라고 한다. 노고단에서 6.3km를 왔다고 한다. 휴~~

연하천 대피소 가는 길에 토끼봉에 도착하였다. (8:33)

토끼봉은 헬기장이 있는 넓은 공터로 사람들이 또 많이 모여있다. 누군가 환타를 마시고 있다.  정말 마시고 싶었다.

잠시 사과를 깎아 먹고 있는데 누가 아는 체를 한다. "정말 부지런히 돌아다니시네요?" 이런다. 분명 얼굴이 낯이 익은데...

여러시도 그렇다 하는데... 그쪽도 이쪽도 확실하게 언제 봤는지 기억에 안난다. 참~~

산에 다니면 치매에 걸릴 확율이 높아!  작년 연말 제주도 올레길이랑 한라산 등반갔을 때의 가이드였는데.

막걸리 한잔을 따라주고.

다시 맑은 날씨 속에 걷고 걸어서 연하천 대피소에 도착하였다. (9:47)  

대피소는 맑고 시원한 물도 많고 넓기도 해서 대피소로는 아주 좋은 위치였다.

참 나 원~~  10시도 안되어서 이제는 점심을 먹어야 한다.

라면 끓이고 싸온 반찬과 밥으로 점심을 먹고 커피고 끓여 마시고. 

우리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한 Daum 산악회는 아예 소고기도 볶고 김치찌개도 끓이고 햇반도 삶는다.

내가 가끔 보는 풍경이 여기서도 펼쳐지고 있다. 좀 예쁘게 생긴 여자는 일 안하고 입만으로 일하고 남자들과 조금 둥둥한 여자분만

열심히 일한다.  이런거 보면 살짝 열받는데 컴플렉스인가?

대피소에서는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하게 각자의 방식대로 휴식도 취하고 식사도 하고.

우리가 이용한 산악회의  조릿대 대장이 저쪽에서 복분자술을 나눠 먹는 걸 보게 되었다.

우리는 일행 중 약간 늦게 도착해서 점심을 먹고 나니 일행들이 다 출발하고 없었다.

한 시간이나 대피소에서 이리저리 보내다가 다시 벽소령 대피소를 향해 출발하였다.

벽소령 대피소까지 1시간 30분 정도가 걸린다고 하는데 지도를 보니 연하천 대피소 못 미쳐 총각샘이 있었는데 지나쳐 왔다.

총각샘 못 갔다왔다고~~ 왜 이정표가 없냐고~~ 트집을 잡으니 웬 처녀가 떼어갔다는 현답이 돌아오네.

앞 쪽의 삼각봉이 어딘지도 모르고 지나가고 형제봉도 어딘지 표시가 없어서 지나간다.

이정표는 없지만 뭐 크게 지장이 있는 건 아니지만 아쉬움이 남는다.

여러번  쉬어가는 걸로 봐서 조금은 힘든 산행이 아니었나 생각해 본다. 

 

지나와서 보니 여기가 형제봉인가?  바위가 둘로 나누어져 있으니? 

 

 

벼랑 위의 소나무와 사람이 같이 나오지 않으면 카메라가 아니라면 울레미의 말에 찍기를 포기한 여러시 덕분에 멋진 풍경 사진이 되었다.

벽소령 대피소에 도착하였다.(12:12)  

 

우리가 이용한 산악회 멤버들이 다 여기에 있다.

앞으로 2시간 30분 내지 3시간이면 충분히 도착한다고 대장이 말해주면서 쉬었다가 가라고 한다.

식수가 70m 아래에 있어서 울레미님께 가방을 죄 맡기고 쭐래쭐래 나서본다.

괜히 갔다. 한발 자욱이라고 아낄껄!

알미늄인가? 스텐레스 수조에 담긴 물을 수도꼭지를 이용해 받을 수 있다.

물통을 안 가져가서 여러시의 다용도 그룻에 물을 받아다 울레미님께 전달했다.

이 밥그릇은 두고 두고 유용하게 사용되었다. 남의 꺼 뺐아 먹을 때. ㅋㅋ 

 

쉬엄쉬엄 가기로 하고 길을 나선다. (12:24)

 

이 구간이 제일 편한 구간이었던거 같다.  능선을 이용하지 않고 편편한 어깨길을 걸어가면 된다.

여러시가 투덜댄다. 이런게 어딨냐고?  편하고 좋구만.

위가 저렇게 생겼는디?  

그 길도 끝나고 오르막이 시작된다.  에고 사람살려~ 헥헥!

그런데 엄청나게 큰 배낭을 멘 사람들이 많아서 길이 조금 복잡하다.

앞질러 가기도 미안하고...

엄청 힘들게 올라가서 잠시 쉬면서 쵸코렛을 먹고 있는데 옆에서 커피를 끓이던 사람이 커피를 준다.

냉큼 아까의 그 그릇으로 얻어 먹고 땅콩으로 갚고.

조금 있으니 산행대장도 지나가고, 조릿대 후미대장이 오는데 배낭 옆 주머니에 아직도 복분자술이 있는 걸 포착했다.

지나가는 말로 '아직도 복분자가 남았네~" 이랬더니 "드릴까요?" 이런다.

이런 말이 오가는 사이에 벌써 여러시가 아까 그 그릇을 또 소리없이 꺼낸다.

울레미님이 양심껏 조금만 따르는데 뻔순이 은영이가 안된다고 더 따라야 한다고 했다.

복분자도 또 조금씩 맛보고.  

체했다!!  에고. 욕심을 너무 부렸나?

말을 붙이고 있는 사이에 그릇을 소리없이 꺼내는 여러시의 행동을 두고 웃으면서 얘기하고..

최강 산적팀이야!

그 그릇은 물그릇 됐다, 커피 컵 됐다가, 술 컵까지..

조금 쉬고 또 출발하여 오르막(아마도 덕평봉이었나?)을 오르고 조금 걸으니 갑자기 사람들이 와글와글하는 장소에 도착했다.

알고 보니 유명한 선비샘이다.  (13:28)

여기도 비박하는 사람, 비박장비 널어 말리는 사람, 밥해먹는 사람, 라면 끓여 먹는 사람, 사람, 사람.

물 한 모금씩 먹고 출발!

헉헉 대면서 올라간다. 다시...

드디어 칠선봉이라고 생각되는 곳에 도착했다.  천왕봉을 찾아보라는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다. (14:06)

 

천왕봉이 너무 선명하게 보여서 뭐 찾아볼 것도 없었다. 정말 축복 받은 날씨다. 

 

저 멀리 제일 높은 곳이네.  문제는 이 앞의 영신봉 가는 길이 엄청 힘들어 보인다는 거지.

천왕봉 배경으로 기념사진도 찍고 

 

둘리님과 반대편을 배경으로도 찍고

넷이서 한꺼번에도 찍고

 

다른 사람 사진도 찍어주면서 한껏 여유를 부려본다.

부리면서 들은 즉, 앞으로 가야할 세석산장까지의 길이 장난이 아니라 한다.

엄청난 길이의 철계단을 올라가면 진이 다 빠질거라고 한다. 시간도 많이 걸리고.

그래도 산이 다가오지는 않으니 출발해본다.  멀리 보이는 영신봉을 향해.  

 

먼저 내려간다. 그 다음에는 바로 철계단이 나온다.  계단이 가파르고 많다. 중간중간에 사람들이 쉰다.

천왕봉 조망을 할 수 있는 곳도 설치해 놓았다.

중간에 이런 사진도 찍고  (14:26)

힘든길 다 올라온 줄 알고 이런 사진도 찍고 (15:05)  

여기서 세석에 너무 일찍 도착해서 칠선봉까지나 가볼까 하는 청년 둘을 만났다.

'확 밀어버릴까 보다' 라고 말해주었다. 나중에 세석에서 또 보았다.

멋진 경치를 보면서 영신봉을 향해 간다. 뜬금없이 여러시가 옆의 바위로 올라간다.

알고보니 영신봉 가는 길이었다.

바위에 올라가서 사진을 찍고 있으니 산악회 총무가 와서 사진을 찍어준다.(15:19) 

 

그 바위에서 조금 더 올라가니 영신봉이다.

영신봉에는 웬 여성분이 바위에 담요를 무릎에 덮고 책을 읽고 있었다. 산에 쉬러 오셨단다. 부러웠다.(15:25)

여러시는 길이 없다는 말에도 굳이 또 험한 길로 가고 우리는 물길따라 한 20m 내려왔더니 영신봉 이정표가 반긴다.

그런데 출입금지란다. 이를 어째!

세석산장이 겨우 100m 남았다.  세석산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지나쳐간다.

그 중 50대 후반에서 6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성 5-6 명이 깔끔하게 정리된 커다란 배낭을 메고 지나가신다.

한눈에도 오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포스가 느껴진다. 존경스럽다.

드디어 세석산장에 도착하였다. (3:40)  

 

그런데 벌써 산장의 테이블들이 와글와글바글바글이다.

젊은 남녀가 식사를 마쳐가는 테이블을 양해를 구하고 밀고 들어갔다. 이 커플 정말 남자친구 잡는다.

남자친구 배낭이 엄청나게 크다. 짐도 장난이 아니다. 내가 괜찮아요? 했더니 정말 힘들어요! 이런다.

거기에 비해 여자친구 배낭은 정말 유치원 수준이다.

남자는 나중에 압박붕대도 얻고 파스를 다리에들이붓다시피 한다. 하산하면 헤어지는거 아녀? 심하다.

오후 4시에 이번에는 저녁 식사다. 여러시와 울레미의 버너가 등장하고.

원래는 국을 끓여 먹으려 하였으나 내가 가져온 제육볶음으로 먼저 술을 한잔씩 하고 그 사이에 밥도 끓이고

내가 우겨서 라면서 끓이고..

기념 촬영도 하고

 0801

잘 먹고 나니 피곤하다. ㅋㅋ

내가 고3 아들 핑계를 대면서 천왕봉 일출을 보러 가자고 우겼다.

여러시는 촛대봉에서 천왕봉 사이의 절경을 보려고 했었는데.

결국 일출 보러가는 걸로 결정을 했으니 내일 아침밥과 국까지 끓여서 샥 마감을 하기로 하였다.

그 사이 사람들이 더 몰려와 테이블 차지하고 있기도 미안해서 이번에는 반대로 최소한의 공간만

남겨놓고 다른 사람들에게 양보하였다.

산장의 메뉴는 의외로 다양하다.  삼겹살 굽는 냄새도 진동하고, 라면은 기본이고, 반조리 국을 알지 못해 정말 생미역을 가져온다는 친구를 둔 어떤 사람은 내가 건식 국 재료를 주자 친구에게 달려가고.

시간 남아서 칠선봉 간다는 장정 둘은 닭볶음탕을 가져오고. 김치찌개, 햄, 참치 기타 등등.

그릇은 정말 작은 곰솥만한 코펠을 가져오는 일행들도 있고, 아주 작은 라면 1개용 코펠을 가져오는 사람들도 있고

어린이를 데려온 사람도 있고, 나이 지긋한 친구분과 온 사람들도 있고, 가족과 온 사람도 있고,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다.

세석산장에서는 오리털 파카가 기본이다. 오히려 한밤중에는 적응을 해서 그런지 그렇게 춥지는 않았는데

처음 도착해서는 중무장을 해야 했다. 식수는 산장의 약간 아래쪽에 있는데 계속 쏟아지는 방식이다.

밥도 다 먹고 이제 테이블에 앉아 있을 수도 없고 해서 산장 안으로 들어갔다.

입실은 6시지만 그 전에 들어가서 쉬어도 되는 걸 모르고.  

산장에서 주민등록증을 산악회 총무에게 주고 스트레칭을 해본다.

 

이런걸 찍어놓고!

세석산장은 남녀가 방이 구분되어 있다. 우리는 일찍 와서 1호실 2층에 단체로 주루룩 배정을 받았다.

산장에서 주는 모포를 반 접어서 놓을 수 있는 넓이가 사용가능한 넓이이다. 너무 좁다!

사람들이 많아서 스트레칭도 제대로 못하고 자리를 잡고 누웠다. 몸이 힘들어서 잠도 제대로 오질 않는다.

옆에 둘리님 얌전한 자세로 누워서 주무시는데 나는 앉았다, 누웠다, 모로 누웠다, 엎드렸다가 생쇼를 하는 가운데 잠들었다 깼다를 반복했다. 6시부터 자리에 누웠으니 선잠을 잤어도 모자라지를 않을 듯 하다.

처음에는 추워서 파카까지 입고 누웠다 나중에는 사람들이 가득차니 이번엔 덥고 답답해서 옷도 벗고 잘판이다.

투덜대다 밖에 나와서 비박하는 사람들 보니 배부른 투정이었다.

1박2일에서 봤듯이 코고는 소리만이 살아있음을 증명한다.

잘못하다가는 사람이 밟을 수도 있는 곳에 비닐 뒤집어쓰고 침낭 속에서 자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  둘째날 9월 26일 - 

새벽 1시부터 깼다. 이리누웠다 저리 누웠다. 그러다 눈치 보여서 통로에 가서 큰대자로 누웠다가 화장실 갔다가..

치솔 들고 내려가 고양이 세수도 하고 양치도 하고 왔다. 물이 정말 차다!

다시 올라와 배낭을 가지고 내려와 다시 정리하고 미숫가루를 찬물에 탄다.

빈 속에 가면 아무래도 허전하겠지?

1시 30분이 넘어가니 천왕봉 갈 사람들이 일어나서 움직이기 시작한다.

조릿대 대장이 일어나 짐을 꾸린다. 어제 2시 30분에 출발한다고 하지 않았냐고 했더니 그러면 너무 늦다나 어쩐다나 하더니

앞에 있던 아저씨가 자기 카메라를 꺼내 확인하더니 어제 6시 32분 일출이었으니 장터목가서 라면 끓여먹으면 되겠단다.

그러더니 2시 되니 가버리네. 산행대장 맞어?

남자 두 사람에게 전화를 해도 모두 꺼져있다고 메시지가 나오네.  너무 일찍 깨웠나?

여사님과 준비를 마치고 다시 전화하니 울레미님이 준비를 마치고 나오신단다.

미숫가루를 나눠 마시고 산행준비를 마친다. (2:36) 

 

하늘에는 어제와는 달리 양털구름이 가득하고 달을 중심으로 벌건 테의 달무리가 나타난다.

깜깜한 가운데 헤드랜턴에 의지해서 길을 나선다. 어제 저녁에 세석평전에 올라와 볼걸 후회를 하면서 깜깜한 가운데 진행을 한다.

먼저 세석평전에 올랐다가 그 너머의 좌측으로 진행을 한다.

가까운 촛대봉에 먼저 도착한다. 사실 어딘지 모르겠다. (2:55)

 

길은 돌길이 계속되다가 가끔 편한 길이 2-30m 정도 나타나는 형국으로 올라갔다 내려갔다가 반복된다.

천왕봉이 가까워질수록 점점 길은 험해진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장터목 대피소에 도착하였다. 칠선봉에서 볼 땐 가까이 있었는데 1시간 40분 가까이 걸렸다. (4:15)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서 천왕봉에서 벌벌 떨걸 예상하고 밥이나 먹고 가자고 했지만 천왕봉에서도 좋은 자리를 잡아야 한단다.

참 나 원~ 하지만 천왕봉에 가보고서는 이 말의 의미를 알았다.  정말 좋은 자리가 없다.

그래서 간단히 볼일 마치고 다시 천왕봉을 향해 나섰다.

장터목 대피소에서 출발하자 마자 돌로 된 급경사를 올라가야 한다. 헥헥!  

중간에 사람들이 비켜서서 쉰다. 그래도 이정도야~  암것도 볼것도 없을 때가 가장 속도가 날 때이다.

다 올라가니 제석봉이란다. (4:35)

어둠 속에서 그래도 사진이 나오니 신기하다.  

이 이정표 앞에 전망대로 만든 나무 데크가 있는데 거기도 웅크린 뭉치들이 있는 걸로 봐서 비박하는 사람들이 있나보다.

돌아가면서 사진을 찍고.

천왕봉 가는 사람들이 많다.

머리 위로 올라가는 배낭을 멘 사람, 카메라만 가지고 가는 사람 등 다양한 사람들이 길을 가는데

다들 힘겨운지 비켜서서 쉬기도 하면서 진행한다.

길이 대부분 커다란 자연석의 바윗길이라 험한 편이다.

장터목에서 천왕봉까지 1시간 30분이면 된다는데 그 정도는 아닌 듯 하다.

우리도 속도도 조절할 겸 잠시 쉬면서 사과도 먹고 젤리도 먹고 힘을 낸다.

그 유명한 통천문에 도착했다. (5:10)  

머리를 조심할 정도의 키는 아니지만 머리를 조심하며 철사다리를 지나 길을 간다. 

이제부터는 거의 철사다리로 된 길이다.  손에 닿는 철의 느낌이 너무 차서 손가락이 없는 장갑이라도 껴본다.

철사다리를 오르고 올라 천왕봉에 도착하였다. 사람들이 벌써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5:31)  

 

해가 뜨려면 1시간 정도는 있어야 한다.

최정상 주변에는 자리가 없어서 약간 내려간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 아침 먹을 준비를 한다.

어제 저녁에 끓여서 보온병에 넣어둔 미역국과 찬밥과 어제의 반찬을 꺼내서 아침을 먹는다. 따뜻한 국이 있으니 괜찮은 아침식사다.  

일출이 시작되는 와중에 열심히 식사 중인 우리팀   

천왕봉 왼쪽의 작은 바위에 어떤 사람이 삼각대를 펼치고 자리를 잡았는데

사람들이, 그야말로 사람들이 '아저씨 때문에 경치 다 버리잖아요!' 이렇게 외치는 바람에 그 사람 카메라만 설치하고 쪼그리고 앉아 있었다. 참 희한한 광경이다. 누구도 그 사람을 못 있게 할 권리는 없을거 같은데... 이 아저씨다.  

 

일출을 기다리는데 처음에는 노랗고 밝은 빛이 환한 곳이 있었다.

그러다가 그 옆에 검은 빛이 밖에 있는 시뻘건 불빛이 가득 찼다 마치 용광로처럼.

그 곳의 밑에서 해가 쇽하고 떠올랐다. 내가 천국과 지옥같다고 표현했는데 지옥에서 해가 올라온 것이다.

잠시 경건한 마음으로 기도를 하고. 

 

일출이 끝나고 나니 이번에는 사람들이 정상석에서 사진 찍느라 줄을 선다.

결국 아까 남 찍어주느라 못 찍은 여러시는 밥먹은 곳에서 아주머니의 찬조 출연 속에 사진을 찍었다.  

 

하산하기 전 천왕봉에서 한장!(6:32)

이때부터는 천왕봉이 뒷 배경에 나타날 때마다 사진을 찍는다. ㅋㅋ 

 

여기서 다시 어제의 그 그릇을 꺼내들고 커피 끓이고 있는 일행들에게 물 좀 더 붓고 커피 좀 더 넣어서 커피 얻어먹었다. 

이 사람들도 대원사에 우리보다 먼저 도착해 있었다.

 

 

천왕봉 주변은 단풍은 들진 않았지만 전체적인 느낌은 단풍이 오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단풍나무 단풍 발견!  

 

지리산 경사면에는 죽은 나무들이 참 많았다. 하얗게 바랜 나무들이 푸른 나무들과 나란히 있어 선명하게 대비되는 둣 하였다. 이렇게

 

천왕봉에서 내려오는 날카로운 능선을 지나 중봉에 도착하였다.(7:14) 

 

다음은 써리봉을 향해서 가면서 계속 나타나는 천왕봉을 배경으로 찰칵 

 

 

 천왕봉 ~ 중봉에 이르는 능선의 멋진 풍경! 0895

꼭 벼랑에 서서 사진을 찍어야 하는 여러시 땜에 사진 가방 꼭 붙들고 찍은 사진.

0902

중봉에서 써리봉 사이는 철계단이 많이 설치되어 있다.

26일 새벽 2시 경에 대원사에서 출발한 팀들이 헉헉대면서 올라오고 있다. 참~~ 힘들겠다!

써리봉에 도착하였다. (8:18)  

 

이정표 위의 써리봉에서 사진도 찍고 했는데 올라오던 등산객 두 사람이 연속해서 어이쿠 하며 미끄러진다. 바로 밑의 바위에서.

둘리 님도 어이쿠 했다. 

그래서 올라오시던 분에게 우스개로 '아주머니세요? 그러면 조심하세요. 위에 가면 세명이나 넘어진 바위가 있어요!"라고 말해주었다.

웃어 넘기는 분위기네~

이제 치밭목 대피소까지 1.6km 남았다. 아무 기억이 없다. 그저 계속 내리막길....

치밭목 대피소에 도착하였다. 짠!  (9:04) 

벌써 점심을 먹을 시간이다.  9시에...  

둘리님과 식수를 가지러 왕복 150m를 갔다 왔다.

여러시와 울레미는 남은 밥과 누룽지에 물을 부어서 죽을 만들어서 1차 식사를 하고, 2차는 라면으로, 3차는 커피로.

김치 조금과 육포 조금, 그리고 쌀만 남기고 다 처리했다. 정말 알뜰살뜰 준비한 거 잘 먹었다.

1시간에 걸쳐서 다 먹고 난 후 껌도 씹는 김에 다리 떨면서 사진도 한장 찍는다.(10:10) 

자 이제부터가 문제다. 여기서 대원사까지 무려 7.9km, 거기다 유평탐방지원센터까지 4km를 더하면 무려 12km다.

하산길 2km만 넘어도 부담스러운데 이건 뭐 하루 산행 코스만큼이나 길다. 그것도 너덜길이다.

그래도 가야지 기다리면 다가오나 뭐. 가방도 가벼워졌겠다 길을 나선다.

무제치기 폭포 이정표에 도착했지만 웬만해선 꼭 가보는 여러시도 그냥 포기하고 대원사로 향한다.(10:34) 

 

그 다음은 새재와의 갈림길에 도착하였다. (10:51)

 

그 다음부터는 정말 계속 걷고, 걷고, 또 걷고 줄어들지 않는 이정표에 화도 냈다가...

길도 계곡 옆의 가파른 돌길이라 오르락 내리락 해야지, 보이는 건 나무 뿐이고 들리는 건 물소리 뿐이다.

이런 저런 이야기도 해가며 가다가 울레미님 모자를 산에다 헌납하고.

우리랑 산행 같이 하는 한 분이 다른 세분과  떨어져 가는데 추월해서도 가고..

드디어 다시 능선에 올라서니 전기시설이 하나 나타났다. 거기서 좌측으로 방향을 틀어서 또 내려가고 내려가고.

유평리 방향으로 방향 전환을 해서 급경사 나무 계단도 내려가고 조금 가니 계곡이 나타나길래 발이라도 좀 식히자고 앉았는데

머리까지 삭 감을 수 있는 여러시가 부러웠다. 물이 너무 차서 발도 담그기 힘들고 머리카락은 길어서 말릴려면 서너시간은 걸리니 원..

드디어 지리 07- 로 시작하는 이정표가 단단위로 줄어들었고 유평리에 도착하였다. (12:46)

0923

아직 대원사가 1.6km, 탐방지원센터가 3.6.km나 남아있단다. 유평리 식당에서 밥먹으면 태워다 준다는데...

그래도 대원사까지는 가야지 종주를 한 셈이니 대원사까지 포장도로를 따라 무릉계곡을 연상시키는 큰 바위들이 잇는 계곡을 따라 진행한다.

전화가 터지는 곳에 오자마자 따님과 통화한 울레미님 여자축구 결과를 알려주신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경기 끝에 한국 축구 최초의 우승을 하고 여씨 가문의 여민지 선수가 무려 3관왕이 되었단다.

여씨 가문의 경사여! 여러시가 한턱 내야해~~

드디어 대원사에 도착하였다. (13:06)

대원사는 해인사의 말사라는데 절 규모가 크지 않아 그런지 전갈들이 거의 다닥다닥 일렬로 지어져 있었다.

그리고 상사화도 피었고 배롱나무 꽃은 마지막 꽃을 달고 있었다.  

드디어 지리 07-01번 이정표에 도착하였다.  기념촬영도 하고. (13:38) 

끝난건가?

곧이어 탐방지원센터도 나타나고 예쁜 꽃무릇이 심어져 있다.  

 

주차장에는 우리팀 세명, 아침에 커피 준 일행 세명 등 몇몇이 앉아 있었다.

산행대장에게 전화를 했더니 중산리에서 여기까지 오는데 40분이 걸린다는 말만 강조하고 언제 출발할 거냐고 했더니 그건 모른단다.

뭐 이런 경우가 다 있어?  사람이 몇명 덜 모였다 이것도 아니고 그건 모르겠어요? 라니.

확 열이 받았다. 더욱 열 받은건 아침 6시에 일어난 사람들 중 한 명이 같은 코스로 오고 있단다. 뭐야!

그런건 잘 통제를 해야지...

그렇게 열받아 있는데 먼저 온 아저씨 와서 술먹으라고 재촉해, 가게 아줌니는 얼은 김치를 안 갖다 주나,

동동주는 물을 너무 많이 타서 맛이 이상하질 않나,

파전 주문했더니 암말않고 부추전 가져다 주면서 항의하니 그때서야 요즘 파가 없다고 하질 않나?

참, 열받는 일 뿐이네.  

열 받아서 술을 마시기 시작하니 금새 취하나 보다.

옆에 느끼한 아저씨 아까 먹던 쥐포 남은 거 없나 조사해서 쥐포와 잣도 뺏아 먹고,

아침에 커피 준 아저씨들이 과자에 맥주 마시길래 육포 몇 개 가져다 주고.

그래도 완주 기념으로 사진도  찍고! 

 

그러다 보니 버스 도착해서 타고는 정신 없이 잤는데 나중에 여러시가 자기 옷 내놓으란다.

 내 보조가방에 넣어놓고 산행갔으니...

아무리 가방을 찾아봐도 없는데 나중에 보니 어느새 자기 가방에 챙겨놓고서는...

확! 꼬집어주었다. 에고. 십년 감수했다.

 

그렇게 하여 꼬박 이틀에 걸쳐  지리산 능선을 종주했다. 힘들어라~

 

지리산은 많은 사람과 많은 봉우리, 몇 겹의 산, 그리고 정말 지리지리한 하산길, 그리고 이상한 냄새로 기억될 것 같다.

거의 산 전체에서 풍기던 그 이상한 냄새를 우리는 곰이나 멧돼지 냄새라 생각했더니 어떤 이는 식물의 냄새가 아니냐고 하기도 하고.

누구 아는 사람 있나요? 냄새를 설명할 순 없고.

산장도 처음 이용해 보고.

우복동천이나 불수사도북과는 달리 무거운 배낭을 메고 다녀야 하고. 그래서 지금 목이 자유롭지 못하고.

난 조용히 별달리 눈에 띄지 않게 산다고 생각하는데 가끔 산악회 따라가보면 약간 유난스러운 사람 취급받는게 약간 이상하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