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간 사람 : 시라기, 여러시
위치 : 강원도 홍천군 내면 창촌1리 근처
등산코슨 : 아래와 같음.
날씨 : 구름인지 안개인지 가득하여 사방이 허여서 아무것도 조망이 안됨. 능선에는 계곡에서 불어올라오는 바람이 눈꽃을 예쁘게 만들어 놓았음.
어제는 남북으로 왕복 700km 정도인 통영을 엄마 모시고 다녀왔다. 늘 집과 노인정만 왕복하시는 엄마는 내가 등산다닌 이후로는 별로 바깥 바람 쐴 일이
없어 심심해 하신다. 놀러가는 차안에서 놀러간지 한 20년은 된거 같다고 하신다. 양심에 찔린다. 동생이 교회다녀서 그렇다고 뒤집어 씌웠다.
가는 내내 김연아와 마오 얘기로 얘기꽃이 피었다. 금요일은 가슴떨림은 80 노인인 엄마도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하루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도 아주 오래된 얘기처럼 느껴진다. 언니도 쇼트 프로그램에서 마오의 점수가 나올 때 김연아가 샐쭉하고 웃던 장면을 기억하고
있었다. ㅎㅎㅎ. 그런건 잘 본다니깐.
언론에서 새로운 세대의 등장이라고 할만큼 정말 대담하고 강한 세대가 등장한 듯 하다.
이제는 그런 세대를 부러워하는 40대가 되었네.
우리 가족의 여행 특징답게 차에서 차로 쌩쌩... 시장에 들러서 맛난 회 사먹고 케이블카 타러 갔더니 또 2시간을 기다리란다.
그럴 사람들이 못된다. 간단히 포기하고 음악공연하는 곳에 가서 노래 두곡듣고 박수 치고 이번에는 수산 박물관으로 쌩.
조카들만 들여보내고 어른들은 차에서 단잠을 자고... ㅋㅋ
다시 시장에 가서 남은 식구들 멕일거 사서 잘 포장하고... 밀리는 길을 돌아왔다. 집에 와서 부랴부랴 짐 풀어서 아들 회 먹이고 매운탕 끓이고
문어 데치고 풋마늘 데치고 미나리 다듬고 난리 부르스를 한바탕 하고 잠들었다.
아침에 일어나 부리나케 밥하고 도시락 싸고 짐싸고 하는데 이런 시간이 벌써 6시가 다 되어 가네. 항상 이런단 말이야.
화장품 바를 시간도 없어서 베이비 로션 하나 바르고 튀어 나갔다.
사당역에 도착하니 7시 2분전. 출구찾아 입구로 들어가 조금 걸으니 전화가 온다. 어디냐고. 쿵쾅거리며 뛰어서 차에 도착.
이번 산행은 서울에서 175km 정도 떨어진 곳이다. 오늘은 동서로 횡단이다. ㅋㅋ
Navigation 에서 창촌1리를 찾아서 돌고돌아서 간다. 도중에 전에 석화산 산행을 했던 들머리도 지나가고.
그때도 눈밭에서 경사진 곳, 바위에 매달려 앞 사람이 가기를 기다렸는데...
DMB에서 봅슬레이 경기를 중계하고 있다. 우리에게는 무척 낯선 강철썰매 경기이다. 선수도 그리 많지 않은 종목인데.
선수들이 의외로 배사장님들이다. 그 얘기 했더니 시라기가 인당 105KG정도가 적당하단다. 모자라면 납으로 채워야한단다.
이를 어째! 조정경기랑 비슷하네. 강호동 시키면 딱인데...
우리 나라 선수들이 선전해서 최종 결선에 진출했다. 20팀이 진출하는데 최종 19위를 했다.
그래서 약 5분여가 1위로 있었다.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절도 존경이 간다.
DMB도 가평도 가기 전에 버벅거리도 안 나온다. 이리 저리 채널 검색해 봐도.
아마도 산행 들머리가 NAVIGATION에서 찾아지질 않았나 보다. 제일 가까운 창촌1리를 찾아서 왔다.
강원도는 정말 밭이 크다. 내 고향에서는 상상도 못할 크기이다. 한작물만 재배하는 대규모 농사로 전환된 농법 때문인 듯 한다.
창촌리 들어가는 입구는 계곡에 물이 많다. 좁은 도로는 눈 왔을 때 모래를 뿌린듯 하다. 마른 도로에는 모래가 굴러다니고
얼음인 곳도 있고 눈이 있는 곳도 간혹 있다.
밭에는 수확하지 못한 배추가 얼어 있는 곳도 있고 거대한 하우스가 있는 곳도 있고 포클레인도 방치되어 있는 듯 한 것도 있고.
색다른건 밭에 간이 화장실도 많이 설치되어 있고 간이 주거용 하우스도 밭근처에 많이 설치되어 있었다.
소한동 버스 종점에서 여러시와 시라기와 지도 두개와 NAVIGATION을 놓고 진지하게 연구하더니 상평이란 곳을 찾아가기로 한다.
아직 전신주가 들어가니 그 위일거라는 생각에. 어쨌던 노련한 두 사람이 제대로 찾았다.
상평 약간 못미쳐서 차를 주차하고 산행에 나서기로 하였다.
차량을 주차한곳 (9:55)
작은 계곡을 넘는 성부교(?)인가를 넘어왔기 때문에 이렇게 통나무 다리를 건너야했다.
은영이 살려(9:58)
처음에는 계곡을 따라 눈이 아닌 쌓인 얼음을 걸으면 계곡을 이리 건넜다 저리 건넜다 하면서 올라갔다.
길은 나타났다가 사라졌다가 하고 리본도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도 하고. 얼음이라..
어디서 나온 물이 이렇게 얼었을까?
계곡을 벗어나 비알을 오르기 시작하니 앞서간 사람이 한명 있는 듯 한다. 흙이 죽죽 미끄러지는 봄의 산이다.
그러나 고도가 올라가자 달라진다. 흙은 살짝 얼어있고 나무에는 얼음꽃이 피어있다.
계속 올라간다. 경사도 꽤 급한 편이다.
소나무들은 쭉쭉 잘 뻗어서 위험할 정도이고 세아름쯤까지 자란 신갈나무는 벼락을 맞아 속이 비어 있다. 이 산은 벼락 맞은 나무가 꽤 많다.
봄철 순을 나물로 먹는 엄나무가 굉장히 크게 자라있다. 사람 손을 피해서 잘 자랐네.
능선이 가까워질 수록 눈꽃이 점점 예뻐지고 커진다. 하지만 하늘은 뿌옇다 못해 허옇다.
파란 하늘이 배경이어야 눈꽃이 에쁘게 나온다고 두 사람이 안타까워한다.
이정도! (요정의 숲인가? 켄타우로스의 숲인가?)
눈꽃
이런 사진도 찍고.
계곡에서 불어 올라오는 바람이 만든 눈꽃이라 좌우 대칭의 눈꽃이 많았다. 곱게 가르마탄 머리 같이.
여러시 왈. 고슴도치네.
X자 나무
능선에 도차하자 계곡에서 날라올라온 눈들이 쌓여 수북하게 얼어있었다. 몇걸음 가다가 푹 무릎까지 빠지는 길이 계속된다.
능선에 올라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었는데도 아무런 이정표가 없다. 다만 리본들이 가끔 있을 뿐이다.
그래도 소계방산이라고 이름도 있는데 어쩌면 이렇게 아무것도 없는지 원. 겨울이라 다람쥐도 없다.
그런데 소계방산 정상으로 오르는 비알에서 커다란 멧돼지 발자국이 사람 발자국과 나란히 있었다. 크기로 봐서 꽤 커 보였다.
살짝 겁이 났다.
소계방산 도착 (12:32) - 1490.3M이다.
여기 도착했더니 정상표시하는 저 표시가 넘어져 있었다. 맨먼저 돌로 공사부터 하고... 사진 한장.
요 뒤로 조금 더 높은 곳이 있지만 너무 협소하여 여기에다가 세운듯.
바로 요기.
앞으로 이런 각도로 찍지 말아야지.
정상에서 점심을 해결한다. 어제 통영갈 때 옷차림으로 왔으니 미친 짓이다. 사시나무 떨듯 달달 떠는 수 밖에 없다.
뜨신 라면으로 속을 달래봐도 안된다. 아침에 부랴부랴 싼 문어와 풋마늘, 표고,브로콜리 데침 삼형제와 생미나리를 초장에 찍어서 먹었다.
도중에 시라기의 김이 날라가서 줏어오고...
밥 먹자마자 바로 출발! 이정표도 없는데 보이는 것도 없으니 시라기 예언대로 백운산 짝 날 거 같다.
어쨌던 정산 50 CM전 길로 방향을 잡았다. 여전히 길은 쌓인 얼음길, 녹은 흙길 등이 나타나고 아무래도 방향이 오른쪽으로 꺾이질 않는거
같고 고도는 너무 팍팍 내려가는거 같다. 1390M 봉우리는 지났는지 안 지났는지 모르겠고.
반대방향으로 내려가는 길도 하나 나타나고...
다시 지도를 꺼내들고 요리조리 연구를 해봐도 뭐 판단 근거가 있어야지. 일단 방향을 보고 오른쪽으로 팍 꺽어서 길을 내려가기 시작한다.
길이 있기는 있지만 잘 다니지는 않는 길인 듯 하다. 리본도 굉장히 낡은게 많고.
아마도 예정했던거 보다 먼저 방향을 틀었나보다. 그래도 조심조심 내려가는 길을 내려간다.
눈이 있으면 위험할 것 같은데 눈이 아예 없는게 더 미끄럽다. 참.
된통 엉덩방아도 한번 찍고... 아이고..
쭉 내려와 계곡에 당도하니 바로 옆에서 내려오는 길과 만난다. 그래서 정확하게 어디로 내려왔는지를 모르겠다.
또 한참을 계곡을 따라 내려가는데 계곡의 물이 나타났다가 사라졌다가 한다. 지하로 흐르다가 지상으로 흐르다가..
그런데 수량이 장난이 아니다. 한여름을 방불케 한다. 올 겨울에 눈이 많이 오긴 많이 왔나보다.
어제 통영갈 때 경호강의 물을 보고 놀랐었는데 여기도 계곡의 수량이 많~~다. 올해는 물 걱정은 안해도 될 듯 하다.
계곡이라 길이 선명하지 않다. 바위 위에 얼음 위로 계곡을 이리갔다 저리갔다 한다.
요렇게..
꽤나 긴 계곡을 한참을 내려가다가 발견한 또 하나의 등산로. 아마도 광원고개에서 내려 오는 길인 듯 하다고 한다.
그 뒤로도 계곡을 이리갔다 저리갔다 하면서 계속 내려오니 드디어 하산 완료. 3:08분.
길의 얼어붙은 얼음이 물이 되어 가고 있는데 커다란 버드나무는 벌써 버들이 피려고 한다.
산위는 한겨울이고 물은 봄이다. 눈산행은 이제 아니겠지 하면 왔더니 눈에 푹푹 발빠지면서 산행을 하고.
마지막 눈꽃이라고 생각하며 집에 왔더니 대설경보란다. 하하하
날씨는 하늘의 조화겠지만 오는 게절 못 막는게 또한 자연의 섭리니 2-3주 지나면 또 눈이 그리워지겠지.
돌아오는 길은 연휴인데도 많이 밀린다.
운전하는 여러시 고생하는데 뒤에서 단잠을 잤다. 이럴 때 참 미안탄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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