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산행기

설악산 단풍 산행 둘째날(20101017)

pc100 2010. 10. 21. 16:52

- 같이 간 사람 : 날고, 둘리, 메아리, 새치미, 여러시, 울레미

- 날씨 :

  * 첫째날 : 햇살은 좋으나 강풍이 불어서 무거운 짐 메고 휘청휘청.

  * 둘째날 : 아침에 대청에 안개가 너무 강했고, 계속 뿌옇다가 가끔 햇살이 비추다가,

             다 내려가니 날씨가 좋았다.

- 산행경로 :

  * 첫째날 : 백담사 - 영시암 - 오세암 - 마등령 - 공룡능선 - 희운각 - 중청산장

  * 둘째날 : 중청산장 - 대청봉 왕복 - 끝청 - 서북능선 타고 - 한계령 삼거리 - 백운계곡 -

             수렴동 대피소 - 영시암 - 백담사

 

대청봉 일출을 보기 위해 4시에 기상하기로 했지만 못했다.

결국 밥 다했다고 불러서 일어났다. 미안스럽게스리..

어제 저녁과 비슷한 메뉴로 아침을 해결한다.

물을 부어 끓인 밥과 햄과 기타 등등을 넣은 찌개, 그리고 각~~종 반찬.

남은 찌개 다 먹느라 여러시 배가 불룩해지고...

산장 안에도 취사장에도 사람이 그득하다.

웅크리고 잔 사람들과 일요일 한밤중에 도착한 사람들이 들이닥친다.

이런저런 채비를 마치고 대청봉 방향을 보니 일출을 못 볼 걸로 판단한 사람들이 내려오고 있다.

 

그래도 대청봉을 향해 간다. 가까운 듯 하지만 꽤 시간이 걸린다.

대청봉 정상석은 그야말로 북새통이다.  하늘은 구름인지 안개인지 모를 걸로 덮여있어서

붉은 기운도 느낄 수가 없으니 사람들이 전부 정상석에 매달려 있다.

줄서라는 소리가 고함이 되고, 대구 아저씨로 추정되는 분은 부인이 정상석에 다가가지 못하자 화를 마구 낸다.

ㅎㅎㅎ. 좋은 곳에 와서.. 대구 사촌오빠를 보는 듯 하다.

어렵게 우리도 자리를 잡았다.  

신새벽에 막걸리도 한잔씩 하고 나무 지팡이 만들어오신 분한테 막걸리 한잔 주고 오징어도 얻고.

다시 중청으로 오면서 기념 사진

 

배낭을 찾아서 메고 이틀째 산행을 시작한다. (7:17)

메아리 부부는 다시 소청으로 가서 구곡담계곡을 거쳐서 백담사로 간다고 한다.

우리는 끝청-서북능선을 거쳐 백운계곡으로 해서 수렴동 계곡을 거쳐 백담사로 갈 예정이다.

한계령에서 대청봉 오는 사람들이 멈추질 않는다. 무박으로 온 팀들 벌써 왔을 시간인데.

여러 사람들과 어울려 끝청을 향해 간다.

구름인지 안개인지 모를 뿌연 것이 가득해서 멋진 경치는 볼 수가 없다.

살짝 어려운 코스면 올라오는 사람들과 교차하느라 시간이 많이 걸린다.

교차하면서 기다리면 안된다고 계속 가시라고 말하지만 뭐.. 흘려듣겠지?

힘든 사람들이 대청봉 끌어다 놨냐고 해서 1M 당겨 놨다고 흰소리도 하고.

끝청에 도착하였다. (7:58)  

 

서북능선이 시작된다. 오르락 내리락. 그렇게 쉽다고 할 수 없는 코스다.

올라오는 사람들이 힘들어 한다.

얼마 안가 내가 가져온 매실주를 매실차라며 다 해치우고, 둘리님의 인삼,대추,밤 꿀절임에서 인삼만 빼내어

소주를 부어놓는다. 마지막 술이란다.

 

이상한 나무에서 사진도 찍고

 

험한 코스에서 여러시 따라갔다가 이런 꼴로 사진도 찍히고

 

한계령 삼거리가 가까워져서는 멋진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한계령 삼거리에 도착하였다. (10:03)

 

여기서 귀때기청봉 방향으로 한 50m 가면 이런 표시가 있다.

 

여기서 우측으로 계곡을 향해 내려가기 시작한다.

우려와는 달리 좁지만 길이 선명하게 보이지만 대신 덩쿨이 엄청 자라고 있어서 앞서가는

키 큰 여러시가 자꾸 걸린다.  나는 짧은 거 덕 좀 봤다. ㅋㅋ

바로 얼마 전에 통과한 팀이 걸어놓은 하얀 리본도 있고.

작은 물길을 따라가는 길은 자연적으로 쓰러진 나무들과 돌들로 꽤 험하다.

 

40여분만에 계곡에 도착하였다.

0637

 

계곡 전체가 커다란 하나의 바위를 물이 깎고 지나가는 형국이다.

조금 더 가니 용아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이 나온다.

0645

계곡은 무지 미끄럽다.  물이 지나가는 곳은 물론이고 옆구리의 경사도 마찬가지이다.

나 혼자 한발을 물에도 빠지고, 자빠져서 엉덩이도 다 젖고... 엉엉!

물에 빠진 김에 밥먹고 가기로 하고

 

계곡을 따라가며 멀리 기암괴석과 계곡을 둘러싼 기암괴석을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이제 최대의 난코스 백운폭포 구간이다.

이미 한 차례 미끄러져 자신감 상실이니 뭐 말 다했다. 벌벌 기다시피 한다.

누군가 밧줄을 두 개나 설치해 놓았지만 너무 가늘다. 힘이 주어지질 않는다.

먼저 스틱을 집어 던지고 밧줄과 나무 뿌리를 끌어안고 살살 내려간다.

밑에서 울레미가 코치를 해준다.

 

 

울레미 왈, 몇십미터 통과하는데 20분 걸렸단다.

 

백운폭포 기념사진 (12:28)

이제 계곡은 한개의 바위가 아닌 거대한 바위들이 나뒹구는 형태로 바뀌었다.

0682

 

앞서가던 날고가 멋진 경치라며 사진사 여러시에게 누워 찍으라고 한 사진.

 

여러시가 힘들어서 사진사 안한다고...  

이번에는 다시 하나의 거대한 돌로 된 구간도 나타나고

 

드디어 수렴동 계곡을 만났다. 백운계곡이 끝난 것이다.(1:27)

 

기념 사진도 찍고.

 

수렴동 대피소까지 냅다 걷기 시작한다.

3시에 백담사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조금 늦어지고 있다.

여러시의 말과는 달리 수렴동 대피소는 꽤 멀리 있었다. (1:57)

음료수를 사서 나눠 마시고 남은 급조한 인삼주도 마시고, 인삼하나 집어 먹었다가 윀! 소주보다 독하다.

이번에는 영시암을 향해서 출발!

최고로 이쁘게 물든 단풍 나무 한 그루

 

28시간만에 다시 오세암 올라가는 길에 도착하였다.

 

다시 영시암을 향해 냅다 달려서 죽을 먹고... 이번에는 오천원 보시하고.ㅋㅋㅋ

백담사를 향해서는 정말 반은 뛰어서 진행했다. 왜 그랬을까 몰라?

힘이 남아있다는게 신기하다.

백담사에 도착하였다.  (3:20)

 

허걱! 버스타는 줄이 장난이 아니다. 먼저 도착한 메아리 부부는 겨우 5명쯤 앞에 줄을 서 있다.

여러시가 걸어서 가자고 말을 했지만 택도 없다. 어떻게 두시간을 또 걸어.

두 시간을 기다릴 순 있다.

교대로 발도 씻고 남은 양갱이랑 에너지바도 나눠 먹고 미숫가루도 다 털어먹으며 앞으로 조금씩 조금씩 전진한다.

걸어가는 사람도 많고 내려오는 사람은 더 많고.

버스 기사는 차 세워놓고 사람 타는 틈을 타 허리를 두드리면 쉰다.

짜증을 내던 손님들도 식사는 했냐며 물어본다. 못 먹은 듯 하다.

그 와중에 새치기 하는 사람도 있고(말도 안되는 이유를 대면서 앞으로 슬금슬금...)

기나긴 두 시간 이상의 기다림 끝에 드디어 버스를 탔다.

버스에 타고 백담사를 향해 가는데 걸어가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오늘 산악회 사람들은 정말 힘들었을 거 같다. 제 시간에 대어 오는 사람이 별로 없었을 듯.

백담사 주차장에 도착하여 빠져나가는데 도로도 만원이다.

고속도로도 밀리고,  휴게소는 만원이라 주유소 화장실을 갔는데 거기도 줄을 선다.

가평휴게소 내 주유소 화장실에서 영남알프스 같이 갔던 숙자씨를 만났다. 참! 이런 일도.

여러시와 숙자씨가 감격의 포옹을 하고..

길은 뚫릴 줄을 모르고... 그래도 사당에 도착했다. 다들 지쳐서 저녁도 안 먹고 집으로 갔다.

날고에게 정말 감사한 마음이다.

7001번이 안오고 7002번이 온다. 무조건 올라탔다.

잠깐 조는 사이에 모자를 벗겨져서 모자 잊어버렸다. 다음날 터미널 가봤지만 없다.

오래된 정든 모자인데..

 

이틀간의 설악산 산행을 무사히 마치고 왔다.

어깨도 크게 덧나지 않은거 같고..

기어서 집에 오지도 않고.

산장 예약이 되어서 남들처럼 웅크리고 자지도 않았고 먹을 것도 넘치고.

비록 처음에 계획했던 곳은 못갔지만 내설악의 비경을 마음껏 구경하고 왔다.

둘리님 말대로 빨리 배낭 돌려줘야지! 또 이틀짜리 산행가자고 하기전에..

앞으로 이 멤버들 따라 다니려면 보약 먹어야 할 듯..

특히, 둘리님 정말 대단하다. 희운각에서 대청봉을 제일 먼저 올라갔다. 우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