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산행기

봉우리 13개를 넘다(20100205 왕터산-장락산)

pc100 2010. 2. 7. 21:34

어디 있는 산일까요? 경기도 설악면과 강원도 홍천  사이에 있다네요.

누구랑 갔을까요? 시라기, 둘리, 울레미, 여러시, 은영이

어떻게 갔을까요? 복잡하게 갔습니다. 사당역에서 여러시 자가용을 타고 설악면 버스 터미널까지 갑니다.

                       버스터미널에서 미사리행 가평 군내버스를 타고 갑니다. 미사2리 종점에서 내려서 쭉 걸어다닙니다.

어떻게 왔을까요? 널미재에서 여러시가 트럭을 얻어타고 설악까지 가서 차를 가지고 와서 남은 사람 태우고

                      사당역까지 태워다 줬습니다. 

날씨는 어땠나요? 햇살은 봄날이나 기온은 매우 낮았던 모양입니다. 볼이 얼얼했습니다.

                       강은 꽝꽝 얼어있고 청평호반 가운데 조~~금만 안얼었습니다. 

                      산의 응달은 눈과 얼음이 보이고 양달은 낙엽밑에 얼음이 몸을 숨기고 있었습니다. 

 

뭐가 급한지 수요일까지 기다렸다가 오후에 공지하던 사람이 댓글이 없다고 둘이만 간다고 여길 정했다고 하네요.

그런데 가만보니 언젠가 본 지도이네요. 아마도 마음 속에 있던 장소였나 봅니다. 

멀리 강을 보면서 산행을 할 수 있는 곳으로 보입니다. 지도를 봐선... 

그런데 겨울에 간다니 말이 앞뒤가 약간 안 맞네요.  

사당역에서 7시 정각에 꼭 출발을 해야 설악에서 버스를 탈수 있다길래 민폐방지용으로 버스 회사에 전화를 해서 시간표를 확인합니다.

6시 터미널에서 출발하는 차를 타기로 합니다. 내가 타는 곳까지 5분 정도 걸리니 나도 집에서 6시에 나오면 될 듯 합니다.

전날 아무런 준비 없이 일찍 잠들었다가 5시부터 일어나서 부산을 떨어봅니다.

전날 볶아서 조린 검정콩과 볶은 김치를 반찬으로 하고 인삼 끓인 물도 챙기도 매실주도 조금 담고 사과도 두알 싸고...

다행히 7시 45분쯤에 도착합니다. 12번과 13번 출구 사이면 전에 그 공영주차장인가 하고 출구번호를 보고 가까운 13번 출구로 나가서 12번쪽으로

갑니다. 다행히 택시도 서 있고 해서 주차장까지는 안가도 될 듯합니다.  12번 출구 없어 꺼먼 차가 서 있네요.

트렁크에 배낭을 실으려니 먼저 실린 두개가 벌써 자리를 다 차지하고 있네요.  이러저리 다른 두 사람 자리를 만들려고 덜거더덜거덕 해봅니다.

그러다가 트렁크안의 간단한 기계구조도 보았습니다. 처음보네요... 위에 달린 길다란 철사 두개가 아마도 버튼을 누르면 딸깍 하고 걸쇠를 당기는

장치인가 봅니다.  뭘 그리 우당탕 그리냐고 시라기 한마디 합니다.

이어서 둘리내외 도착합니다. 늘 일찍와서 기다리던 분들인데 차를 한대 살짝 놓인 모양입니다.

이런 차에 타고 보니 튼튼이 여러시가 코맹맹이 소리를 하네요.  세상에 이런 일이~

어쨌던 차는 새로 산 네비게이션이 인도하는 대로 쭉쭉 달려서 설악에 너무 일찍 도착합니다.

이번에는 주차할 곳을 찾아 약간의 방황을 하고 농협에 차를 주차합니다. 

그리고 걸어서 아까 봐둔 설악터미널로 갑니다. 말이 터미널이지 암것도 없습니다. 매표소 하나 있습니다.

그 흔한 화장실도 하나 없고 ... 그나마 버스가 두대나 기다리고 있어서 물어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탈 차는 반대편에서 온다네요. 8시 30분차인데 제 시간에 안 왔습니다.

날씨가 춥습니다. 볼이 얼얼하네요. 폴짝폴짝 뛰어도 봅니다. 둘리여사님 산행전에 술을 마셔야겠다는 농담을 합니다.

드디어 차가 왔습니다. 다들 교통카드로 요금을 지불하고 널널한 버스에서 자리를 잡습니다.

버스는 미사리를 향해 갑니다. 중간에 청심 시리즈의 건물들이 나타납니다. 청심빌리지, 청심국제병원,   기억이 잘안나는 건축중인

체육시설까지... 이 근처는 통일교 사유지가 많다고 합니다.

버스는 산등성이에 있는 청심국제병원 안으로 들어갔다가 나와서는 다시 재를 넘어서 미사2리 마을 회관에서 다 내리라 합니다.

이제부터 걷기 시작해야 합니다.           

 

산행코스입니다.

초록색은 차타고, 분홍색은 걸어서, 노란색은 네발로 ^^^

 

우리를 버리고 회차하러 가는 버스 (8:57)

여기는 아주 추운지 아직 눈들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특히 길은 얼음입니다.

그래서 좋은 길로 가려고 산의 시작인 왕터나루로 가려고 걸어가기 시작합니다.

중간에 두세군데 산을 오르는 길이 있었지만 이유가 위와 같아서 그냥 조금 더 걷기로 합니다.

 

한옥 펜션 앞의 키작은 솟대와 등

그러다가 벌목한 나무가 예쁘게 쌓여있는 곳을 지나게 됩니다. 여러시가 벌목을 해서 길이 없어진거 아니냐고 하면서 여기를 올라가자고 합니다.

그게 시작이었습니다.  

 

어김없이 등장한 무작정 올라가기(9:46)

산은 급경사요 낙엽은 수북한데 그 밑에는 작은 바위들이 얹혀있는 그런 지형입니다. 

각자 알아서 기어올라갑니다. 누가 보면 거기가 정상인줄 알겁니다. 

시라기는 왼쪽으로, 여러시는 오른쪽으로, 나는 가까운 쪽으로, 나무 잡고 설설 기면서 올라갔습니다. 

한 20분 꼬박 땀 빼면서 올랐습니다. 아무 것도 없네요. 

우리가 올라간 곳 좌.우로 길이 있었습니다. 이런~~  

 

주섬주섬 옷 벗어서 정리합니다.

이제부터는 그래도 길은 보입니다. 눈도 있고 얼음도 있고 낙엽 밑에 숨은 얼음도 있고. 

그리고 계속되는 봉우리... 능선 산행이 아닙니다. 각 봉우리간 간격도 좁고 거의 100m 이상씩은 내려갔다 올라갑니다. 

완전 공룡의 등비늘 생각나게 합니다.

저 멀리 얼어붙은 강도 보이고..

그런데 여기 저기 벌목을 해놨습니다. 고압송전탑 주위를 벌목하는 건지 여기저기 정리된 곳들이 보입니다.

비교적 잘자란 나무들이 여기 저기 깨끗이 잘려나갔습니다.

목재 운반을 위한 가설도로도 나 있고 목재 운반용  GMC 트럭도 보이고 상하자차는 포클레인도 보입니다.

약간 씁슬합니다.   

 

왕터산입니다. (10:31)

 

왕터산에서 맛보는 과메기. 

과메기 좋아좋아~~

장락산까지 무려 6.75KM라고 하네요.  읔... 할 정도는 아니지만 기운이 나질 않네요.  몸이  안 좋은 날이라.

오르락내리가 하면서 다음 봉우리에 도착합니다.  1KM를 걸어서 다음 봉우리를 갔더니 이번에는 장락산이 4.1KM랍니다.

어디로 갔을까? 그 나머지는...

등산로가 바위가 많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오르내리는게 쉽지만은 않습니다.

 

 강을 배경으로 (11:17)

 

얼어붙은 강과 우리가 올라올 수도 있었던 도장골 입구 전경

 

전망이 트인 이곳에서 보이는 이산저산 이름 맞추기를 하였습니다.  아무도 검증할 수 없습니다. 다 맞는 것으로 알고.

산위에 많은 안테나가 있는 용문산이라는건 다들 알겠고 우두형타워의 송전탑이 설치된 곳은 유명산이라고 내가 주장해 봅니다.

예전에 유명산 가서 현장 설명 들었다고 한번 아는 척 해봅니다.  

 

슬슬 이런 곳도 나타나고

 

내려가고..

중간에 앉아서 점심도 해결하고.

점심 먹고 나면 갑자기 엔진출력이 높아지는 여러시와 시라기가 냅다 내빼고 뒤에서 셋이 열심히 따라 걸어가고.

 

통일교 사유지의 웅장한 건물 (1:35)

 

그리하여 장락산에 혀빼물고 도착하였습니다.  

 

장락산 정상(1:47)

시작부터 기기 시작해서 낙엽속을 걸어다녔더니 다들 바지가 흙먼지 투성이입니다.

 

단체루.. 

여기가 615M로 정상이 아니라고 나온 지도도 있었습니다.

참, 여기 밧줄은 굵기도 얇고 중간에 매듭도 없어서 거의 도움이 안되는 수준입니다.

그냥 죽 매어져 있어서 그리고 나가지 말라는 정도.

 

여기는 627 M 봉우리의 안내문. 

오늘 등산의 하일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장락산 내려가기.

왜 하이라이트냐?  이때까지의 바위산이 갑자기 육산으로 바뀌었는데 경사는 더 급해집니다.

이제는 제법 굵은 밧줄이 매어져 있습니다.  경사가 워낙 급한 곳이라 안전을 위해서 그리 설치했나봅니다.

우리가 내려가려고 하니 너댓명의 남자들이 웃도리로 부채질을 하면서 아저씨 여기 등산로 맞아요? 합니다.

갸우뚱 했으나 곧 알 수 있었습니다. 그 이유를.

거의 고꾸라질듯한 경사를 올라왔으니..

 

거의 레펠 수준의 내려가기..

이렇게 내려오면 평지를 약~간 걷습니다.  또 급경사입니다. 

산 자체가 계단형 산입니다.  다들 한마디씩 하면서 내려옵니다.

 

널미재 이정표가 나타났습니다. (2:36)

여러시 왈, 산행기에서 보면 해장국집 할아버지가 자기네 집에서 안 사먹으면 화장실 사용못하게 한다고 합니다.

이런 그러면 안되는데... 화장실 가야하는데.

마지막 도로로 내려서는 1M50정도의 높이도 바로 밧줄 잡고 내려와야 합니다.

 

널미재의 건물 세개...(2:39) 

안타깝게도 화장실이 아예 보이질 않습니다.  이러면 안되지...

보리산으로 출발하는 여러시를 중지를 모아 치사빤쓰하다 소리 들으며 되돌렸습니다. 

여러시 아프다는 핑계를 대면서 끌고 내려왔습니다.

 

해바라기 하는 시라기

여러시가 트럭 타고 간 사이에 해바라기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하였습니다.

이렇게 일찍 집에도 가는구나 하면서. 

그러나 서울로 오는 길이 너무 막혀서 운전하는 여러시 조금 고생한듯.

뒷좌석 가운데 앉은 이여사님도 나도 자세가 불편하여 조금은 힘이 들고.

다행히 사당역에서는 버스가 금방 와서(이게 웬 떡이냐!) 집에 일찍 도착하였네요. 

 

다음에 보리산에서 이어지는 코스를 계획한다고 하네요.

설마 또 장락산부터 가는건 아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