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간 사람 : 돌산악회 89명
날씨 : 등산하기에는 좋은 날씨, 바람 불고 햇살은 따갑지 않고, 그렇지만 智異望은 안되는 시계였음.
등산로 환경 : 섬을 종단하는 형태의 능선으로 바위로 된 칼날같이 좁은 곳도 많으나 안전시설은 별로
없음. 웬만하면 우회하라고 하지만 다들 바위를 타고 다녀서 조금은 위험한 듯 보임.
가는길 : 경부고소도로 - 대전통영간고속도로 진주 ic - 사천ic -사천 - 삼천포항 방면 - 하이면 방면 -
공룡박물관 - 상족암에서 유람선타고 - 내지항내려서 - 등산 - 하산 - 대항에서 유람선 타고 -
상족암에서 버스타고 서울로.
등산코스 :
3년 전에 뫼오름 식구들과 갔던 사량도에서의 멋진 경관을 잊지 못해 다시 갈 기회를 찾다가 영남알프스를
같이갔던 네명이 속한 돌산악회에서 간다기에 예약을 하고 기다렸다.
문제는 출발지와 시간이었는데 인천에서 출발해서 고척시장이라는 낯선 동네에서 출발을 한단다.
그래도 신갈을 지나간다고 해서 태워준다고 해서 안심했다.
비록 아침 5시 출발이지만 신갈까지 50분이나 걸린다 하고 요즘은 해도 빨리 뜨고 해서 그리 무서울것
같지는 않았다.
토요일 독감으로 고생하는 동생이랑 조카들과 고3이라 힘들어하는 아들 데리고 가서 뇌물로 쇠고기 사먹이고
김치도 담가 놓고 일찌감치 잠이 들었다.
별 준비물이 필요없다고 여러시가 말하길래 간단히 배낭 꾸려놓고 아침에 일어나 혹시나 해서 냉동실의
인절미를 꺼내서 담았다.
5시 조금 지나니 전화가 왔다. 정확히 출발할거 같단다.
집을 나서니 다행히 88번이 금방 왔다. 법원사거리에서 37번으로 갈아타고 상미마을에 내리니
판교지나간다고 연락이 와서 좀 기다리면 되겠네 했다. 웬걸 신호등도 건너기 전에 벌써 도착했단다.
뭔 일이래!
발바닥에 불나도록 뛰었더니 벌써 차에서 내려서 기다리고 있다. 부회장님이라는 누님도 내려와있고.
차에 탔더니 사람들이 그득했다. 알고 보니 좌석없이 가는 사람도 있어서 여러시가 자리 맡느라 고생했단다.
옆에 탔던 아주머니가 늦잠잤어요? 이러신다. 늦잠 안 잤는데...
오늘 잘 하면 공공의 적이 되겠다 싶은 안좋은 예감이 팍팍..
자리에 앉자마자 영배 아저씨와 인사하고 곧이어 숙자씨도 인사하고.
조금 지나니 요구르트 나눠주고 김밥한줄과 인절미도 나눠준다. 요구르트는 숙자씨가, 인절미는 여러시 누님이
준비해 왔다고 한다. 된장국도 주전자에 담아서 컵에 따라준다. 아침이랍니다.
바로 옆좌석의 나이 지긋한 언니도 많이 와본 사람은 아닌 듯 이건 안줘요? 저건 안줘요? 이러는데 약간
성깔 있어 보인다. 나중에 알고 보니 부회장언니 친구분이란다.
사량도 들어가는 유람선 시간이 10시 30분이라 서두를 일이 없단다. 휴게소도 두군데 들르고.
사천에 들어섰다. 벚꽃이 만개해 있다.
가로수 벚꽃은 꽃비를 뿌리고 있고 사천시청 부근은 육묘장을 연상시킬 정도로 벚꽃밭을 만들어놓기도 하고
산에는 야생벚꽃도 피어있다. 동백도 피어있고 유채꽃도 피고.
좋은 계절에 왔구나! 지난번 왔을 때 사량도 학교 운동장에 피어있던 목련, 개나리,벚꽃, 유채꽃을 다보겠다
하는 생각이 들어서 좋았는데.
상족암유람선 선착장에 도착했다. 9시 50분쯤.
우와 주차장에 대형버스가 가득 차 있다. 옥녀봉이 걱정된다.
여러시는 무박으로 와서 아침 일찍 들어간 사람들이라고 걱정하지 말란다. 그럴까?
배 시간은 남고 해서 상족암 구경을 나선다. 상족암은 바위가 상다리 같이 생겨서 붙은 이름이란다.
床足岩 이건가?
어른쪽 끝의 바위가 상다리 같죠?
단체사진도 여러장 찍었는데 안오네...
지난번에 왔을 때도 몹시 그 정체가 궁금했던 이상한 모양의 흙집!
가마라는 사람.... 찜질방이라는 사람... 정답을 모르니 할말 없음.
상족암 구경을 채하기도 전에 모이란다. 바다에는 사량도에서 배가 두척이 나와서 선착장에 도착하고 있다.
또 열심히 뛰어서 돌아왔다. 에구!!
90명이라는 인원 세기도 힘들다. 어쨌던 배에 탑승!
배에서 이사람 저사람 눈으로 확인!
여러시의 누님 부부
여긴 영배와 숙자씨 부부
여기 맹호와 금화씨 부부!
배에서 한장!
사량도 도착! (10:55) 와글와글 바글바글이란 단어가 생각났다.
주민 2000여명인 섬에 오늘 외지인이 만명 이상 산행을 왔단다.
등산을 할 사람들과 섬일주를 할 사람들로 나누어서 출발했다.
사람이 많이 찾아오는지 도선장 확장공사를 하고 있다.
들머리에 들어서기도 전에 산위에 일렬로 산행하고 있는 사람들의 긴 행렬이 보인다. 걱정이다.
첫번째 휴식!
산행대장 맹호씨가 계속 같이 가자고 한다.
갑자기 비가 한두방울 떨어진다. 이런~ 밤에 온다는 예보가 있었는데
한두방울 오다가 말고 가마봉에서 또 한두방울 오고 말았다.
사진도 한장 찍고.
능선에 사람들이 죽 나래비를 서 있다.
금화씨와 식당을 한다는 매달리기 좋아하는 언니와 같이.
바다를 배경으로.
뒷편이 지리망산 정상.
진달래가 예쁘게 피어서 찍었는데 너무 멀어서 잘 안보인다.
우측으로 돈지항에서 올라오는 사람들도 보이는데 전에 보았던 초등학교에는 꽃이 없다.
그래도 그 옆의 논에는 유채가 오묘한 노란색으로 피어있어 주변의 녹색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지리산 이정표!
이제부터 험악해지는 바위코스이다.
우회하라고 했는데 이런데 올라가서 이러고 사진 찍었다.
두번째라고 약간 흥분한듯..
이러고 올라갔다가
내려왔어야 했으나 어떤 아저씨 올라가길래 예전에는 지리산까지는 어려웠던 길이 없던것 같아서 따라갔다.
요렇게!
내려올땐 이런 길이었다.
다행히 맹호대장이 앞장서서 길을 봐줘서 비명질러가며 내려올 수 있었다.
에고고! 다리 떨리고 챙피해라.
지리망산 도착하여 숙자씨 부부와! (12:12)
영남알프스 멤버들과
여러시와
지리산 정상에서부터 계속 같이 점심 먹을 자리를 찾았지만 워낙 인원이 많으니 그냥 나눠서 먹기로 한다.
숙자씨가 밥을 나눠줬다. 나 온다고 더 싸왔다고 하니 너무 고맙고 여러시의 쌀국수에다가
식당하시는 이가 고추에 밀가루 입혀서 찐 다음 양념하는 걸 너무 맛있게 해와서 배부르게 먹었다.
오이고추에 금화표 미숫가루에 오이에.. 너무 푸짐해 탈이다.
다행히 후미에서 힘든 사람은 내려가고. 점심을 다 먹을때쯤 후미도 도착해서 자리내주고 나선다.
사방이 모두 조망이 가능한 사량도의 특성상 배경에는 어김없이 다른 섬이 등장!
퇴적암이 대부분인 사량도에서 누군가의 정성으로 쌓아올린 돌탑!
복숭아 꽃의 오묘한 분홍색.
가끔 복숭아 꽃색을 보고 있으면 도화살이라는 단어의 뜻을 알듯하기도 하다.
가마봉 이정표! (1:07)
빨간옷의 점박이 두건쓴 이가 선두대장이라고 한다. 같이 다닐려면 몹시 힘들거라는 경고가 생각나네.
여기서 내려가도 배에서 내린 내지항이 다시 나온다.
앞으로 열심히 또 걸어간다.
이런 곳도 걸어가고.
이날 지리산 능선에는 피난행렬을 방불케할 정도로 사람들이 능선에 일렬로 늘어서 있었다.
이런길도 지나고.
불모산(달바위) 정상.(1:26)
달바위에서 하산하는 길!
여기서 내려오는 길도 여간 경사가 급하지 않다. 밧줄이나 그런 안전장치들이 거의 없이 가파른 길을
사람들이 계속 내려간다. 바위들이 많이 닳았고 흙도 많이 패여있다.
가마봉 이정표 (1:43)
주막이 있는 곳이다. 지난번 산행 때 여기서 막걸리 맛있게 마셨던 기억이 난다.
아까 험하게 내려오느라 근육이 놀랬는지 오른손이 잘 쥐어지지가 않는다.
앞으로 난코스가 남았는데 슬슬 걱정이 된다.
이러고 기어올라가고
밧줄도 타고 올라가고
밧줄이 너무 굵어서 힘이 주어지질 않는다. 뭐 없이도 올라갈 수 있는 코스이긴 하지만.
먼저 와 있던 금화여사님과.
여럿이 함께도 사진 찍고.
비가 오길래 혼자서 가마봉 갔더니 뒤에서 간식 먹느라 아무도 안와서 사진없이 통과.
여러시가 가마봉에(2:09)
가마봉에서 내려가는 철사다리.
경사가 무지 급하다고 느껴지지만 굉장히 안전한 축에 속하는 하산 루트.
그래서 아무도 우회로로 가질 않는게 문제.
옆으로 난 우회로엔 아무도 없다.
앞으로 가야할 최대 난코스
먼저 저기에 가 있던 사람들이 너무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우회하라고 해서 우회하려고 내려갔더니
웬걸 뒤따라온 맹호랑 여러시가 뭔 소리냐며 도로 올라오란다.
일단 이렇게 내려가는데 시간이 지체되고..
그 다음에는 이렇게 또 올라가야 하는데
오른손에 힘이 주어지질 않으니 힘들지만 맹호의 충고대로 왼손으로 잡고 오른손은 바위에 매달리는 방식으로 진행. 무사히 위로 올라왔다. 그런데 뭡니까?
정체는 여기가 더 심하다. 밧줄에 나무발판을 끼워서 만든 밧줄사다리구간.
누군가 헤매고 있는지 영 진행이 안된다.
위에서 사진찍는 여러시를 향해서 손흔들어 주고.
맹호대장이 여러시를 찍었는데 어디있는지 모르겠고.
조금 흔들리긴 하지만 한줄짜리 밧줄보다는 훨씬 나은데 왜 정체가 될까?
그래도 무섭기는 하다. 저멀리 항구에서 보면 사람들이 고물고물 움직이는게 보인다.
내려오면 이렇게 나무데크가 설치되어있다. 예전에는 여기를 밧줄로 옆으로 게걸음을 했던 구간이다.
여기서 기다리던 영배씨 부부는 우회로로 온거였다. 이런.
아랫섬 사진
여러시가 누님 기다린다고 해서 옥녀봉에는 맹호네 부부와 함께 당도하고 내려왔다. 그래서 사진이 없다.
드디어 대항가는 길까지 왔다.
대항까지 다 내려왔다. 화장실마다 줄이 늘어서있고 횟집마다 사람들이 그득하고
심지어 도로에도 사람들이 와글와글바글바글...
선착장 근처는 더욱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다.
같은 표찰을 붙이 사람들이 불콰한 얼굴로 여기저기 횟집에 보인다.
산에 안가고 섬일주를 하거나 중간에 내려온 사람들이다.
회장이라는 사람을 따라 포장마차에 가서 막걸리 몇잔 마시고 인절미로 요기를 하고.
화장실에서 옷 갈아입으니 추위가 몰려온다.
멀리 옥녀봉을 배경으로.
나혼자 겨울이라고 구박받았다. 그래도 추운걸 어떻게.
다시 인원세기를 마치고 유람선을 타고 상족암을 나오는 길에 상족암 좌측의 퇴적암들.
내려서 동백꽃 옆에서. 개량종인지 겹겹으로 된 꽃잎이다.
식당한다는 언니가 사진을 요청해서 찍어준 사진.
잠시 차옆에서 찌개와 밥으로 간단한 요기를 하고 머나먼 길을 되돌아 올라왔다.
들은바가 있어서 처음부터 나죽었소 하고 자는척 하고 있었다.
곧 소주가 돌고 또 돌고. 결국 한잔 먹었다.
차는 사천 ic에 올라서기 전부터 서 있고.
함양 휴게소에서 쉬고 나서는 노래방이 시작되었고 ... 계속 죽은척...
여러시의 모자가 빛을 완전 차단하는 좋은 장비라는 걸 알았다.
그래도 4D 버스인지 노래방 박자가 온 몸으로 느껴지고 도저히 잠들수가 없다. 그냥 눈과 정신을 쉬게 한다.
이번에는 춤추는 시간이 시작이다. 숙자씨가 쟈켓 벗어놓고 본격적으로 나선다.
30분이 1시간이 되고... 계속 죽은척...
옆에 앉은 여러시 결국 일어서게 만들었는데.
도가 지나쳤는지 안성부근에 와서 경찰에게 적발되어 또 시간이 지체된다.
울엄마는 이런 것도 없으면 뭐하러 관광가냐고 했었는데.
그래도 즐겁게 노는 사람들이 경찰때문에 제재를 당하더니 다들 볼멘 소리를 한다.
차는 계속 막히고 ..
신갈에서 내리기로 했는데 기사가 잠깐 화가 났는지 냅다 평택에서 서해안 고속도로를 향해 방향을 틀어서
달려간다. 앗! 송탄IC에서라도 내려야 하는데 이미 지나갔단다.
결국 고척시장까지 왔다. 밤 11시 35분이다.
택시타고 집에 왔더니 12시 30분이다.
아침 5시에 나가서 12시 30분에 돌아왔다.
참 길고도 험난한 하루였다.
사람의 기억이란건 정말 믿을 게 못되는 것이란 생각이 든다. 내 기억속의 꽃이 가득한 초등학교는 썰렁하게 있고 별로 험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던 지리망산까지의
길도 완전 바위 투성이었다. 비록 직각에 가까운 밧줄타기를 누가 잡아주지않아도 잘 올라가게 되었지만 몸은 더 힘든거 같다.
아무래도 차안에서 너무 오랜시간 앉아 있었더니 온몸이 찌푸드드하다.
장장 6시간이나 자리에 앉아서 아무것도 안하고 잠도 못자다니.
이상한 일이다.
지리망산은 추천하고 싶은 추천코스지만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안전장치 없이 산행을 하는거 같다.
밧줄사다리나 철계단이 보강되었고 나무 데크가 설치된 것이 예전과 변한 모습니다.
멋진 경치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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