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산행기

우복동천을 둘러보다1(20100521)

pc100 2010. 5. 25. 11:39

 - 같이간 사람 : 여러시, 울레미, 둘리, 날자고도리

-  산행코스  : 갈령 - 형제봉 - 피앗재 - 천왕봉 - 신선대 - 문장대 - 암릉구간 - 밤티재 - 산하나 너머 늘재

- 산행시간 : 아침 8시 30분부터 저녁 7시 20분까지

- 날씨 : 따가운 햇살과 시원한 바람. (음식의 상태로 봐서는 기온이 그리 높지는 않았던 듯)

- 등산로 상태 : 백두대간코스라 등산로 상태는 비교적 좋은 상태였음.  but 코스가 좋다는 소리는 절대아님.

- 등산지도 : 연두색 : 첫째날, 빨간색 : 둘째날

 

 

  

우복동천이라~~~

예전에 불수사도북에 데인 기억이 잊혀질만할 때 또 등장하였다.

여러시가 카페에 우복동천에 가고 싶다라는 제목으로 올렸길래 모르는 척 하고 있었더니

까투리 아저씨와 날자고도리가 냉큼 한표! 하는 것이 아닌가... 이런~ 분위기 잡히네.

비슬산에서 까투리 아저씨에게 은근히 겁을 주었는데...

석가탄신일 연휴를 맞이하여 여러시 아저씨 슬슬 획책을 한다.

그런데 반쪽만 간단다. 토요일날 비가 온다고 해서 그렇단다.

뭐 그러냐고~  그 멀리까지 가서 왜 반만하고 오냐고 한마디 했다가 망했다.

그래~ 소리와 함께...

하늘까지 도와줘서 주말에 내릴 비가 월~화에 걸쳐서 내리면서 비 예보는 뒤로 밀리고.

그리하여 우복동천 산행에 나서게 되었다.

제일 먼저 댓글 단 날자고도리, 주창자 여러시, 그리고 울레미와 둘리, 나 이렇게 다섯명이다

불수사도북에서 한명이 바뀌었다.

한표!를 외쳤던 까투리 부장님, 축구에서의 부상을 핑계로 빠지고...

현명한 판단이었습니다.

전날 강좌 첫날이라 집에 도착하니 12시. 배낭도 못챙기고 쓰러져 잠들었다.

아침 4시 30분. 휴대폰 소울음 소리에 잠이 깨서 부랴부랴 밥하고 반찬이 없어서 멸치도 볶고

배낭도 부지런히 챙기고 배낭옆에 커다란 시장바구니도 하나 쌌다.

다음날 먹을거, 갈아 입을 옷, 입고 잘 옷, 기타 등등, 그리고 샌달까지.

6시 15분에 신갈 정류장에 도착했다. 합류시간 고민하던 여러시에게 문자보냈더니 답이 없다.

6시 20분이 넘어간다. 답도 없다. 슬슬 잠이 온다.

고도리의 차가 도착했다. 딱 걸렸다. 긴머리 풀어헤치고 있었는데 졸았단걸 어떻게 알았을까?

차에 타고 잠시 한담을 하다가 바로 골아떨어졌다.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는 여러시가 숙박비 운운하지만 모르는 척~

날자고도리의 나는 스타렉스가 고속도로를 빠져나가 낯설지 않은 도로를 달려간다.

이런 상주의 첩첩산중에 있는 길이 낯설지 않다니 참...

드디어 출발지인 갈령에 도착하였습니다. 커다란 갈령 표지석이 있습니다.

 

출발(9:28)

  

차 뒷문을 열어보니 자칭 쇼핑의 달인이라는 날고의 쇼핑결과물이 세 박스나 실려있다.

거기에다가 각자의 배낭에다가 각자의 여벌짐까지... 완전 이삿짐이다.

다들 채비를 하고 배낭을 메고 나서는데 입산금지라고 붙어있다.  

이런 5월 15일까지로 알고 있는데 왜 안 뗐지! 하면서 길을 잡았다.

앞에 한 분이 우리 일행과는 대조적으로 가붓한 차림으로 산행을 시작하신다.

날씨는 화창하고 바람은 시원하고 등산로 상태도 미끌어지는 흙이기는 하지만 깨끗하고.

산에 와서도 열심히 업무하는 고도리를 기다려 잠시 막걸리도 한잔하고.

본격적으로 백두대간 이정표가 나타난 곳에서 형제봉을 향해 가려는 찰나!

 

요기서 (9:05)

고도리의 전화기가 울렸다.  산불감시 요원이다. 왜 올라갔냐고 당장 내려오란다.

할 수 없이 고도리 혼자 내려가서 차를 몰고 속리산 쪽으로 가서 문장대에서부터 내려오기로 한다.

네 명이 툴툴대면서 산행을 시작한다.

형제봉에 가서 사진도 찍고 막걸리도 마시고..

 

형제봉(9:29)

피앗재도 통과하고 (10:09)

 

저 멀리 보이는 천황봉과 암릉지대를 보면서 저기를 가야되는구나 하는 헛다리도 짚어보고.(10:54)

 

그 사이 여러시의 카메라는 아래를 향해 다이빙을 해서 여러시 식겁을 시키고.

앞서 출발했던 분과 만나서 잠시 이야기도 나누고 음식도 조금 나누어 먹고.

천왕봉까지의 꽤 먼거리를 걷는다.  쉰다. 또 먹는다.  또 걷는다.

 

멋진 경치 보면서 쉬기도 하고..(11:45)

 

찐하게 붙은 연리목도 발견하고  

 

이제 천왕봉이 눈앞에 보인다.  정말!

그런데 아니었다.  저기인가보다 하고 기를 쓰고 올라갔다.  택도 없다.

여러시가 쫓아와서 좀 쉬라고 한다. 헉헉 대는 숨을 골라본다.

 

잠시 쉬면서 (12:13)

 

또 기를 쓰고 올라간다.  또 아니다.

이제는 급경사의 안 좋은 길이다. 이 정도면 보통 정상가는 길인데..

고도리 벌써 도착했단다.

이번에는 정말이다. 얼기설기 뭔가 설치된 구간을 올라가니 오른쪽에서 사람들 소리가 들린다.

정말 천왕봉이다~~~

뜨거운 햇살아래 천왕봉은 속리산 주봉이라 하기엔 초라한 정상석을 얹고 있다.

고도리는 신선대로 올라오는 '등산로 아님'의 급경사를 올라왔다고 한다. 죽을 고생했단다.

본인은 이렇게 표현했네요.

"거미줄이 얼굴을 덥치고 길은 나타났다 사라지고... 급경사오르다 미끄러지고, 인적은 드물어 처녀귀신이 놀자고 나올거 같고...

다넘었나싶으면 또 산이나타나고...

에라 더 이상 못오를때까지가면 천왕봉가는길이 나오겠지...

기를 쓰고 혼자 구역꾸역 올라갔더니 드뎌 허름한 민가 비슷한 꼭대기가 보입니다. 알고보니 신선대 매점 뒤 화장실입니다"

 

나중에 이여사님 정말 눈물날뻔했다고 한다. 천왕봉 오는 길이 너무 힘들어서.

천왕봉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천왕봉 정상 (12:38)

 

점심 먹을 곳을 찾아서 내려가 보았지만 좁은 길에 양옆으로는 산죽이 있거나 돌이다.

중간에 속리산 국립공원 직원들이 우드포실인가 나무 부스러기를 깔은 길에 대한 설문조사를 하고

있다. 설문조사를 해주면 손수건을 나눠주는데 나는 정말 우리 명수대로 5장을 집어왔다고 생각했는데

무려 7장을 집어왔다.  헤~~

결국 조금 많이 가서 수리봉 바람골에 자리를 잡았다. 햇살은 따갑지만 바람은 시원하여...

 

점심먹자 (12:57)

 

각자 배낭을 끌러 점심을 내놓는데 웬만한 부페 저리가라다.

홍어삼합에 낙지 데친 것, 삶은 닭고기, 지난번 산행에서 뜯은 돌나물 물김치, 부추김치, 볶은 김치,

매실장아찌, 멸치볶음 기타 등등 기억도 못하는 반찬들한테는 미안할 정도이다.

다들 힘이 드는지 물김치에 막거리를 벌컥벌컥! 밥들은 영 신통찮다.

양말까지 벗어놓고 점심을 먹고 잠시 쉬지도 못하고 자리를 찾으러 온 사람들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길을 나선다.

천왕봉까지는 간혹 내려오는 사람들이 커다란 배낭을 메고 내려오면서 형제봉이 어디냐? 피앗재가

어디냐고 물었었는데 천왕봉부터는 가벼운 차림의 사람들이 눈에 많이 띈다.

물 한병 들고 운동화 차림으로 오는 사람들의 얼굴이 벌겋다.

물통은 거의 비어 있어 걱정스럽기까지 하다. 내려가기까지는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할텐데.

아마도 예상 밖의 고난이도에 햇살이 뜨거운가보다.

이제부터는 속리산 주능선의 기암괴석을 볼 수 있는 구간이다.

뭐~ 그만큼 힘들다는 얘기다.

 

밥먹고 다시 출발하면서(1:41)

 

돌아앉은 원숭이 바위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지나가는 분에게 부탁해서 전원이 나오는 사진을 두 번이나

찍었는데도 사진이 안나왔다. ㅎㅎ

 

원숭이 바위 (1:57)

 

고생하면서 지나온 구간을 다시 가는 고도리가 앞장서서 냅다 질러가니까 뒤에서 여러시가 부른다.

투덜투덜 사진 찍는 데를 다 지나왔대나...

그래서 몇군데서 사진을 찍었다.

 

뒤의 바위가 입석바위인가?

 이건 신선대인가?

 

그래도 속리산 주능선이라 밧줄은 없고 나무 데크도 있고 천연바위를 깎아 만든 계단도 있다.

신선대에 도착하였다. 신선대에 가면 화장실도 있고! 막걸리도 있고! 쉴 수도 있고!

가방에 막걸리 있어도 일단 시원한 특제 막걸리를 한 동이 사서 마시니 좋다.

 

신선대 휴게소 (2:30)

 

오늘은 2 리터짜리 패트병으로 물을 얼려온 게 전혀 부담이 되질 않는다.

나중에 먹으려고 아껴뒀더니 이런~ 맹물이라 제일 먼저 녹는걸 깜박했네.

남아 있는 얼음에 이 병의 물, 저 병의 물을 옮겨가며 시원함을 유지한다.

신선대도 지나고 이번에는 멀리 보이는 문장대를 향해 출발!

이런~ 너르지만 천연바위를 깎아 만든 계단이다. 헉!  

  

중간에 멋진 바위를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지나온 곳이 배경이다.)

문장대 아래에 도착하였다.

어라~  여기 어디서 많이 본 인간이 나타났다.

이런 곳에 와서 아는 사람을 한눈에 알아보다니... 직장 동료들이다.

기념 사진 한장 찍고 가정을 포기한 사람들이란 소리 들었다. ㅎㅎ

 

동료들과 (3:05)

  

문장대 바로 아래에 가서 오래된 표지석을 잡고 사진 한장 찍고. (3:10)

문장대에 오르며 바위타는 사람들의 밧줄을 보고 우리보다 더 미친 사람 있다고 위안을 삼고.

얼음 맥주 녹으라고 꺼내놓은 여사님의 기대와는 달리 맥주는 아까부터 녹아서 뜨뜻해지고 있었다.

다들 조금씩 목을 축이고.

 

문장대  정상에서. 

  

문장대에 올라 앞으로 가야할 개구멍이 즐비한 암릉 능선을 바라보며 뭔 생각을 했더라~~

미친 짓이다 생각했을까? 내가 왜 시작했을까 생각했을까? 생각이 안나네. 그만큼 힘이 들었던 듯.

 

문장대에서 내려오자마자 백두대간 길에 국립공원들이 세워 놓은 나무 표지판이 있다.

산을 사랑하는 진정한 방법이 무엇일까요? 뭐 이런 건데 백두대간을 밟고 지나다니는 것이

산을 진정 사랑하는게 아니다 이런 요지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걸 아~ 여기가 백두대간

들어가는 길이구나! 이렇게 해석을 하니 뭐 어떻게 해야 하나?

국립공원 입장에서는 미치고 폴짝 뛸 일 일듯.

어쨌든 여러시의 지령에 따라서 문장대에서 내려와서 그 팻말 옆으로 살짝 돌아서 헬기장을 향해

살금살금 간 다음 우루루 헬기장을 통과해서 통행금지판을 우회해서 모두 들어갔다.

뭐 문장대에 지키는 사람이 있었다나... 역시 챙기는 사람은 다른가?  

아무도 안 보이는 듯 했는데.

계속해서 문장대 방향을 의식하면서 가는데 오른쪽 바로 옆 능선의 바위가 전망이 퍽 좋다.

우리가 가고 있는 능선도 그 능선에서 보면 멋질테지만 가는 나는 힘들다.

첫번째 바위부터 기어들어가야 한다. 배낭도 작은데 걸린다.

휙 집어던지고 간신히 기어 올라간다. 다음에는 바로 급경사로 내려간다.

 

첫번째 바위 통과하기 (3:31)

 

짧고 굵은 다리의 비애를 느끼며 내려가기

 

이런 식으로 계속 진행된다.

국립공원이 책임지지 않는 구간이라 상황은 그리 좋지 않다.

밧줄도 아주 가늘거나 짧거나 닳았거나 없거나, 사다리 같은 건 엄두도 못내고 누군가 가져다 놓고 임시방편으로 가져다 놓은 통나무도 있고 다양했다.

 

제일 험한 구간.   

 밧줄타고 밑에 바위까지 내려가서 오른쪽으로 통나무를 딛고 내려서야 합니다.

 

어쨌든 나아가던 병 확실하게 도지려고 한다.

그런걸 만회해 주는 게 사방으로 펼쳐지는 멋진 조망이다.

바로 오른쪽에서 같이 가는 능선의 기암괴석들,  속리산 주능선의 멋진 경관들.

계속해서 뒤통수에서 따라오는 문장대의 위용!

 

같이 내려가는 오른쪽 능선의 절경을 배경으로

 

거대한 바위와 이끼군락. - 간이 부어서 절벽 근처로..

 

정말 힘들게 힘들게 내려가다 보니 바위는 줄어들고 급경사로 이어진다.

암릉지대가 끝났나 보다 하고 다시 보따리를 열고 남은 걸 주섬주섬 챙겨먹었다.

정말 엄청나게 먹는다는 생각이 든다.

예정보다 30분이나 지연되고 있다는 여러시의 말을 생각해 보면 먹는 시간을 줄이면 훨씬 빨리 갈 수 있을것 같다.

바로 밑에 오송폭포와 성불사가 보이는 지점이다. 날고가 여기다 차를 주차해놓았다고 한다.

우스개 소리로 밀어줄까 해본다.

다시 힘을 내서 출발한다. 꽤 긴 거리를 또 오르락 내리락 한다.

입석바위에서 사진도 한장 찍고 

 

입석바위 (5:05) 

 

지나가고 견훤산성 갈림길이 나왔다.

뻘건 페인트로 바위에 써놓았다. 참 흉하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서 날고는 차를 가지러 내려갔다.  남은 물 반병 들고

날아서 희미한 길을 따라 내려가면서 고라니도 놀래키고 한 끝에 큰 길에 도착했더니 딱 차가 있는 곳이었다고 한다. 특공대 시키면 잘할 듯

이제부터 우리도 열심히 걸어간다.  밤티재에 도착하려 한다.  

이런 바로 앞에 도로가 지나가는데 옆으로옆으로 게걸음을 한다.  

 

밤티재 도착 (5:46)

 

반대편에 입산금지 팻말이 선명하다. 그곳이 등산로라는 얘기는 참 아이러니다.

이제부터 초고난이도의 행군이 시작된다.

산이 높아서도 아니고 바위가 험해서도 아니다.

 

속리산 주능선을 배경으로 (6:25)

지친 몸으로 다시 545m를 고지를 올라가는 것도 너무 힘들어서 헉헉헉헉! 대는데 문제는 하산길이었다.

분명 1시간 30분이면 된다고 했는데 고도는 내려가지 않고 끝없이 오르락내리락 하는데

입에서 단내가 날 지경이다. 날고는 벌써 도착해서 기다린다고 해서 펜션에 가서 기다리라고 전하고.

드디어 차소리가 들려서 끝났나 보다 했더니 또 오르막!

옆에 민가가 나타나서 드디어 끝인가 보다 했더니 이런 xx, 동네 뒷산인데 내려가는 길이 없다.

결국 내빼버린 여러시 없이 걷고 또 걸어 드디어 늘재에 도착했다.

 

늘재 도착 (7:16)

늘재에 도착해서 나무 방책을 넘어오는데 이런~~ 바로 앞으로 산불감시용 차량이 슬그머니 정차를 하면서 우리를 째려본다. 아침 저녁으로 이런 경우를 당하다니!

다들 쫄아서 바로 내빼려고 차에 시동을 거는데 그 아저씨 째려보면서 안내 책자 하나 주고 간다.

아침 저녁으로 이런 경우를 당하다니!

11시간에 걸친 첫번째 구간 산행이 끝났다.

 

십년감수하고 펜션으로 이동하였다.

팬션은 청화산관광농원인데 여러 가지로 회사생활에 익숙한 우리가 보기에는 어슬프고 그랬다.

어쨌던 꽃도 이쁘게 피어있고 우리방 앞에 연못도 있고 물소리도 들리고 바로 앞에 청화산도 있고 환경은 좋았다. 어떤 사람들이 그리 폭죽놀이를 하는지 금지 목록이 많았다. 폭죽, 낚시, 고기 구워먹지 마시오 이런걸 안팎으로 붙여 놓았다.

처음에 너른 방을 예약하였으나 그 방이 전기가 고장이 났다고 작은 방으로 배정이 되었는데 방이 하나라 그렇지 좁지는 않았다.

먼저 와서 이런 저런 준비를 다해놓은 고도리 덕에 밥도 끓고 있었지만 몸이 천근만근이다.

바로 다리 올리고 더러누워서 뻗어버렸다. 빨리하는 남자들 먼저 샤워하라 하고.

울레미의 축구장 스트레칭도 배우고 둘리님의 발가락 요가도 배우고 내 나름대로의 스트레칭도 하면서 간신히 기력을 차렸다.

소맥을 외치며 여러시를 졸라 매점에서 비싼 돈 주고 시원한 맥주도 확보하고.

날고의 세 박스에 달하는 쇼핑목록에서 완성된 아귀탕(라면을 두 개나 끓여먹었다)도 있고 둘리님의 각종 반찬도 등장하고 또 다시 상이 넘칠 지경이다.

소맥은 둘리님 한잔반, 나머지는 내가 다~ 마시고. 막걸리도 비우고, 제천산 복분자도 비우고,

도라지술도 등장했지만 다들 지쳐서 그런지 과히 많이 먹지는 못했다.

설거지 하는 사람들을 두고 뻔순이 모드로 샤워도 하고 빨래도 하고 나왔더니 이불까지 쫙 깔려있네. 히히~

술이 모자란 여러시와 날고는 바깥 평상으로 이동하고 그대로 골아 떨어진 듯 하다.

그런데 두시에 눈이 떠졌다. 누군가 화장실 가는 소리에 깨서는 한 시간 가량을 볼일도 보고 하다가 다시 잠시 들었다.

이렇게 길고 길었던 하루가 끝났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우복동천을 무박으로 18시간이니 22시간이니 이런 산행기 올리는 사람들이 예삿 사람들이 아닌거라!  왜냐하면 그런 사람들만이 이런 도전을 하는 것인데 그런 산행기 보고서는 할 수 있겠지?

이런 마음으로 나섰다가 항상 엄청난 고생을 하는 거란 생각이 든다.

사람은 국어와 산수를 잘해야 한다는 말이 생각난다.  

머리가 나쁘면 몸이 고생한다는 말이 진리라는 말이 생각난다.