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산행기

설악산 단풍 산행 첫째날 (201016-17)

pc100 2010. 10. 21. 15:19

- 같이 간 사람 : 날고, 둘리, 메아리, 새치미, 여러시, 울레미

- 날씨 :

  * 첫째날 : 햇살은 좋으나 강풍이 불어서 무거운 짐 메고 휘청휘청.

  * 둘째날 : 아침에 대청에 안개가 너무 강했고, 계속 뿌옇다가 가끔 햇살이 비추다가,

             다 내려가니 날씨가 좋았다.

- 산행경로 :

  * 첫째날 : 백담사 - 영시암 - 오세암 - 마등령 - 공룡능선 - 희운각 - 중청산장

  * 둘째날 : 중청산장 - 대청봉 왕복 - 끝청 - 서북능선 타고 - 한계령 삼거리 - 백운계곡 -

             수렴동 대피소 - 영시암 - 백담사

 

- 산행지도 : 

 

 

이 일의 발단은 조금 지난 이야기다.

어찌어찌 알게 된 용아장성이란 곳이 있다.

설악산 깊숙한 곳에 있는 능선으로 용의 이빨처럼 날카로운 암릉이 계속되는 곳이다.

평소 고소공포증이 있던 나는 누가 가자 해도 손사래를 쳤었는데,

8월 7일날 가야산 산행을 했던 산악회 카페를 보다가 그 산악회에서 그 곳을 간다는걸 알게 되었다.

여름 휴가철, 여러시가 휴가가서 작은뫼오름 산행이 없을 때 겁없이 신청을 하게 되었다.

물론 신청하기까지 많은 문자와 질문으로 산악회 총무를 괴롭혔다. 마지막엔 전화왔다.

뭐가 그렇게 겁나냐고?  대장이 다 알아서 챙겨간다고. 걱정하지 말고 오시라고.

그래서 신청했다. 그런데 태풍이 왔다.

사람들이 산행을 취소해서 부득이하게 전체적으로 취소가 되어버렸다.

태풍이 지나간 설악산은 정말 조망이 좋을텐데 말이지...

이런 사정을 들은 여러시가 한번 갈까? 이렇게 되었다가,

어느날 짱 부장님과의 막걸리 자리에서 자신이 가이드를 하겠다는 제안과 함께 날짜까지 결정되었다.

이후 나는 아이구~ 또 괜한 말 꺼내서 생고생 하겠구나! 라는 생각이 하루에도 몇번씩 들다가,

이 산행기 보면 비교적 쉽다고 해서 죽기야 하겠어! 했다가, 저 산행기 보면 완전 죽었구나 했다가,

완전 오락가락! 하루에 몇번씩...

 

결정이 되었으니 일단 숙소를 정하기로 하고 중청산장 예약을 시도해 보기로 한다.

직원들 컴퓨터에 국립공원 예약화면을 모두 펼쳐놓고 협조를 부탁하고 대기하고 있었다.

천만 다행으로 한 직원이 예약에 성공하고 둘리님도 예약에 성공하여 8자리 확보!

여러시, 둘리, 둘레미, 짱부장, 메아리, 시라기, 뫼총까지 해서 8명 1차 인원.

조금 있으니 날고가 의견을 바꾸어 간다고 하니 인원 초과...

날고가 없으면 차가 문제인데....  나는 렌터카 알아보는데 꿈쩍도 않는 여러시...

상황이 바뀌어 시라기도 독일로 날라가야 하고 뫼총이 집안행사로 빠지는 바람에

날고와 372여사가 합류. 2차 인원 확정...

인원은 확정되었으니 이제는 코스가 문제인데 여러시가 또 일을 만든다.

그 주에 회사 사람이 갔다와서 무지 고생하고 부상을 입고 왔다고 하소연한 백운계곡이 어떠냐고 한다.

용아만 해도 정신이 오락가락 하는데 웬 또 다른 비정규 탐방로냐고...

그렇게 코스 결정도 않은 채 출발전날이 되었는데 가이드 해주신다던 짱 부장님이 숙부상이라 못간다고

여러시가 전화를 했다. 그래서 못간다고!

안갈 사람이 아닌데?  다른 사람들한테 문자 돌리냐 했더니 주글래? 맞을래?란다.

어쩌라고~~

무조건 간단다. 가면서 결정하자고 한다.

 

산행을 위한 준비물은 우복동천과 지리산종주의 경험으로 더욱 간결해지고 정교해졌다.

용아에서의 식사시간 단축과 산장에서의 조리시간 단축을 위해 둘리님께 영양밥을 부탁드렸고,

나머지는 날고가 시장을 봐오기로 했다. 나는 물휴지와 쌀, 라면 2개, 김치 담당이다.

수요일 한밤중에 담근 무청김치와 전에 산 배추김치를 썰어서 담는데 이런~  배추김치가 너무 시다.

다른 사람들한테 SOS를 보낼까 하나가 그냥 주섬주섬 싸서 그릇에 담았다.

옷이 두 set 싸야지, 외투도 싸야지, 빌린 여러시의 배낭으로도 모자라서 시장 바구니 하나를 채웠다.

그 외에 지난번에 남은 에너지바와 영양갱, 미숫가루도 챙겼다. 매실주도 한병 싸고.

일주일 꼬박 물리치료를 받은 목과 어깨가 이번에 아주 거들이 나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그래도 짐 챙겨서 길을 나서는 걸 보면 중증이야~

아들과 남편을 위해서 찰밥을 해서 담아놓고 김치찌개도 큰 냄비로 해 놓고, 맛있는 김도 딱 챙겨놓고.

 

교통사정이 제일 안 좋은 나를 기준으로 집결 시간이 결정된 관계로 혹시라도 차를 놓칠새라 5시 20분차를 5시부터 기다려서 24분에 탔다.  새벽이라 도로에 차가 없어서 6시 15분쯤에 사당에 도착했다.

찰밥이 모자라 아침을 못먹어 라면을 사먹고 나갔더니 메아리와 새치미만 안왔다.

9분 늦게 나타나서 구박을 받았다. 이제 출발!  

차 안에는 보은 대추가 한 박스 놓여있다. 어제 대추따기 봉사간 여러시가 사왔나보다.

방금 라면을 먹었더니 별로 먹고 싶은 마음이 없네~~

강변도로를 달리는데 해가 떠오르고 있다. 밝고 맑다. 내일 대청봉에서도 저랬으면 좋겠다.

 

사전에 어느 코스로 가고 싶냐고 했을 때 첫날 공룡을 외쳤던 메아리 부부가 왔으니 공룡을 가야 하나?

용아는 물 건너 간거 같고.

그래서~~ 첫날 공룡으로 갔다가 이튿날 계곡으로 내려오자고 해 본다.

별~다른 반대가 없는 관계로 그리 하기로 한다. 에고고~~ 또 내 무덤을 판 것이 분명하다.

 

도로가 복잡하다.  사람들이 도로에 다 나와 있나. 고속도로도 붐비고.

우리가 도착하려고 하는 시간이 무박팀들이 한꺼번에 도착하는 시간과 서울에서 당일팀들이 도착하기 전의 빈 시간을 노리는 거라 차가 밀리니 여러시가 애가 타는 모양이다.

그래도 날고가 열심히 운전해서 예상시각보다 별로 늦지 않게 백담사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다행히 버스타는 줄은 짧은데 주차장에 여유가 없다. 에궁.

후다닥 차에서 짐을 거의 끌어내리다시피 해서 공통짐을 배분하고 난리법석을 떨고 나서

 

버스타는 줄에 설 수 있었다. 차는 옆의 유료주차장에 세우고.

줄을 서 있는데 일행이라는 이유로 사람들이 꾸역꾸역 앞으로 온다. 얼굴 붉힐 뻔 했다.

차는 수시로 내려온다. 37명 태우면 휑하니 가고 또 오고.

버스가 가는 길은 한대가 다닐만한 도로라 중간중간에 교차지점에서 버스들이 교차를 한다.

걸어가는 사람은 별로 없는데 간혹 걸어내려오는 사람들이 있다. 이 이른 시간에..

거리가 7km가 넘기 때문에 빨리 걸어도 1시간 이상이 꼬박 걸리는 거리다.

버스를 타고 이리저리 흔들리면서 가면 백담사 계곡은 웬지 예전과는 다른 듯 하다. 증거는 없지만.

백담사에 도착하였다.  (9:16)

 

백담사를 둘러볼 마음이 없다. 내려올 때 보면 되지 했는데 못봤다. 줄서느라. 

날고의 짐이 너~~무 많아서 무겁다. 새치미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도 그런 듯.

일어설 때마다 끙차 하면서 일어선다.  날고는 이날 여분의 쌀을 백담사 매점에 맡기고 산행에 나섰다.

오늘의 산행 코스는 영시암-오세암-공룡능선-희운각-중청산장이다.

공룡능선은 오늘로 네번째이지만 오세암은 처음이다. 다섯살에 부처가 된 동자승의 전설이 유명하다.

기대를 가지고 출발해 본다.  

출발 전에 백담계곡을 배경으로 사진 한장 찍고.

 

백담사에서 영시암까지는 거의 평지이다. 메아리 부부가 출발도 안했는데 여러시와 날고가 냅다 속도를 낸다.

덩달아서 따라 가느라 헉헉..

백담사 계곡은 밝은 햇살과 단풍나무의 단풍이 어우러져 볼만한데 그럴 새도 없이 내뺀다.

길에는 예쁜 색의 등산복을 입은 인파가 많다.

절에 가는지 공양할 물품을 든 여성분들도 많고, 내려오는 분들도 많다.

1시간을 걸어서 영시암에 도착하였다. (10:25)

영시암에서는 국수를 방문객들한테 준다고 들었는데 오늘은 녹두가 약간 들어간 죽과

작년에 담은 무청김치 조금이다. 죽도 간이 맞고 김치도 맛나다.

 

조금씩 먹고 그릇과 수저도 삭 씻어서 가져다 놓고. 천원을 시주하였다.

영시암의 무우는 잘 자라고 있는데 배추는 영 망했다. 그나마 싹이 난 건 산짐승들이 먹은 듯 하고,

밖에 갓이나 이런 품목은 그래도 좀 자라고 있는 듯. 요즘 시중의 화제가 배추라 유난히 눈에 띈다.

조금 기다리니 새치미와 메아리가 도착한다.  죽 먹으라 알려주고 또 바로 나서는 여러시.

영시암에서 나무계단을 지나 바로 나오는 공원 지킴터에서 오세암을 향해서 올라가기 시작한다.(10:44)  

 

오세암 가는 길도 돌로 정비된 길이었던 걸로 기억된다.

깊은 계곡이라 경치를 구경한 기억은 별로 없는데 오세암 가까이가자 거대한 암릉이 능선에 나타났다.

오세암 가는 능선에 올라서서 사진 한장 찍고(11:45)

 

날고만 나타나고 메아리가 나타나질 않아서 이번에는 만경대로 향한다.  

만경대는 설악을 두루 조망할 수 있는 명소 중 하나이다.  올라가는 길이 쪼금 힘들기는 하지만.

멀리 대청봉까지 바라보면서 찍은 사진

 

오세암을 내려다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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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사진도 한장 찍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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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도 힘들건만 여러시가 더 낭떠러지 쪽으로 가더니 이러고 있다.

 

끌려가서 이러고 또 찍어야 했다. 467. 469,

내려오다 바위에 끼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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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경대에서 황홀경을 감상하고 오세암에 도착하였다. (12:20)

 

수험생 어미로서 합장도 한번 하고 메아리 내외를 열심히 찾았더니 밥을 먹고 있다.

마등령까지 험한 구간이라 올라가서 먹으려 하였으나 먼저 먹고 있으니.

무심결에 막걸리랑 족발을 꺼내놨더니 보살님이 아무 생각없는 사람들이라고 퉁박을 주신다.

에고고... 맞는 말인데 미안하기도 한데 좋게 말씀하셔도 되는데..

둘리님의 영양밥에, 김치에, 메아리 부부의 반찬통 세트까지 꺼내놓으니 평상이 모자랄 판이다.

점심 잘 먹고 시간을 보니 중청산장 입실 시간이 넘어갈 듯 하다.

다행인지 메아리 내외가 공룡을 거치지 않고 봉정암을 거쳐 간다고 하길래 예약증과 주민증을 죄 몰아주었다.

가서 자리 맡고 밥해놓고 기타 등등 다해 놓으라고.

이제 마등령을 향해 나 죽었소 하고 1.4km, 1시간 40분을 가야한다. (12:54)

 

얼마나 험하면 1.4km에 1시간 40분일까? 하면서...  가보면 안다.

내려오는 사람들의 힘들어 하는 표정이 올라가는 사람들을 지치게 한다.

중간에 같은 회사 박차장을 만났다. 무박으로 왔다가 내려오는 길이라고 한다. 무릎이 아프다고...

1.4km를 한번도 안 쉬고 정말 열심히 올라갔다. 1시간이 안 걸려서 마등령에 도착하였다.

독한 아주머니들이라고 울레미님이 말한다.  

공룡을 배경으로 사진 한장 찍고 (1:47)

 

마등령에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밥 먹는 사람, 빵 먹는 사람, 막걸리 마시는 사람, 커피 마시는 사람,

지나가는 사람, 누운 사람 기타 등등..

우리도 막걸리 두병 비우고 각자 사진 찍고 다시 출발!

이런 바위에서 사진도 한장 찍고  

 1월 2일날 내가 힘들어 죽겠다고 했다고 한다. 난 모르겠는데..

 

날고가 공룡능선이 아니라 강아지 능선이라고 투덜댄다.

후덜덜 거리면서 바위도 타고 해야지... 이러면서. 좀 지나면 알텐데.

네번 왔는데 오늘이 가장 확실하게 공룡을 보는 듯 하다. 기암괴석이라는 단어가 잘 맞는다.

바람이 심하게 분다. 배낭까지 졌는데 배낭에 와닿는 바람의 힘이 느껴질 정도이고 휘청휘청한다.

중간에 보니 공룡능선을 당일로 온 팀이 있다. 아마도 여러 산악회에서 같은 상품을 내놨나보다.

이런날 용아를 가자 해도 못갔을 거라고 여러시가 말하네.

정말이여! 거기서 휘청하면 어떻게 되지?

 

열심히 오르락 내리락, 네발로 갔다가, 매달렸다가, 열심히 열심히...

울산바위가 보이는 곳에서 증명사진

 

1275m봉 아래에 도착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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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가 처마가 된 곳에서 참을 먹는다.

우리가 앉은 곳 위의 바위를 찍은 것.

 

1275m 봉을 배경으로 선 날고.. 강아지가 아니라고 하네 이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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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까지 끌어안고 포즈를 잡은 은영이

조금 더 진행하여

 

공룡의 전경(천화대와 범바위까지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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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신선대에 도착하였다.

신선대는 공룡능선의 끝이기도 하고 시작이기도 하다. (4:50)

꽤 비싸 보이는 카메라를 가지고 뭔가를 기다리는 아저씨에게 부탁해 사진 한장 찍었다.

조금 밑에 희운각대피소도 보이고 저 멀리 중청산장도 희미하게 보인다.

 

신선대에서 내려가는 길도 약간은 힘의 들지만 그래도 잠깐은 내려간다는 사실이 너무 즐거운 거다.

무너미 고개에 도착하였다.

무너미 고개는 천불동계곡으로 나가는 길과 공룡능선으로 진행하는 길의 갈림길이다. (5:08)

 

곧 이어 희운각 대피소에 도착하였다~~~ (5:20)

 

힘든 길이었는데 초강적이 남아있다. 희운각에서 중청산장까지 1.9km가 남아있다.

엄청난 급경사를 지친 몸으로 올라가야 한다.

다행한 일은 메아리 내외가 중청 300m지점까지 갔다하니 산장은 문제 없다는 것이다.

5시 25분 희운각을 나선다.

처음에는 계단이다.  올라가려고 하니 다리가 천근만근이다.

억지로 힘을 내봐도 10계단도 못올라가고 헉헉 거리고 있다.

여러시와 둘리님이 앞장서서 가고 뒤에는 울레미와 날고가 온다.

은영이 살려~~  

30분 동안 650m 올라왔다.(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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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는 떨어지고 바람은 심~~하게 불고 둘리님은 앞장서 가고, 여러시한테 같이 가자고 SOS를 쳤다.

가다 쉬고 가다 쉬고 가다 물마시고..

소청에 도착하고 또 가고 가고 하니 중청 산장이 보인다.  

조금 있으니 메아리가 마중 나왔다.  고마버라... 할 사이도 없이 그냥 다리가 산장을 향해 간다.

하필이면 3층 침대다. 1층에서 2층 올라가는게 90도로 된 다섯칸자리 계단이다.

이걸 못 올라가겠다. 먼저 와 있던 새치미가 배낭을 받아준다.

 

이 사진은 나중에 밥 먹고 찍은 거네.

 

그대로 누워서 허리를 펴본다. 엉치뼈가 아프다.

곧이어 울레미님과 날고도 도착하고 취사실에서 남자들이 밥을 준비한다.

낑낑대면서 나가본다. 힘들어도 밥은 먹어야지~~

복도에도 사람들이 즐비하다. 예약을 못한 사람들이 공간마다 차지하고 있다. 벌써 자는 사람도 있다.

취사실도 만원이다.

산에 오면 인심은 후해지는지 목살도 넘어오고 오리고기도 넘어오고 여러시 밥그릇도 생겼다.

라면도 끓이고 밥도 끓이고 김치랑 기타 등등을 넣어서 김치찌개도 끓인다.

처음에는 슴슴하니 아무맛이 없어도 조금 더 끓이면 맛이 괜찮아진다. 정말 김치와 라면은 최고의 식품이라고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결국 밥,라면,찌개에 술도 털고

주섬주섬 이것저것 다 챙겨들고 다시 자는 곳으로 돌아왔다.

너무 많이 먹은 여러시가 바람 쐬러 가자고 말해도 다들 그냥 잘 준비를 한다.

혼자 나갔다 왔다 한다. 대단혀~~

바람은 점점 세지는 듯. 내 자리는 바로 벽 옆이라 바람 소리가 울려서 더 잘 들린다.

발을 내놓으면 시렵다. 둘리, 울레미 배낭까지 가져다 벽에 세워 놓았다.

그러고는 기절한 듯이 잤다.

가다가 일어나 화장실을 가려니 랜터이 안보여서 부스럭부스럭 했더니 울레미가 휴대폰으로 비춰준다.

바깥에 나갔더니 바람은 여전해도 별도 빛나고 안개도 가득한 듯하다.  

대청봉 일출보면서 기도할랬더니 안될 듯..

이렇게 하여 긴긴 하루가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